이명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이명 때문에 귀가 나빠져서 시끄러워서 말귀를 못 알아듣겠다고 하소연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물론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을 수 있다. 이명 강도가 매우 크고 자극적이라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말소리도 듣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다. 반대로 귀가 잘 안 들리는 난청 때문에 이명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여러 연구에서 이미 밝혀진바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초등학생들도 이명에 시달리는 사례가 매우 빈번하다. 이명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주원인인 스트레스와 소음으로 인한 특정 주파수대역의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난청이 유발되면 이명(귀울림)이 생기는 걸까? 그 이유는 귓속 신경계의 수많은 청각 세포들이 노화나 소음노출, 이독성 약물 등으로 죽으면 뇌로 신호를 보낼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뇌가 소리가 나는 것으로 잘못 인지해서 이명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 최근 학설이다. 한마디로 노화나 각종 난청으로 인해 뇌가 못 듣고 놓친 소리를 들은 것으로 착각하여 소리를 뇌로 보내기 때문에 유발된다는 설이다. 뇌가 똑똑한 것 같지만 멍청한 부분도 보여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떤 방법으로든 귀가 잘 들려야만 이명이 안 느껴지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보청기를 끼면 이명이 없어지느냐는 질문을 한다.
난청환자들에게 보청기를 처방하여 못 듣는 소리 즉 청력이 저하된 주파수대역을 증폭시켜 교정해주면 이명이 사라진다는 말이 근거가 있는 것이다. 보통 이명은 난청이 있을 때 흔하고 모든 난청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명을 동반하곤 한다. 나이가 들면서 청력이 점점 나빠지므로 난청과 함께 이명도 늘어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명은 난청과 무관하게 올 수도 있다. 빈혈이나 귀 근처의 혈관장애도 원인이고, 불면증이나 우울증 또는 은퇴, 사랑하는 가족 또는 배우자의 사망 등 갑작스런 여러 가지 심리적 스트레스로도 이명이 유발 될 수 있다. 가장 흔한 이명의 원인은 초고주파수대역의 난청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다. 을지대학교 논문에 의하면 이명이 난청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정상 청력을 보인 이명 환자들을 대상으로 초고주파 영역의 청력 역치를 구하여 초고주파 영역까지 정상 청력을 보이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본 결과 8kHz 이하에서 정상 청력을 나타내는 이명 환자 중 55.6% 에서 초고주파 영역에서 청력 감소가 있었다. 이는 청력이 정상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도 이명이 자각되면 초고주파수 대역에서 난청이 유발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다만 초고주파수대역의 난청은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청력이 정상이라 믿게 되며, 청각기관의 장애로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명이 자각된다면 치료에 앞서 고주파수대역의 난청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안산 연세난청센터
원장/의학박사 방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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