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장애인 일터

착한 사람들이 만든 착한 음식 마음까지 따뜻해
사동 큰숲 베이커리, 이음카페, 나는 카페

신선영 리포터 2018-02-28

안산은 장애인 거주 비율이 높은 도시다. 저렴한 주택가격도 한 요인이겠지만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도 한 몫을 한다. 이 때문인지 주변을 둘러보면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착한 가게’들도 제법 많다.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사회에서 도움만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사회인으로 제 몫을 해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가게들을 소개한다. 이곳에서는 착한 사람들이 만든 착한 음식을 먹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사랑나눔’ 이벤트도 가득하다. 따뜻한 봄을 먼저 느껴보고 싶다면 우리 동네 장애인 일터를 찾아가 보자.



착한 빵을 만드는 착한 사람들
사동-큰 숲 베이커리

사1동 주민센터를 지나 감골도서관 가는 길가에 위치한 ‘큰숲 베이커리’는 동산복지재단 산하단체인 푸른동산보호작업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은 지적자폐성 장애인 9명과 비장애인 2명이 일하고 있는 일터다. 아침 8시에 문을 열어 밤 10시까지 매일매일 구운 신선한 빵만을 만들어 판다. 큰숲베이커리에서 만드는 빵은 약 80여종. 지난해 9월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소요한(20살)씨는 “우리 빵집에서 제일 맛있는 빵은 크리미빵 3종 세트에요. 초코, 우유, 카스타드 크림이 들어간 빵인데 정말 맛있다”고 말한다. 요한씨가 추천하는 크리미 빵 뿐만 아니라 매일 매일 구워내는 신선한 빵들은 인근 주민들에게 ‘맛있는 빵’으로 입소문이 퍼질 정도로 맛으로 인정 받고 있다.
김숙진 점장(장애인재활상담사)은 “처음 2년 동안은 적자를 보면서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빵이 맛있다고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고 단체로 납품하는 곳도 늘어서 지난해부터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한다. 큰숲베이커리에서는 빵 뿐만 아니라 맛있는 커피와 에이드, 차를 판매하며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한다. 빵집 위에 다락을 만들어 편안히 앉아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고소한 빵 냄새와 향긋한 커피 향이 어울리는 이곳 창가에는 이웃과 소소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랑 나무’도 자란다. 빵을 산 후 잔돈을 기부하면 그 돈 만큼 다른 이웃이 와서 빵이나 커피를 사 먹을 수 있다. ‘배고프신 분 드세요’ 메모와 함께 기부한 금액을 적어두면 배고픈 사람이 들어와 그 금액만큼 빵을 사 먹을 수 있는 사랑나무다.
큰숲베이커리
상록구 석호로 196. 109호



‘나는카페’, 꿈을 향해 날다
안산시평생학습관 1층 ‘나는카페’가 학습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학습자들의 만남과 휴식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가(I’m) 주인인 삶을 개척하도록 돕고 꿈을 향해 나는(Flying) 기회를 제공하는 일터 나는카페는 2012년 11월 안산시평생학습관 1호점을 시작으로 구리, 과천 등 경기도 내 13곳에서 장애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
경기도와 한국마사회가 장애 청년을 대상으로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꿈을 잡고(Job Go) 프로젝트’로 추진된 나는카페는 사회적기업 ‘(사)장애청년꿈을잡고’가 운영하며, 좋은 원료와 착한 가격으로 착한 소비에 보답하고 있다.
평생학습관 나는카페는 겨울에는 따뜻한 온돌방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봄가을엔 소슬바람과 빗소리를 들으며 홀로 책을 읽기에도 좋은 곳이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세미나룸은 스터디나 책모임 등 소모임을 위한 장소로, 일정표에는 정기 이용 모임 예약이 빽빽이 적혀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평생학습관이 주관하는 ‘톡톡인문학 살롱’이 열리며 시민과 소통하는 장이 되고 있다. 기존 강의형태에서 벗어나 카페에서 차 한잔을 즐기며 여유롭게 인문학 강연을 즐기는 톡톡인문학 살롱은 올해에도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나는카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음카페’, 사람과 사람을 잇다
안산시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장애우의 직업재활 훈련장소로 ‘이음카페’를 운영한다.
이음은 ‘이어서 합하는 일’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 소통하는 공간으로
2010년 1호점으로 안산시청 별관에 문을 연 이음카페는 시청을 오가는 민원인과 공무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커피부터 생과일 음료까지 다양한 메뉴에 가격도 착해 단골이 많을 수밖에 없다. 빼곡히 꽂힌 쿠폰 속에서 내 쿠폰을 찾기란 모래 속 바늘 찾기만큼이나 어렵다. 중요한 대화나 정기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며, 이용객이 많아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안산시청 외에도 와동작은도서관 책읽는방, 미디어라이브러리, 단원보건소, 상록보건소에 자리 잡았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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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영 리포터 외 1명 하혜경 리포터 shinssa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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