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입수시합격생] 보인고 최준서 (한양대 물리학과)

학교 논술수업 꾸준히 들으며, 입시 동아줄 찾았습니다!

박경숙 리포터 2024-02-20

최준서(보인고 3) 학생은 논술전형으로 5명밖에 뽑지 않는 한양대 물리학과에 합격했다. 만족할 만한 내신이 나오지 않아 3학년 학기 초부터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며 논술 대비를 찬찬히 해나갔다. 특히, 한양대 논술전형은 수능 최저가 존재하지 않기에 좋은 카드라고 생각했다. 정시와 논술전형을 함께 준비했던 최준서 학생의 입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진로 설정>

 물리학은 자연 현상에 대한 법칙을 배운다는 것과, 다른 학문의 기반이 되는 학문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관련 서적들을 읽으며 기본 지식부터, 그 응용과 현대에 사용되는 물리학까지 탐구하였습니다. 진로가 정해진 건 중학교 때였으나, 진로가 확고해진 계기는 고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1학년 때는 통합과학이 과정이지만, 2학년 때부터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중 3가지를 선택해서 배우기 때문에 ‘물리학‘을 따로 배운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마침 2학년 때 담임 선생님도 2학년 물리 과목 담당이셔서 편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주요 학교 활동>

① BISI-A (물리 동아리)

 교내 물리 동아리인 BISI-A에 면접을 보고 합격하여 들어갔습니다. 선배들이 진행하는 면접이기에 1학년 신입생인 저는 긴장을 많이 했지만, 생각보다 까다롭게 질문하기보다는 소양을 평가한다는 느낌이라서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1학년 때는 코로나 때문에 팀 활동이 많이 제한되어 좀 아쉬웠지만, 2학년 때는 본격적인 팀 프로젝트와, 축제에 부스로 낼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하며 귀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② 독서수업

 원어민 선생님(Mr. Pike)과의 수업은 1~2학년에서 가장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독서 수업을 하는데. 50분 내내 영어로 진행되었습니다. 과목 이름은 독서지만, 토의가 주가 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선생님은 정말 친절하시고 학생의 눈높이를 아시는 분이었기에 수업이 편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학생부 세특>

 세특은 해당 과목과 제 꿈과 관련된 물리학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학년 간 세특 항목에 연계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1학년 때 한 주제와 연관된 주제나 더 심화된 주제를 몇 개 선택하여 2, 3학년 주제를 선정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그 예시로 1학년 수학 세특에는 던지는 각도에 따라 나타나는 포물선을 이차함수로 표현했고, 2학년 기하 세특에는 이를 정사영과 엮어 농구 슛에 대한 고찰을 보고서로 제출했습니다. 정말 ’진로와 이 과목은 엮일 수 없다‘싶은 과목이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미술이었고, 서적을 뒤져보며 결국 프랙탈 이론 등등 미술과 관련된 물리학을 찾아냈습니다. 세특 소재가 인터넷에서 안 찾아진다면 여러 책에서 찾아보는 방법도 돌파구가 됩니다.


<학업 역량>

 내신은 4등급 초반이지만 수학을 제일 잘했으며, 기세를 탔을 때는 전교 18등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보인고 수학 내신은 시간의 압박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아는 문제를 단숨에 풀 수 있도록 기출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술형 문제에서는 점수를 최대한 받도록 답안을 쓰되 불필요한 첨언을 하지 않고 시간을 절약하는 것 역시 고득점을 노리는 방법입니다. 다른 학교의 기출이 변형되어 출제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논술전형에서는 내신이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입시의 길을 넓히기 위해 내신을 등한시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만의 공부법>

 지구과학을 정말 못했는데 3학년 후반에야 좀 트였습니다. 지구과학은 암기 과목이란 인식이 강하지만 조급함에 무작정 외우기보다는 차근차근 기출문제를 풀며 어떤 상황에 어떤 개념을 적용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 암기만 선행된다면 자료 해석과 적용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한 번 푼 문제는 다시 틀리지 않는다는 마인드로 하면 좋습니다.

 논술 수학은 이미 풀어본 문제에서 아이디어를 정리하여, 새로운 문제를 푸는 데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생각보다 도움이 될 것이고, 무엇보다 모르는 문제에서 아는 부분이 나온다면 풀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논술전형 대비 과정>

① 학교 논술 프로그램 이용

 학급 친구들 다수가 정시를 준비하기도 했고, 수능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담임 선생님께서 논술을 강조하셨습니다. 외부 강사님을 초청하여 1학기 중에는 주중 1회 방과 후 시간에, 방학 중에는 주 3~4회 논술 수업을 했습니다. 논술 수학은 수능 수학과 다른 부분이 제법 되기 때문에, 논술적인 사고, 논리 전개 방식을 익히기에 1학기부터 시작하는 게 정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논술 문제를 처음 봤을 때, 오랜만에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를 봐서인지 문제 푸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따로 시키지 않아도 예습해서 수업에 참여했고,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에게 문제의 전개 과정을 설명하며 서술에 대한 대비를 따로 했습니다. 풀리지 않는 문제는 다른 공부를 하다 질리면 다시 꺼내서 풀어보는 방식으로, 틀에 갇히지 않는 사고를 기르려 노력했습니다. 논술 문제의 방향은 대학마다 다르고, 문제의 스펙트럼이 넓기에 이러한 대비가 더욱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시험장에서 바로 풀이법이 생각나지 않아도 꾸준히 풀이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 역량입니다.

② 대학별 논술전형 대비 방법

 한양대는 수능 최저가 없기에 철저히 준비해서 도전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미적분, 확통, 기하 부분에서 다양하게 출제되니 미리 공부해야 편합니다. 시간이 꽤 많이 주어지므로 실수 없이 푸는 것이 중요하며 ‘다 풀겠다’는 생각으로 시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세대는 정말 어렵고 경향성도 딱히 없지만 운 좋게 시험장에서 한두 문제의 풀이가 바로 생각난다면 상황이 좋아지기에 도전해 봐도 좋습니다. 문제의 범위가 정말 넓기에 예상이 안 되는 학교입니다.

 서강대는 논술 공부를 충실히 해왔다면 풀어볼 만한 문제가 많습니다. 시간 내에 다양한 소문제를 풀어내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개념이 취약하다면 보강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경희대는 시간이 충분하고 올해 문제가 쉬운 편이었지만 그만큼 서술에 보강을 넣어야 합니다. 확통, 기하, 미적분 모두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앙대는 시험지에 쓸 공간이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문제가 다 한 번에 풀리는 게 아닌 이상 시간 압박이 있기에 종합적인 시험환경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 자체가 엄청나게 어렵진 않기에 바로 풀리는 문제 먼저 풀고 남은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3월부터 논술 준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름방학부터 하자니 6월 모의고사 성적에서 나온 취약 과목 보강에 중점을 둬야 하고, 2학기 시작하자마자 하자니 생각보다 얼마 안 남은 수능에 초조함이 느껴질 겁니다. 지금 논술 공부를 해도 어차피 안 된다는 생각이 들 수 있고요. 논술 문제 풀이의 베이스는 단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서 여유롭게 시간을 잡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능 끝나고 1~2주 만에 끝낼 생각은 천재가 아니라면 접어두는 게 좋습니다.

 대학에서 실시하는 모의논술에도 참여해 보세요. 제가 논술에 중점을 둔 계기 역시 중앙대 모의논술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상황을 점검하기에 좋습니다. 저희 반은 담임 선생님 주도로 여러 모의논술에 응시했습니다. 개인이 신청해서 응시도 가능하니 이곳저곳 도전해 보면서 논술시험의 감을 잡아보세요.

 그리고 모의고사 성적으로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능은 1년에 1번이라 변수에 매우 취약합니다. 재수생이 포함되기 시작하면 백분위 떨어지기가 매우 쉽습니다. 논술 문제를 풀 수 있으나 시간이 좀 걸리는 학생들에게는 논술전형을 적극 추천합니다. 논술은 이러한 유형의 학생들에게 상당히 관대한 전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 학교에서 고급수학 수업을 제공한다면, 고난도 논술시험을 대비 중인 학생은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언제, 어디서 배운 수학적 아이디어가 도움이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말>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는 것이 보이지 않을 때가 가장 어렵습니다. 막 포기하고 싶고 내가 뭘 할 수 있는가 생각이 드는데 그때를 이겨내야 합니다. 상담으로 길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입시가 마냥 순탄치 않았습니다. 1~2학년 때 잘 나오던 모의고사 성적이 3학년 3월 모의고사에서 급격하게 하강했으니까요. 수학 60점 후반은 정말 처음 받아보는 점수였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 이대로 간다면 학종으로 타협점을 찾아야 될 수 있다고 하셔서, 마음을 잡고 공부하니, 정시든 논술이든 꽤 잘 풀렸습니다.

 하지만 모의고사에서 탐구과목이 계속 발목을 잡았고, 2학기 막바지에 탐구를 끌어올렸으나, 수능에서 전체적으로 실수가 잦았습니다. 당시 좌절하던 저에게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 온 논술 공부가 동아줄이었고, 마지막 2주간 열심히 논술 공부 파이널을 진행하며 결국 한양대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한양대 발표가 문자로 온 날,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하다가 사이트에서 합격 메시지를 본 기억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상황이, 제가 논술전형을 준비하라고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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