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역 바로 앞 건물 지하에 자리한 써빙기타공방, 기타 마니아들 사이에서 수제 기타 제작 및 수리의 장인으로 전국에서 찾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공방지기는 기타 고치는 목사로 더 많이 알려진 고양시 대화동 소재 ‘섬김의 교회’ 구인수 목사다. 추억이 깃든 애장품부터 프로 연주가들의 명품 기타까지 구 목사의 손길을 거쳐 환골탈태한다는 이곳. 교인 반, 일반인이 반일 정도로 종교 불문 이곳을 찾는 이들은 기타를 고치로 왔다 마음까지 치유하고 간다고 한다. 누구든지 헌금 없이 편하게 예배에 올 수 있는 사역을 결정한 후 기타고치는 일로 ‘섬김의 사역’을 펼치는 구인수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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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교통사고, 일하는 목사가 되게 된 계기
구 목사가 기타와 인연을 맺은 이후 그의 손을 거쳐 간 기타만 수천, 수만 개에 달한다. 그는 올해 초부터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이른바 ‘장애인을 위한 무료 기타 수리 기초과정 교육’이다. 기초과정 교육은 기타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는 것부터 기타 세팅하는 법, 기타 스크래치 수리하는 법 등을 하루 8시간에 걸쳐 진행한다. 수강료와 재료비 등 교육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무료다.
그가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무료 교육울 펼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기타제작수리협회 회장인 구 목사는 2004년 불의의 사고로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사고로 두 다리가 으스러진 탓에 10번이 넘는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며 2년 넘게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당시 감리교신학대 대학원 졸업을 1년 앞두고 있던 그의 인생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24살 때 교통사고가 났어요. 당시 안산 A감리교회 전도사로 있을 때였죠. 당시 대학원 1/4 학기였는데 병원에서는 나왔지만 몸이 불편한 저를 받아주는 교회가 없었어요."
이후 전라도 신안에서 12년 동안 목회를 했고 외국인 선교에 관심이 있어 외국인 목회를 할 수 있는 교회로 임지를 옮겨 부목사로 1년 반 정도 있었는데 잘 맞지 않았다. 결국 목회를 잠시 쉬고 평신도로 2년 정도를 생활했다. 당시 교회는 정말 가고 싶었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헌금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고. 그 때 마음에 평신도들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평신도들도 저처럼 헌금에 대한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까?’ 당시 새벽 6시에 일을 나가 오후에 돌아오면서 정말 몸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헌금에 자유로운 목회를 위해 일하는 목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지요."
주워온 기타를 고치면서 본격적으로 악기 제작 기술 익혀
하지만 장애3급인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망가진 기타를 주워왔는데 그 기타를 어렵지 않게 고쳤다. 그 때 그는 손으로 잘 할 수 있는 일이 기타 고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악기제작과에 입학해 악기를 제작하는 기술을 익혔다.
구 목사는 현재 고양시 대화동 '섬김의 교회'라는 개척교회의 목회자이자 운정 '써빙기타공방'에서 기타 제작과 수리를 통해 수익을 얻는 일하는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헌금 없는 예배를 드리자는 취지로 교회 운영이나 제 사례비는 스스로 노력해서 해결해나가겠다고 마음먹었죠.” 써빙기타공방에서는 생활인 구인수로서 열심히 일하고 목회자로 충실하고자 하는 삶. 그 이전에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경제적으로 늘 녹록치 않지만 묵묵히 지지해주는 아내와 또 그를 지원해주는 지인들 덕분에 늘 감사하다고 한다.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포크돌페스티벌' 열어
그는 악기를 고치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너무 좋단다. 기타를 수리하면서 부터 폭넓게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고 누구도 지하까지 찾아오지 않는 교회였는데 써빙기타공방이 인연이 되어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왔다. “기타 동호회 사람들 뿐 만 아니라 카혼을 연주하는 사람들 그리고 다른 다양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나고 그들의 삶의 애환을 나눌 수 있었죠. 수리하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종교를 떠나 서로 소통하고 마음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목회자지만 사람 사는 고민 다 똑같잖아요."
‘써빙기타’는 기타 수리를 맡기러 오는 이들의 사랑방이자 목회의 연장선이라는 구 목사. 써빙(serving)이름 그대로 기타도 고치고 영혼도 고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구 목사가 자비를 들여 '포크돌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소박하지만 다과도 제공하고 종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있습니다.“ 일상에 지친 마음, 기타선율과 함께 귀에 익은 포크송 즐기러 왔으면 좋겠다는 이곳 위치는 파주시 운정역길 384-8 운정술래 지하1층이다. (유투브에 '기타고치는 목사' 검색, 문의 010-5205-5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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