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등급 누적을 생각해 보자. 1등급 상위4%까지, 2등급 상위11%까지, 3등급 상위 23%까지다. 수학을 포기한 학생이 70%에 달하는 현실에서,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 한다면 수학은 3등급 이상이 충분히 가능한 과목임에도, 왜 70%에 달하는 학생이 수학을 포기하고 있을까?
몇 년 전 제게 수업을 듣는 고3 학생이 그날 학교 수업시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었다. 교실에 있던 학생 중 겨우 6명만 깨어있고, 4명만 참여 중이었던 수학시간, 수업에 참여중인 학생들이 상의해 문제를 푸느라 이야기를 하자, 다른 과목을 공부하던 2명 중 한 학생이 조용히 하라는 말을 했고, 수학문제를 풀기 위해 상의하던 학생의 수업도 듣지 않는 주제에? 라는 말에, 다른 과목을 공부하며 조용하라고 말했던 학생은 “나도 해보려고 계속 시도했는데 수학이 안 되는 걸 어떻게 하냐?” 라고 말을 해서 선생님 포함 깨어 있는 모든 학생이 할 말을 잃어버렸었다고 전했다.
무엇이 수능을 앞둔 고3 학생이 울부짖게 만들었을까? 논리적으로나 경험적으로도 수학은 이전 단계의 학습이 부실하면, 다음 단계 수업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 과목이다. 취약점을 보완하지 않고 다음 단계 수업을 진행하면 활용 수준의 문제 풀이는 전혀 안 되며, 선행학습까지 하는 경우 머릿속은 뒤죽박죽되는 상황이 온다. 그 상태로 계속 다음 단계 수업을 진행하고, 다시 앞부분 이해가 덜 된 영향으로 다음 단계 이해가 안 되는 악순환에다 지루하고 엄청난 양의 문제풀이 반복까지 더해져 많은 아이들은 중3에서 고1 과정부터 점차 수학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른다.
IQ? 수학적 감각? 이런 것 들이 수학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상당히 많다. 대학교, 대학원은 지능의 영향이 클 수 있겠지만, 학생이면 누구나 배우는 중고생 수학이 지능에 좌우되는 영역이라면, 이것은 최근 화두인 불공정이 되어 버린다. 물론, 20년 이상 수업하며 많은 학생을 겪어보니, 수학이란 과목이 수학을 공부하려는 강력한 의지, 끈기, 실천력을 다른 과목보다 더 크게 필요로 한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학원가 수학 수업의 경향 역시 지속적으로 소수정예화로 변한만큼, 학생 개인별 특성에 맞도록 취약한 단원이나 수업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 이해가 잘 안 되는 것인지 등을 파악하고 바로 보완이 가능하게 되어있다. 그러므로 개별적 케어가 어렵던 상황에서 이루어지던 지루하고 비효율적인 많은 양의 문제풀이를 반복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어렵고 잘 안 되면 될 때까지 문제나 더 풀라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수포자 양산법이다. 그렇게 수포자가 되었다가 고2 즈음에 급한 마음에 학원을 찾아서 온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도 못하실 것이다.
여기서 이루어져야 할 것은 기본이론서, 기본문제집, 심화문제집 기본3단계의 공부법이다. 다만, 순서와 상황에 맞춰서 적절하게 문제를 풀게 해야 한다. 무작정 아이에게 문제만 풀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론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공식을 단순 암기해서 적용만 할 것이 아닌 필요에 따라서는 공식 유도나 증명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론 확립 정도를 확인하는 과정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 이후 이해를 더 확고히 하기 위한 기본 문제 풀이를 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응용력을 키우는 문제 풀이 연습이 필요한 것을 학생에게 주지 시켜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없이 문제풀이만 하기 때문에 대부분 학생들에게 수학이란 문제풀기로 인식되게 된다.
문제풀이 연습이 필요한 시기도 있다. 내신대비 기간이 그렇다. 시험을 대비 할 때 이미 이론과 기본적인 연습이 다 끝난 상황에선 취약한 부분과 잊어버린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문제풀이 연습이 필요하다. 또, 문제풀이가 필요한 시기는 선택과목까지 수학의 과정을 1번 이상 다 진행한 경우다. 고2 겨울방학 이후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학의 모든 과정을 최소 1번 이상 진행한 상태다. 여러 번 진행한 경우 3번 가량 진행 한 경우도 있다. 이 시기에는 생각 할 것이 뭐가 있을까? 엉덩이싸움으로 표현되는 물량전이 되는 것이다. 이시기 학생들은 수능을 잘 보고자 하는 열정으로, 문제풀이 기계가 되는 것에 인정하고 따르게 된다.
수학은 포기하지 않으면 승산 있는 과목이다. 충분한 기본이론 확립과 시의적절한 문제풀이로 이루어지는 학생에 맞는 수업,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심신관리와 스마트폰 사용관리, 학생의 공부의지와 끈기 및 중요한 실천력 이런 것들이 어우러진다면 좋은 성적으로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다.
일산 후곡 제피로스수학과학학원 임우택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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