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을 기점으로 8월에는 본격적인 수시 진로 상담이 시작된다. 9월에 수시 원서를 접수하면, 10월부터 11월까지는 각 대학들의 수시 실기 고사가 이어진다. 본격적인 입시의 시작이다. 필자가 수시를 보러가는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말이 있다.
수시는 입시의 시작, 자신을 믿자!
‘너 자신을 믿어라’이다. 그냥 무턱대고 믿으라는 것이 아니다. 학생 본인이 입시를 위해 그려낸 그림의 장 숫자. 이를 위해 고민하며 보낸 시간과 공, 함께 이끌어준 선생님의 노력을 믿으라는 말이다.
시험장에서는 언제나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출제 예상을 깨고 처음 맞닥뜨리는 문제나 소재가 나오기도 하고, 갑자기 그림 도구를 제한하거나, 화지의 형태를 바꾸기도 한다. 그런 만큼 시험장의 상황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내가 해왔던 시간과 나를 믿어야 이를 돌파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시험을 보기 전날 꼭 하는 말이 ‘최선을 다해라’이다. 대학도 결국 학생을 뽑는 것이다 보니, 학생의 재능 뿐 아니라 성실함 역시 간과 할 수 없는 평가의 대상인 것이다. 어떨 땐 잘 그린 그림보다 ‘열심히’ 한 그림이 더 눈에 띈다. 그 ‘열심’이라는 것이 그림에 드러나면 둔탁한 묘사가 오히려 정물을 탐구한 노력으로 느껴지고, 오히려 화려한 기술의 그림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심사위원들은 수험생의 정성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이들이다. 그러니 본인 스스로를 믿고 시험 종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그림 한 장에 자신을 담아보자. 그러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발표를 기다리는 인고의 시간
이 글이 나갈 때쯤엔 대부분의 수시 대학들이 고사를 마무리하고 있을 것이다. 보통 마지막 시험을 보러 다닐 때쯤부터 처음 본 수시 대학의 발표가 시작된다.
괴로움의 시작이다. 시험을 치르느라 신체적 에너지를 소모했다면 이는 정신적 에너지의 소모이다. 그래서 멘탈 관리가 중요하다. 내가 원했던 만큼 결과가 나와 준다면 좋겠지만 실기 비중이 절대적인 수시에서 많게는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쟁쟁한 실력자들을 이겨내야 하는 수시시험인 만큼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수시에 집중하여 기대치가 높았던, 그리고 평상시에 그림을 잘 그려서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의외의 결과를 받고 무너지기도 한다. 자신의 노력에 대한 배신감 같은 기분으로 인해 그냥 모든 것을 멈춰버리는 일명 ‘코마 상태’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결과를 기다리면서 나를 추스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몸도 머리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나만의 멘탈 관리법을 한 두 개쯤 미리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수시의 마무리는 정시의 시작!
수시에서 원하는 만큼 결과를 얻지 못한 학생들도 끝이 아니다. 입시는 수시가 다가 아니다. 수시에 집중하다 보면 정시를 소홀히 할 때가 있는데, 입시는 수시와 정시를 모두 통칭하는 것이다. 수시에 없는 대학이 정시에 있기도 하고, 전형방식도 차이가 있어서 수시에서 실망했더라도 정시에서 나에게 맞는 대학들이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하게 기대보다 더 좋은 대학을 지원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니 수시와 정시를 고르게 염두에 두고 정시에서도 나에게 적절한 학교나 원하는 진로를 생각해보며 이를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기를 부탁한다.
어느 한쪽에 모든 것을 걸기보다는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불행도 갑자기 다가오지만 행복도 생각지 못한 곳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믿자. 필자 역시 수시를 위해 밤잠 못자며 고생하고도 모두 다 떨어졌었다. 하지만 눈물과 함께한 수능에서, 그것도 정시 가군까지도 떨어진 상태에서 가장 원했던 나군의 대학에 합격하여 최고의 결과를 얻은 기억이 있다. 끝까지 자신을 믿고 모든 미대 입시생들이 후회가 없을 입시를 마무리하기를 기원한다.
손은기 원장
파주 금촌 창조의아침 미술학원
031-946-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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