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사람들
양천구 신정3동 ‘주민과 함께 하는 팝아트(주팝)’
“깔끔한 원색의 팝아트로 나의 가치를 찾아가는 시간 만들어요”
팝아트 작품을 본 적이 있는지? 팝아트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대중문화적 이미지를 미술의 영역으로 가져와 일반인들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만든 미술 장르다. 양천구 신정3동 모임인 ‘주민과 함께 하는 팝아트(이하 주팝)’는 팝아트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만들어 가며 아름다운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주팝이 즐겁게 그림 그리며 힐링하고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선 ninano33@naver.com
팝아트로 행복한 그림 완성
주팝은 처음 6명으로 시작해 현재 12명까지 회원이 늘어났다. 팝아트라는 장르가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오히려 그림에 재능이 없다고 자신 없어 하는 사람들도 쉽고 빠르게 나만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림을 그리는 방법도 간단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일단 마음에 드는 그림을 선택하고 간단하게 먹지를 대고 베껴낸 후 4가지 색 정도의 색감으로 열심히 칠해나가면 선명하고 깔끔하게 작품이 만들어진다. 주재숙 씨는 “그림이 주는 장점은 내가 만족하고 집중할 수 있다는 데 있어요. 내가 행복하면 그림에 나타나고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는 내 모습을 보는 다른 사람도 행복해지고 나는 더 행복해집니다”라고 말한다.
이웃들과 그림으로 소통하는 소중한 기회
모임의 회원이 점점 늘어가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면서 이야기도 나누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모이게 되었다. 양천구 마을공동체 마을지원사업 중 이웃만들기 사업에 공모해 선정되었다. 회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웃 사람들을 만나 팝아트를 알리고 소통하는 시간은 경험해보지 못한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쳇바퀴 돌 듯 똑같이 살아왔던 시간에 활동 범위도 넓어지고 마을과 이웃들을 더 세심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긍정적인 시간이 되었다. 김순덕 씨는 “코로나 멈춤의 1년 6개월여만의 문화적 활동이었어요. 모임은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시간도 되었고 사람들과 공유하는 기회도 되었어요. 대문을 꼭꼭 걸어 잠갔던 지역 이웃들과의 소통이 이뤄지는 현장이 되었어요”라고 주팝 모임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추억 소환하는 팝아트 작품
지난해 양천공원에서 양천구 마을공동체 한마당 축제에 참여할 때는 바람불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많은 사람이 예약을 했다. 현장에서도 추워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줄을 서서 기다리기까지 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그날은 집마다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로 노란색 스마일을 팝아트 그림으로 그려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참여했던 중년의 부모님들이 붓을 드는 순간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면서 더 집중해서 그리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주팝의 회원인 일본인 나유끼마사에 씨는 “팝아트는 깔끔한 원색의 대비가 화면을 메울 때 쾌감이 느껴지고 완성한 작품을 볼 때마다 성취감이 느껴져서 너무 좋아요”라고 팝아트의 장점을 말했다. 주기적으로 회원과 이웃 사람들이 함께 모여 팝아트 그리는 시간을 가진다. 회원들의 연령대는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해서 모이면 이런저런 세상살아가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야외에서 가족 단위 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
샌드위치를 배달하러 온 카페 사장님이 팝아트를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회원이 되거나 엄마가 먼저 시작하자 딸도 함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회원도 있다. 알록달록하고 밝은색을 주로 쓰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누구나 친숙하게 다가와 쳐다보고 관심을 가진다. 주팝 모임은 올해도 즐거운 모임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야외 활동을 많이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참여하는 활동을 많이 계획하면서 주말을 활용해 부모와 함께 하는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보고 싶은 바람도 있다.
<미니 인터뷰>
주재숙 씨
지인의 권유로 알게 됐는데 우리 이웃들이 이렇게 열정이 많은 줄 몰랐어요. 처음 시도하는 팝아트라서 미흡한 점도 많고 힘든 점도 있었지만 참으로 보람된 시간이었어요. 계속 좋은 모임 이어가고 멋진 작품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
연소연 씨
육아와 가사 노동에 지쳐가는 나를 다독일 수 있는 시간이자 그동안 잊고 지냈던 친구들과 지인, 이웃들이 생각나는 시간이었어요. 팝아트라는 새로운 미술 분야를 접하면서 또 다른 가능성과 생활의 활력소로 내게 다가온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박혜화 씨
처음 하는 작업이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함께하는 회원들의 도움으로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미흡하지만 완성된 작품을 보며 뿌듯하기도 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도 열심히 참여해 보려고 합니다
나유끼마사에 씨
저는 그림을 좋아하고 또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모이는 자리가 좋습니다. 그리고 깔끔한 원색의 팝아트도 너무 좋아요. 그래서 주팝은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고 한 번도 결석을 안 하고 모임 날만을 기다렸어요. 자주 만났으면 좋겠어요
김순덕 씨
‘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니...’ 너무 어려웠지만, 캔버스 하나를 완성했을 때의 짜릿한 묘미를 말로 표현할 길이 없네요. 새로운 나의 가치를 찾는 순간이었어요. 이웃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도 소통의 장이 되어서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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