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40대 남성이 찾아와 “안산에서 보청기를 맞췄는데, 지금 착용하고 있는 보청기에 도청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 같으니 살펴보고 제거해 달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누군가가 계속 자기 생활을 엿듣고 비웃는다는 것이다. 보청기에는 도청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엿들을 수도 없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겨우 겨우 설득하여 인근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도록 권유했다. 그동안 귀가 자동차 경적소리나 겨우 들릴 정도로 심하게 안 좋은데도 대화상대가 거의 없고, TV시청도 하지 않아 보청기의 필요성을 못 느꼈고, 게다가 도청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의심이 들어 보청기 착용을 기피해 왔다고 했다. 이처럼 난청기간이 오래되고 난청정도가 심하지만 보청기를 매일 착용하지 않을 경우 환청과 우울, 치매, 피해망상, 대인기피, 공황장애, 분노조절장애, 화병, 이명, 안면홍조 및 열감, 정신분열 등의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 난청이 확진되면 반드시 보청기를 착용하여 정상적인 청력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난청 초기에는 별다른 느낌이 없을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누가되면서 난청문제 뿐만 아니라 더 큰 만성적이고 고질적인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질병의 시작은 단순하게 시작된다. 난청환자들을 만나다 보면 환청이나 정신질환 외에도 다양한 2차 질환을 앓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불면증으로 인한 수면장애, 소화불량, 부정맥, 고혈압, 혈액순환장애, 만성피로, 목 디스크, 어깨 결림, 편측마비증상(주로 한쪽귀가 안 들리는 경우), 이명 등 셀 수 없이 많은 증상으로 고통 받는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보청기 착용을 기피하거나 병원에서 보청기를 권유받은 적이 없어서 안하고 있다고 한다. 난청정도의 판단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영하 10도 날씨에도 반팔을 입고 다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영상 10도에도 춥다고 패딩점퍼를 입는 것처럼 각각의 환자 특성에 따라 적절하게 보청기의 착용 시기도 달라져야 한다. 실제로 청력검사 결과를 보면 보청기가 필요 없을 것 같은 경도의 난청인데도 몹시 안 들려서 짜증이 날 정도라고 하는 사람도 종종 찾아온다. 이럴 경우는 보청기를 조기에 착용하여 스트레스를 완화해주는 것이 또 다른 2차질환의 유발을 예방하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