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동에 위치한 서현 문화의 집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전,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다양한 방식으로 소설을 즐긴다. 40대부터 70대까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활짝 열린 그 문으로 들어가 보았다.
성남시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설 동호회
마침 리포터가 방문한 날은 ‘소설낭독고양이’의 막내 회원인 서영지(광주시·44)씨의 동서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날로 작은 케이크가 준비되었다. 서씨는 중학생과 초등학생의 자녀를 둔 주부로 2년 전에 쓴 미완의 소설 <박수>를 이번에 회원들과 함께 합평회를 갖고 완성해 동서문학상 소설 부문에 응모했다.
그녀는 “소설로 수상을 한 것은 처음”이라며 “화요일 아침이면 남편 출근, 아이들 등교시키고 부리나케 이곳으로 달려와 여러 회원분들과 함께 소설을 읽고 감상하고 했던 것이 밑거름이 되어 소설을 완성할 수 있었다”면서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매주 화요일 이 시간이 내 삶의 활력소”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서씨의 수상을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바로 모임의 리더인 김동숙(야탑동·49)씨. 김씨는 2011년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매미 울음소리>로 등단한 소설가로 성남민예총 문학분과 회원들이 성남시에 시와 수필 동호회는 많으나 소설 동호회가 없는 것이 아쉽다는 말에 ‘소설낭독고양이’를 창단하게 되었다고.
70대에 이룬 인생의 버킷리스트, 소설 습작의 꿈
김씨는 “우수한 단편소설을 선정하여 함께 돌아가며 낭독하고 감상을 나누는 소설 낭독과 감상, 분기별로 신인 작가를 초대해 그들의 문학에 대한 열정을 들어보는 작가초대, 봄과 가을에 떠나는 문학기행, 합평을 통한 소설 창작 등으로 소설을 즐기고 있다”고 모임을 소개하며 “서영지 회원을 포함한 세 분의 회원이 이번 동서문학상에 응모했는데 서영지 회원이 수상을 하면서 우리 모임의 첫 결실을 맺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모임의 맏언니 격인 이경숙(신흥동·72)씨는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소설쓰기를 이 모임을 통해 이루었다. “워낙 책을 좋아했는데, 막상 소설을 쓰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시작한 이씨는 “이곳에서 다양한 소설을 접하면서 15매로 시작했던 내 소설이 60매까지 늘어나고 결국 소설 한 편을 완성했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삶을 우리말로 담은 한국문학 위주의 낭독
퇴직 후 분당에서 오산으로 이사를 가 아로니아를 취미삼아 키우고 있다는 신호기(오산시·76)씨는 남성회원으로 매일 왕복 4시간의 거리를 행복한 마음으로 달려오고 있다. 신씨는 “소설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시대 배경, 작가 연구 등 확장하며 읽고, 우리의 삶을 우리말로 담은 한국문학 위주의 낭독에 습작까지 할 수 있어 왕복 4시간이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10월 셋째 주에 영인문학관으로 다녀온 문학기행에 대해서도 들어보았다. 초창기 멤버임에도 그동안 일 하느라 바빠 이번 문학기행이 처음이었다는 정애영(운중동·53)씨는 “영인문학관에서는 마침 가을 정기전시회 중이었는데 강인숙 관장님께서 우리 모임을 위해 특별 강연도 해주셔서 감사했다”면서 “최근 일을 시작해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노란 국화꽃 만발한 가을 정취와 문학의 선율에 몸과 마음이 모두 쉼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모임의 리더, 김동숙씨에게 기사에 꼭 내보내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소설 한 편 써보는 것이 꿈이지만 엄두가 안 나신다면, 꼭 저희 ‘소설낭독고양이’를 찾아주세요. 저마다의 가슴에 담긴 소설을 세상 밖으로 꺼내 드릴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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