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논술강사로 1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매우 놀랄만한 일이 하나 있다면 논술시험을 보는 학생들이 시험이 무엇인지 모르고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시험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시험을 이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를 알아야 한다. 내가 볼 때 그 핵심 요소는 세 가지다: 범위, 시간, 집중력
이 우주에서 실행되는 모든 시험은 그 범위가 있다. 그런데 이 범위는 우주만큼 무한하지 않다. 다시 말해 범위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아마 모두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학교 다닐 때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가 신기하게도 시험점수는 형편이 없는 경우들을...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시험범위가 아닌 영역을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다. 중간고사든 수능이든 논술시험이든 대학원입학시험이든지 간에 시험은 범위가 정해져 있는데 이 정해진 범위를 다 공부하지 못하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불행한 경험들을 하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시험들은 자신들의 범위를 공개할 만큼 착하지 않기 때문에 혼자서 공부하는 건 너무나 힘들다. 그래서 강의를 듣는다. 왜 그럴까? 수험생이 스스로 알지 못하는 시험범위를 선생님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는 두 번째 요소인 시간과도 관련이 되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나 객관적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운명처럼 주어진 시간 안에 우리가 시험범위 모두를 공부할 수 있다면 아마 그 시험은 합격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시험의 주관적 요소가 하나 더 있다. 그건 집중력이다. 같은 시간동안 동일한 범위를 공부했어도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이 집중력 때문이다. 난 시험이 숭고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미 시험범위는 정해져 있고, 시간도 이미 객관적으로 주어져 있지만 이 집중력만큼은 나의 노력으로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언제나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집중력이 공부를 단지 기계적인 작업이 아닌 창조적인 활동으로 만든다는 것. 논술시험이 매력적인 이유는 주어진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에게 이 집중력을 가지고 주어진 시간마저 극복하여 다른 시험에서는 발휘될 수 없는 내면의 창조 작업까지 겸하여 대학입시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플럭서스논술구술학원
김서로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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