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청소년문화의집서 멘토링하는 동패고 ‘로봇공작소’와 ‘돋을별’ 동아리]

우리는 기특한 멘토단입니다!

로봇 제작과 전통문화역사 체험 교육해

지역내일 2017-10-26

배움은 쌍방향이다. 가르치는 자는 가르침을 통해 자기 지식을 스스로 견고히 할 수 있고, 배우는 자의 엉뚱한 반문과 기발한 대답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기존 지식을 보완할 수도 있다. 몇 해 전부터 유행하는 거꾸로 교실이나 플립러닝 학습의 가치도 바로 이런 데 있을 것이다. 늘 배우는 입장에 있던 학생들이 재능 기부를 통해 가르치는 입장에 서보는 것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우리 동네 동패고등학교(교장 신봉식) 동아리 ‘로봇공작소’와 ‘돋을별’로 구성된, 파주 운정청소년문화의집 ‘기특한 멘토단’을 만나 가르치면서 배우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멘토링 봉사 위해 운정청소년문화의집 문을 두드려
운정청소년문화의집에는 매월 1차례씩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이 찾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로봇 제작과 전통문화역사를 테마로 멘토링 활동을 하고 있다. 놀이와 학습을 병행하며 초등학생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이들은 동패고등학교 ‘로봇공작소’와 ‘돋을별’ 동아리 학생들이다. 지역사회에 재능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갸륵해 ‘기특한 멘토단’으로 이름지었다고 한다.
기특한 멘토단이 시작된 계기는 동패고 정규동아리 로봇공작소(지도교사 김인경)에서 시작됐다. 김인경 교사는 “동패고가 소프트웨어선도학교로 지정돼 교육청의 예산 지원을 받으면서 고가의 로봇키트와 로봇코딩프로그램 등을 갖추게 됐어요. 이를 교내 동아리 활동 시간에만 활용하는 것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동아리 학생들과 논의해 지역사회 학생들과 공유하는 멘토링을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김 교사가 운정청소년문화의집 문을 먼저 두드린 만큼 운정청소년문화의집에서도 동패고 학생들의 ‘기특한 마음’을 적극 수용해 지난 5월부터 내년 2월까지 로봇공작소의 ‘찾아가는 로봇교실’과 돋을별의 ‘전통문화역사교실’을 열었다.



로봇공작소와 함께 하는 찾아가는 로봇교실
동패고 로봇공작소를 주축으로 로봇을 좋아하는 해솔중, 지산고 학생들이 연합해 구성된 찾아가는 로봇교실은 초등학생들에게 마인드스톰 EV3를 활용한 로봇 프로그램을 가르친다. 멘티들은 레고 로봇키트를 통해 로봇 조립을 한 뒤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도록 명령어 블럭들을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과정을 배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로봇이 인식할 수 있도록 논리적 사고과정을 경험하게 되는데 명령어 사이에서 모순이 발생할 경우 에러가 날 수 있고 알고리즘을 논리적으로 구성했을 때 비로소 로봇이 목표했던 대로 작동하게 된다. 로봇 조립만 염두에 두고 찾아온 아이들이 처음에는 로봇 작동원리를 몰라 어려워했지만, 고등학생 형, 누나들에게 일대일로 쉽고 재미있게 명령 원리를 배우면서 논리적 사고과정을 터득하고 있다고 한다. 찾아가는 로봇교실은 매달 첫째주 금요일 저녁에 2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로봇교실이 끝나고 나면 그날 수업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로봇 원리를 쉽게 설명하고 흥미를 이끄는 일이 쉽지 않지만 매번 수업 평가를 통해 더 나은 교수방법을 토론하고 도출하고 있다. 


돋을별과 함께 하는 전통문화역사교실
동패고의 전통문화역사 동아리인 돋을별은 초등학생들에게 전통문화와 역사에 대해 놀이와 체험 형식으로 가르쳐주는 수업이다. 전통문화와 역사에 관한 여러 지식을 놀이하듯 함께 배워가고자 멘토링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전통문화역사교실은 매달 2회씩 열리는데 1회는 멘토들끼리 모여 수업 방식과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2회는 멘티들과 함께 신나게 놀이 체험수업을 진행한다. 한글의 우수성, 이순신 장군, 전통탈, 전통놀이 등을 주제로 수업하면서 멘토와 멘티 모두 잊고 있던 전통과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고 있다. 


미니인터뷰

부장 김도균(2학년) 학생
교내 활동을 넘어 동아리를 지역사회로 확장하고 싶어서 재능 기부 형태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이 수업은 레고와 로봇이라는 테마로 아이들에게 코딩을 통해 논리적 사고를 길러줄 수 있어요. 코딩에 대해 더 많은 학생들이 알고 공유하면 좋겠어요. 수업을 할 때는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해요. 


차장 박대희(2학년) 학생
어렸을 때 로봇을 좋아해서 로봇공학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어린 친구들이 진로를 찾을 때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게 어려울 때는 놀이하듯이 하면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잘 따라와요. 내년에 고3이 되어도 1학기까지는 멘토링 수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차장 조한영(2학년) 학생
제가 직접 로봇 코딩을 배워보니 너무 좋아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저처럼 아이들이 코딩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찾게 되면 좋겠어요. 로봇의 작동원리가 생각보다 쉽다는 걸 알고 아이들이 매우 신기해 했어요. 저는 장차 로봇공학자가 돼서 제3세계를 위해 로봇 기술을 활용하고 싶어요. 지뢰제거 로봇이나 해상난민구조용 로봇을 개발하고 싶어요.  


회원 권오준(2학년) 학생
봉사를 하고 남을 가르치는 것이 처음이라 서툰 점도 많지만 나름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초등학생들이 자유분방해서 그 눈높이에 맞추는 게 쉽지 않았어요. 제 경험상 칭찬을 많이 해주면 아이들이 잘 따르고 좋아했어요. 초등 동생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이 순수하고 솔직해서 저 스스로 힐링되는 느낌을 받아요.   


전 부장 양운천(3학년) 학생
저는 정보보안전문가가 꿈인데, 우연한 기회에 로봇동아리에 합류해 3년째 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작년까지는 동아리의 내실을 다지고 후배들을 교육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우리가 배운 것들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사소한 농담에도 초등 동생들은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멘토링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돋을별 회장 오채은(2학년) 학생
아이들과 함께 수업하면서 생각해 보지 못했던 창의적인 생각들을 하는 아이들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창의적인 면을 배우고 느끼는 것도 많아졌어요. 남은 시간동안 내용을 더욱 알차게 준비해서 멘티들이 여러 분야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고 저희 멘토들도 지도력을 키워 더 성장하고 싶어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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