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공립고 운정고 자율동아리 <수학에복종> & <칸타빌레뮤지컬동아리>

수학의 즐거움과 예술의 진지함을 논하다!

지역내일 2017-09-14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있고, 나는 자 위에 즐기는 자 있다’는 말처럼 무언가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최고의 경지가 아닐까. 결과를 떠나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것이 노력에 대한 가장 달콤한 보상일지도 모른다. 우리 동네 자율형 공립고인 운정고등학교(교장 최광보) ‘수학에복종’과 ‘칸타빌레뮤지컬동아리’를 만나 수학의 즐거움과 예술의 진지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1. 수학에복종
“수학의 즐거움에 복종하다!” 



개인별 주제발표와 소논문 활동
운정고등학교에는 수학을 즐기고 사랑하는 학생들의 자율동아리 ‘수학에복종’(지도교사 유복종)이 있다. 보통 수학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재미없는 분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곳 학생들은 ‘수학의 묘미’와 ‘학문적인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동아리 활동 시간은 창의 수학 문제로 몸풀기를 한 뒤 개인별 주제발표로 이어진다. 보통 3~4명의 학생들이 평소 자신이 관심 갖는 분야에서 수학적 주제를 찾아내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역사와 윤리 속의 수학’, ‘도박사 드메레, 수학자 파스칼에게 묻다’, ‘작도법’, ‘게임이론과 일상생활’ 등 타 학문분야와 융합된 수학의 문제를 심도깊게 다룬다.
‘수학에복종’은 동아리 회원들을 4개조로 나눠 하나의 주제를 정한 뒤 한해 동안 소논문을 작성한다. 소논문의 주제는 자유롭다. 동아리 부장 이도현군은 “올해는 카탈란 수열, 하노이탑, 페리수열, 직선평면공간의 최대분할수라는 주제로 4개팀이 연구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소논문 활동은 수학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문제들을 주제로 기존 문제의 조건을 변형해보거나 색다른 풀이법을 찾고 각종 자료들을 분석하는 등 다양하다. 


‘혁신공감학교’에서 수학 봉사 활동해
‘수학에복종’은 작년에 ‘제주 수학 축전’에 참가해 수학 체험 부스를 직접 운영했고 다양한 수학 체험활동을 경험했다. 유복종 선생님은 “그때의 경험에서 자신감을 얻고 올해는 ‘혁신공감학교’를 통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운정고 인근 중학교 학생들을 모아 토요일마다 창의수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수학의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올 가을에는 파주학생어울림한마당에 참가해 수학체험부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니인터뷰 

이도현군(고2・동아리 부장)
중학교 때 창의수학을 접하면서 매력을 느꼈는데, 고등학교에 와서 교과 수학 외에 융합 수학 동아리가 있어서 참여하게 됐어요. 동아리 활동하면서 어려운 주제도 많이 접해볼 수 있고, 게임을 주제로 수학 문제를 풀기도 해요. 수학이라 딱딱하긴 하지만 그 속에서 어려운 문제를 간단히 해결해 보거나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내거나 탐구형 문제를 풀면서 재미를 느낍니다. 


이슬찬군(고2)
동아리에서 여러 가지 수학 주제를 다루게 되는데, 솔직히 개인으로서는 해결할 엄두가 나지 않는 어려운 주제들이예요. 이런 주제들에 대해 동아리에서 다 함께 풀어보면서 쉽고 간단한 방법을 찾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아요. 수학을 학문으로서만 보지 않고 게임처럼 접근하기도 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하고요. 또 선후배들 멘토 멘티를 통해 후배들과 친해져서 좋고, 잘 모르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돼서 좋아요.


김세림양(고1)
과학동아리는 많은데 수학동아리는 별로 없어서 아쉬웠는데, 여기서 수학을 좋아하고 전문적으로 하는 친구들과 만나 수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교과 수학은 시험을 전제로 하니까 정확하게 빨리 풀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동아리에서는 수학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이야기하면서 편하게 즐길 수 있고 그러면서 제 자신이 성장해가는 게 느껴져요. 


2. 칸타빌레뮤지컬 동아리
“뮤지컬은 종합예술! 노래, 연출, 분장까지 우리 손으로!”



뮤지컬 정극 ‘레미제라블’ 공연해
운정고 1층 뮤지컬실에서는 여느 학교에서 듣기 힘든 근엄한 합창소리가 울려 퍼진다. 노랫말 속에 강렬한 메시지와 비장한 기운이 담긴 듯한 이곳은 바로 ‘칸타빌레뮤지컬동아리’(지도교사 허숙자)의 연습 현장이다. 올해로 5년차인 ‘칸타빌레’는 초창기에 갈라 쇼 위주의 뮤지컬 공연에서 한 단계 성숙해 정식 뮤지컬극을 연습하는 중이다.
‘칸타빌레’는 고1, 2학년들로 구성된 뮤지컬 자율동아리로, 동아리 홍보와 오디션, 공연 작품 선정에서 연출, 의상과 분장, 노래와 연기 등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자율 활동으로 진행된다.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접점을 공유한 뒤 각자 재능과 관심이 끌리는 방향으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40명 회원 중 공연팀은 30명이고 스텝팀은 10명이다. 뮤지컬 동아리인 만큼 공연팀은 외부 강사의 전문 지도를 받으며 연습하고, 스텝팀은 연출과 음향, 영상 홍보, 분장 및 의상 등으로 파트를 나눠 활동하고 있다. 


하나의 작품 선정해 공연하는 보람 느껴
지난 여름방학 때는 1주일간 캠프를 통해 분야별 전문가를 초빙해 지도를 받았고 뮤지컬극을 단체로 관람하기도 했다. 개개인의 역량만큼이나 동아리 회원간 단합도 중요해 매주 화・목요일 저녁에 모여 70분씩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11월에는 운정행복센터에서 열리는 파주학생어울림한마당에서 러닝타임 70분의 레미제라블을 공연할 예정이다.  
‘칸타빌레’의 지도를 맡은 허숙자 선생님은 “지역 행사 등 외부공연에서 노래와 춤 위주의 갈라공연을 하는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 하나의 작품을 선정해 충분히 감상하고 해석해서 작품을 공연해낼 때 학생들의 만족도와 성취감이 더욱 큽니다”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김설호양(고2・총괄부장)
저는 노래나 춤을 잘 못해서 칸타빌레에서 음향 스텝을 지원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제가 직접 노래를 부르지는 않지만 공연을 보면서 점차 뮤지컬의 매력에 빠지게 됐어요. 지금은 총괄부장을 맡아서 공연에 필요한 여러 분야의 일들을 챙기고 있는데 이런 활동이 참 재미있고 즐거워요. 친구들과 더 친해지기도 하고 음악적으로도 더 깊어진 것 같아요. 


장경원군(고2)
원래 노래하는 것과 무대에 서는 게 좋아서 뮤지컬 동아리를 하게 됐어요. 작년에는 헤어스프레이를 공연했고 올해는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역을 맡았어요. 장발장역이 워낙 큰 역할이라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연습하면서 조금씩 느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연기하는 부분이 좀 힘들긴 하지만 레미제라블 영화를 보면서 그때 느낀 감정을 뮤지컬 속에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진채은양(고2)
원래 뮤지컬을 좋아하는데, 공부를 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노래로 푸는 편이었어요. 그걸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다는 것에 끌려 칸타빌레에 들어왔고 지금도 즐겁게 활동하고 있어요. 여럿이 같이 노래하고 스토리에 맞춰 노래한다는 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또 극 속의 인물이 되어보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라 좋아요. 


최승아양(고2)
저는 이곳에서 분장팀을 맡고 있는데 의상과 분장을 모두 하고 있어요. 지난 여름캠프 때 분장 전문가가 오셔서 남자와 여자 배우의 분장법에 대해 가르쳐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평소에도 화장하는 법이나 의상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렇게 전문적으로 배우고 뮤지컬 공연에 배우들을 도울 수 있어서 참 즐거워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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