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 한울마을 <퀼트 동아리>

퀼트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링이죠!

지역내일 2017-08-18

‘아메리칸 퀼트’라는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퀼트에는 다채로운 패턴의 무늬만이 아니라 바느질하는 사람들의 사랑과 기쁨과 눈물과 아픔이 녹아 있다는 걸 먼저 떠올릴 것이다. 요즘 같이 모든 것이 기계화되고 자동화되는 시대에,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굳이 한땀 한땀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퀼트의 매력은 창작의 기쁨만은 아닐 것이다. 퀼트는 진정 마음의 힐링이라는 사람들을 만나 퀼트에 담긴 사연을 들어본다.



마을공동체 사업의 장수 프로그램?! 퀼트
한울마을 4단지에는 마을 주민들이 매주 화요일마다 마을 북카페에 모여 퀼트를 즐기는 모임이 있다. 퀼트를 할 줄 아는 마을 주민 한 사람의 재능 기부로 4년째 퀼트 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퀼트 동아리의 시작은 마을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에 북카페가 생기고 그곳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 강좌가 열리던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미선 씨는 “당시 10여 개의 문화 강좌가 열렸는데, 후에 주민들의 자발적인 소모임으로 이어진 강좌는 퀼트가 유일해요. 퀼트 강사를 맡으셨던 최연신 선생님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퀼트를 가르쳐 주시기로 하고, 또 퀼트를 배우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요구가 계속 돼 지금까지 퀼트 모임이 이어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애들 키우는 틈틈이 짜투리 시간에 퀼트해요
퀼트 동아리에는 원년부터 시작한 회원들도 있지만 매년 새로운 회원들이 합류하고 있다. 직장이나 이사 등으로 모임에서 빠지는 경우도 있고, 퀼트에 관심 있는 새 회원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전업주부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퀼트 모임은 어떤 강제성 없이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퀼트 동아리의 회원은 10여 명 정도인데 대부분 1주에 1번씩 퀼트 모임에서 퀼트 기법에 대해 배우고 집으로 돌아와 짬짬이 시간 나는 대로 퀼트를 즐긴다. 


창작하는 기쁨과 힐링 느껴
퀼트는 미국에서 시작된 수예 기법 중 하나로 바느질 수작업으로 천과 천을 잇는 기법이다. 특별히 손재주가 좋거나 바느질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일 법한데, 재능기부 강사 최연신 씨는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퀼트를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저도 처음에는 바느질이 서툴렀는데, 퀼트를 배우면서 점차 실력이 늘어 지금은 퀼트를 가르치고 있잖아요.(웃음)”
퀼트 모임을 하면서 회원들은 퀼트 기법에 대해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힐링이 되어 좋다고 한다. 최연신 씨는 “매주 한번씩 젊은 엄마들을 만나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게 제게는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가사와 육아에 지친 다른 회원들도 “퀼트하는 시간만큼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고 무언가를 창작해낸다는 기쁨도 크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울마을 퀼트모임에서는 지난 봄 마을 축제 때 마을 북카페에서 퀼트 전시회를 열었고 올 가을에도 신규 회원들의 퀼트 작품과 기존 멤버들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니 인터뷰


1. 최연신(운정3동 퀼트 재능기부 강사)
집에 아픈 사람이 있어서 밖에 자주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 퀼트 모임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원래 퀼트를 할 줄 알아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퀼트 동아리를 시작했는데, 모임 회원들이 잘 따라와주고 재미있어 해서 4년까지 올 수 있었어요. 모임을 통해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즐겁고 보람이 느껴져서 좋아요. 


2. 박영애(운정3동)
처음에 이곳으로 시집을 와서 아기를 낳고 사는데 너무 외로웠어요. 우연히 이곳 도서관에 들렀다가 퀼트 모임을 하게 됐는데, 퀼트를 하면서 마음이 치유가 되고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또 유용한 소식이 있으면 알려주시고 애들 키우면서 필요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3. 김효정(해솔마을)
저는 아이들 키우면서 저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퀼트가 나만의 시간과 취미생활이 되어서 너무 좋아요. 여기서 1주일에 한번씩 배우고 애들 재워놓고 밤에 퀼트를 하고 있어요. 네모난 천이 완성된 작품이 될 때 뿌듯함이 느껴져서 좋아요. 애기 조끼를 만들어주었더니 애가 너무 좋아했어요. 선생님이 기본을 잡아주시고 제가 원하는 걸 만들게 도와주셔서 큰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제가 잘 못해도 선생님이 용기를 주시고 칭찬해주셔서 늘 감사하죠. 


4. 김경미(한울마을)
저는 원래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셋째를 갖게 돼서 태교겸 시작하게 됐어요. 퀼트를 만드는 시간이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뱃속 아기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아요. 시작한지 두어달 됐는데 선생님이 잘 가르쳐주세요. 완성품이 나올 때는 성취감을 느끼게 돼서 좋아요. 


5. 한미라(한울마을)
퀼트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었는데 실제로 퀼트를 해보니까 바느질이 너무 재미있고 적성에 맞는 것 같았어요. 여기서 체계적으로 퀼트를 배워 가니 너무 좋아요. 퀼트를 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 신랑에게 장지갑을 만들어줬는데, 신랑이 참 좋아하면서 지금도 가지고 다녀요.


 6. 최은영(한울마을)
저는 출산 후에 무기력해져서 탈출구를 찾고 싶었어요. 우연히 퀼트 모임 공고를 보고 ‘이거다’ 싶어 오게 됐어요. 옛날엔 바느질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막상 퀼트를 해보니까 성격도 꼼꼼해지고 차분해지고 너그러워지는 것 같아요. 인격수양이 된달까요?(웃음) 퀼트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신랑에게 주차번호판을 만들어줬는데 아주 좋아했어요. 


7. 김미경(한울마을)
이곳 모임은 세대가 다양해서 엄마들과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육아스트레스도 풀리고 해방감이 느껴져요. 집에서도 시간날 때마다 퀼트를 하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생각을 하기에 좋아요. 퀼트할 시간을 내기 어렵지만 잠시라도 짬을 내서 하면 너무 재미있어요. 시어머니에게 퀼트로 손가방을 만들어 드렸는데 참 좋아하셨어요. 애들에게 주려고 고양이 인형과 토끼 인형도 만들고 있어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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