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중학교 자율 동아리 탐방 – 파주 해솔중학교]

자율동아리 시간엔 우리가 주인공이죠!

지역내일 2017-07-29

배움의 주체는 학생이라고 하지만 수업시간에 학생들은 객체가 된다. 동아리 시간만이라도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이 시간만큼은 그들이 진짜 주인공이 아닐까. 

  

1. 댄스동아리 <걸스힙합>
“내면의 자신감으로 성장하는 걸스”

해솔중학교 댄스동아리 <걸스힙합>은 ‘자신감 있는 춤’을 추구하는 여학생들의 자율동아리다. 여학생들만으로 구성돼 있어 노래와 의상을 고르거나 안무를 짤 때도 여학생들만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걸스힙합이 추구하는 가치는 한마디로 ‘자신감’이다. 걸스힙합 동아리 부장 하정인양(중3)은 “무대에 서다 보면 자신감이 있느냐 없느냐가 댄스에 큰 영향을 줘요. 댄스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감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걸스힙합은 다른 동아리에 비해 모임이 잦고 활동이 많은 편이다. 매주 월, 목요일 하교 후 1~2시간씩 모여 댄스 연습을 하고 토요일에도 모일 때가 있다. 공연이 임박해서는 매일 모여 연습한다. 정유진양은 “무대에서 저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10분이지만 그 10분간의 공연을 위해 저희는 몇 달간 정말 열심히 연습해요. 댄스는 완벽해야 하니까요”라고 말했다.
댄스동아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곡 선정과 안무, 각자 파트를 정하는 일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항들을 결정할 때 동아리 구성원들간에 더러 의견 충돌이 생기기도 한다. 박지수양은 “각자가 원하는 노래와 파트가 다르기 때문에 의견이 갈릴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상대방을 열심히 설득하거나 한쪽이 양보하고 그래도 안될 땐 가위바위보 같은 방식으로 결정을 내리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을 계기로 미묘한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다.
걸스힙합은 지도강사 없이 학생들끼리 자체적으로 안무를 짜서 연습하고 무대 공연을 준비한다. 다양한 안무에 대한 자료조사는 필수다. “주로 유튜브에 올라오는 안무영상을 많이 참조하는데, 회원들끼리 의견을 물어 커버댄스(그대로 따라 춤추기)를 할 때도 있고, 노래에 맞춰 안무를 창작할 때도 있어요”라고 정유진양이 말했다.
걸스힙합은 취미삼아 활동하는 자율동아리지만 향후 진로를 진지하게 모색하는 회원들도 있다. 하정인양은 “요즘은 실용무용이라고 해서 진로가 다양해요. 댄스를 전공한다고 해서 연예인이 되는 게 아니라 춤을 창작하는 안무가나 댄스 트레이너, 강사, 전문댄스팀 등 여러 갈래 길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하정인(중3 동아리부장)
저는 중1 때 댄스 쪽으로 진로를 잡았고 무대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중2 때부터 댄스동아리를 시작했어요. 무대에서는 제가 열심히 추는 춤을 보면서 관객들이 호응해주고 제 동작 하나하나에 크게 반응해줄 때 정말 기뻐요. 저는 앞으로 안무가가 되고 싶어요.  

박지수(중3)
댄스동아리는 제게 추억을 쌓는다는 의미가 있어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교에서 친구들과 자주 만날 수 있어서 좋고, 무대 공연을 통해 내면의 자신감이 생겨서 좋아요. 동아리 활동은 동아리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지만 선후배와의 관계가 돈독해져서 학교 생활에도 도움이 돼요. 

정유진(중3)
전문적으로 춤을 배우는 건 아니지만 처음 동아리를 시작했을 때에 비해 3년이 지난 지금은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걸 느껴요. 재작년까지는 토요일 모임에 지도 강사가 있었지만 작년부터는 저희들끼리 독자적으로 연습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안무 창작을 위해 더 노력하려 해요.


2. 역사동아리 <역사와 놀자>
“교실밖 체험활동으로 생생한 역사를 만나요!”

해솔중 역사동아리 ‘역사와 놀자’는 체험과 답사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장중심 자율동아리다. 교실에서 책으로 역사를 배우는 대신, 박물관, 유적지, 문화예술기관 등을 통해 다양하고 생생한 형태로 역사를 접하고 있다.
역사동아리 부장 홍유진양(중3)은 “대부분 동아리 활동 시간이 교내에서 수업 형태로 이뤄져서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저희 동아리는 매달 1번씩 학교 밖으로 역사 체험을 떠날 수 있어서 동아리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역사와 놀자’는 학교 밖 역사체험을 위해 ‘길위의 인문학’이라는 프로그램에 맞춰 박물관 투어를 하고, 서울의 궁궐을 테마로 체험 순례를 떠나기도 한다. 주말에는 서울과 강화도 등지로 1박 2일 역사캠프를 떠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강화도 역사캠프를 다녀왔어요. 강화도에 있는 고인돌 유적지와 박물관을 관람하고 숙소에서는 그날 체험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퀴즈 대회를 열었어요”라고 홍유진양이 말했다.
‘역사와 놀자’에서 주최하는 역사캠프에는 동아리 구성원뿐 아니라 역사에 관심있는 일반 학생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강화도 역사캠프에는 100여 명의 학생들이 신청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역사와 놀자’는 1년 동안의 역사 체험 결과를 모아 12월말에 있는 학교 축제에 전시체험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축제 때에는 영집궁시박물관에서 만들어온 석궁을 가지고 활쏘기 체험부스를 운영했고, 학생들이 역사를 좀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영화 암살 포스터를 활용한 포토부스와 역사카드 게임 등도 진행했다고 한다.
‘역사는 교과서보다 현장에서 배우자’는 모토로 시작된 ‘역사와 놀자’는 학생들이 역사를 쉽고 친근하게 느끼고 ‘책 속의 죽은 역사’가 아니라 ‘현실에서 살아있는 역사’로 만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미니인터뷰

홍유진(중3 동아리부장)
친구들은 보통 역사를 따분하게 생각하는데, 저는 역사를 꼭 알아야만 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교실에서 책으로 배우기보다 역사의 흔적이 보관돼 있는 박물관이나 유적지, 역사 소재 영화를 함께 보면서 우리 역사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어요. 

이재현(중3)
역사는 과거에 사람들이 살아온 인생인데, 어떤 면에서는 소설 같이 느껴질 때도 있어요. 역사를 배우면 옛날의 삶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지난주에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위안부 문제나 군함도에 대해 배우게 됐어요. 때마침 국어 시간에 군함도를 소재로 한 글이 나와서 더욱 잘 이해가 됐어요. 

오지은(중3)
역사동아리는 바깥에서 관람하는 활동이 많아서 재미있고 역사를 배우기에 좋아요. 최근에는 동아리에서 영화 ‘박열’을 보러 가고 배재학당 박물관에도 다녀왔어요. 역사를 모르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할 말이 없어지니까 역사를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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