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색후보 - 서울 서대문구 부부 출마자 김명숙·김화형씨

부인은 시의원 출마 남편은 구의원 도전

지역내일 2002-06-10 (수정 2002-06-11 오후 12:02:04)
“제가 외조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아내는 꼭 세상에 내보내고 싶습니다. 아내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치를 권유했습니다.(남편·김화형 후보)”
“남편이 지역을 위해 열심히 뛰는 것을 보고 함께해야 겠다 싶어 출마를 결심했습니다.(아내·김명숙 후보)”
6·13 지방선거 후보로 함께 출마한 부부가 있어 화제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서대문구 서울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김명숙(41)씨와 북아현2동 서대문구의원자리에 다시한번 도전장을 낸 김화형(49) 후보는 부부사이다. 부인은 서울시의회에, 남편은 서대문구의회에 각각 도전하지만 정치는 구의원 재선에 도전하는 남편이 선배다.
부부가 함께 출마했다는 것 자체가 지역주민들한테는 화제거리다.
이들을 지지하는 주민들은 이들이 각각의 자리에서 지역주민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치하는 사람 뒷바라지도 어려운데 뭣하러 둘이 함께 고생을 사서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있다.
“지난 임기동안 구의원을 하면서 지역언론이 뽑은 베스트의원도 돼 보고 구정질문도 한번도 안 거르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으나 자치구 안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김화형 후보)”
“지역주민을 위해 남편과 마음을 맞춘다면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간 갈등구조가 아닌 모범적 관계설정을 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김명숙 후보)”
이들은 부부가 함께 당선된다면 광역과 기초 사이에서 훌륭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면 지역주민에게 ‘시너지 효과’로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선거운동이 한창인 때라 좋은 얘기만 들리는 것은 아니다.
“‘부부가 나와 다 해먹으려 한다’거나 ‘둘이합쳐 재산이 수십억에 이른다’는 등의 근거없는 얘기가 가장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남편 김화형 후보는 이 때문에 ‘부인을 위해 출마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자신보다 부인 김명숙 후보가 걱정돼서다.
태권도 체육관을 하
고 있는 김화형 후보와 담배인삼공사에서 공직생활을 해온 김명숙 후보는 17년전 당시 체육관 제자였던 김명숙 후보의 사촌이 인연이 돼 결혼, 이때부터 서대문구에서 둥지를 틀었다. 김화형 후보의 강직함과 김명숙 후보의 추진력이 잘 어울린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평이다.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남편은 구의원, 아내는 시의원’ 첫 부부 지방의원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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