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자 선배들이 전하는 자소서 작성에 대한 조언]

자소서는 나의 고교 성장기록 나만의 느낀 점, 배운 점, 특별함 담아야

양지연 리포터 2017-07-14

기말고사가 끝나고 짧은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수시에 서류평가가 있는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고3 수험생들이 이번 여름방학 동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바로 자소서 작성이다. 방학이 끝나면 수시 원서 접수 기간이 바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2017학년도에 대학에 진학한 우리 지역 수시 합격자들이 후배들을 위해 자소서 작성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다.


인제대 의대 박주연 학생
진심으로 인상 깊었던 활동 중심으로 정리

자소서 작성 시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두 가지는 ‘식상한 자소서는 안 된다’와 ‘자소서는 남의 도움을 받으면 안 된다’였습니다. 고교시절 제가 해왔던 비교과 활동 중에서 진심으로 인상 깊었던 활동들을 먼저 정리해봤습니다. 특히 고3 때 의학 동아리 활동을 했었는데 제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해준 활동이라서 이를 토대로 자소서를 작성했습니다.
자소서 1번 항목인 학업에 대한 부분에서는 학교 교과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보다 의학 동아리 활동을 하며 암에 대해 공부한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자소서 2번 항목인 의미 있는 교내 활동으로는 생물 관련 프로젝트 발표대회에 참가했던 것과 수학학술대회에 참가했던 것을 기록했습니다. 수학학술대회의 경우 의학과 수학을 결합한 주제로 질병 자체가 어떻게 확산되는지 통계자료를 조사하고 발표했던 과정을 기록했습니다.(백마고 졸업)  


고려대 전기전자공학과 설민혁 학생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주자

저 같은 경우 자소서 작성을 좀 늦게 시작한 편입니다. 고3 2학기가 시작된 후부터 작성하기 시작했죠. 미리미리 준비했어야 했는데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후 마음이 해이해져서 잠시 미뤄뒀더니 여름방학이 끝났더라고요. 거의 한 달간 자소서 작성에만 매달렸습니다.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주자’라는 취지로 학교생활 중 핵심적인 것을 정리해 넣었습니다. 담임선생님과 물리선생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어차피 제 고교시절을 정리해 기록하는 것이라 저를 잘 아시는 선생님들을 믿고 작성하면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면접 때 자소서를 토대로 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정직하게 꾸밈없이 자소서를 썼기 때문에 면접 준비를 특별히 따로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가좌고 졸업)


성균관대 의상학과 박서진 학생
초안 작성 후 20번 정도 다시 쓰기 반복

자소서 준비는 여름방학 때부터 시작했지만 자꾸 미루게 돼, 원서 접수를 앞두고 막판 3주간 열심히 썼습니다. 자소서를 쓰기 위해 관련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이 쓴 것도 살펴볼 수도 있지만 저는 아예 그런 것을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자소서를 작성하고 컨설팅도 받아봤는데 그러다보니 나만의 특별함이 사라지더라고요. 자소서는 진짜 나의 이야기를 자기 맘대로, 내 스타일대로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먼저, 생기부를 살펴본 후 생기부만으로 충분히 드러나는 내용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했습니다. 그리고 생기부 기록만으로 눈길을 끌지 못하겠다 싶은 것들을 자소서에 살려 담았습니다. 활동을 하며 느낀 점과 노력의 과정, 고민했던 흔적들을 상세히 기록했습니다. 자소서를 쓸 때 첫 문장을 인상적으로 쓰려고 노력했고, 어떤 부분은 이런 내용까지 써도 되나 싶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초안을 작성하고 20번 정도 다시 쓰기를 반복했는데, 특히 글자 수가 정해져 있어 나열된 글들을 줄이는 과정이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가좌고 졸업)


디지스트 이현민 학생
대학의 인재상 숙지한 후 작성하면 도움

저는 5~6월에 자소서를 먼저 써놓았고, 여름방학 때는 수능공부 하느라 자소서에 신경을 많이 못썼습니다. 대신 2학기 개학 이후 몇 주 동안 자소서만 붙잡고 살았답니다. 자소서 작성은 생기부를 보면서 활동을 몇 가지 정해 자소서 항목에 맞춰 개요를 짰습니다. 큰 개요를 짠 다음 연관 내용을 서로 묶어 정리했어요. 이렇게 정리했더니 처음엔 양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활동 과정에서 느낀 점을 추가했어요. 자소서 작성 시 나를 제일 잘 나타낼 수 있는 활동과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자소서 작성은 학교 별 특징에 맞게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진학한 과학기술원은 무학과 단일학부로 선발합니다. 저는 물·화·생·지 모든 과목을 좋아했기 때문에 전공을 정하지 않고 진학하는 과학기술원이 잘 맞았습니다. 그러나 종합대학은 학과 중심으로 선발을 하기 때문에 전공적합성을 보여주는 활동을 자소서에 일관성 있게 잘 담아야 합니다.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의 인재상을 먼저 숙지한 후 자소서를 작성하면 도움이 됩니다.(가좌고 졸업)  


서울대 화학교육과 이지희 학생
자소서 쓰기 전 생기부 10번 필독

‘생기부 10번 이상 안 읽었다면 자소서 쓸 생각도 말아라’는 조언을 선배들로부터 많이 들었는데, 저 역시 똑 같은 경험을 했답니다. 생기부는 무조건 많이 반복해서 읽어보고 살펴봐야 합니다. 생기부를 열심히 읽다보면 나도 몰랐던 소재들을 찾게 되는데, 저는 보물처럼 발견한 것들을 꺼내서 자소서에 담았습니다. 또한 자소서 작성을 위해 생기부를 열심히 살펴보면 면접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자소서를 쓰고 계속 보다보면 내가 쓴 글이라 나름 괜찮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자소서를 보여주고 조언을 받는 게 좋습니다. 저는 학교와 학원 선생님께서 문맥이나 내용상 수정해야 할 부분을 짚어주셔서 수정하며 완성했습니다.(일산대진고 졸업) 


숭실대 전자공학과 송정호
확실한 나만의 이야기 담아

저는 수시 때 모두 수능최저가 없는 전형에 지원했고, 서류와 면접으로 당락이 결정됐기 때문에 자소서 작성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특히 비교과 활동을 우선시 하는 학교들을 지원해 재수할 각오까지 하면서 자소서에 매달렸습니다. 어려서부터 전자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 꾸준히 공부하고 도전해 온 과정들을 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느낌으로 자소서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교내 활동은 아니지만 카이스트 IP 영재기업인 교육 과정에 참여하면서 꿈을 키우게 된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자소서 작성을 위해 주위에서 본 내 모습은 어떤지 부모님의 조언을 들었고, 교내 활동이 아닌 카이스트 교육과정을 자소서에 어떻게 녹여 낼지 경험 있는 선배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나만이 걸어 온 길이 확실하고,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소서 작성 대부분을 저 혼자서 했습니다.(백석고 졸업)   

  

서강대 영미문화계 박주혜 학생
자신만의 이야기에 개성 담아라

자소서는 다른 모범답안을 보지 않고 썼습니다. 아무래도 모범답안을 보면 무의식적으로라도 따라 쓰게 될 수 있고, 자소서 유사도 검사도 걱정이 됐거든요. 자소서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그 안에 개성을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기부를 꼼꼼히 보고 기록할만한 내용을 압축한 후 선별해서 썼습니다. 가족들과 학교선생님들께 첨삭을 받았고, 다시 제가 수정하고, 다시 첨삭을 받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며 완성했습니다. 자소서를 쓸 때는 무엇보다 스스로 진정성을 느끼며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 진심이 자소서에 담길 수 있도록 말입니다.(백석고 졸업)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이지훈 학생
진학 희망 학교와 학과 특성에 맞게 작성해야

3학년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부터 자소서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자소서는 최종 완성 때까지 몇 번씩 새로 쓰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조금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미리 한번 써놓으면 그 틀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다시 쓰더라도 좀 더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자소서는 평범해도 솔직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소서 항목별로 기록할 내용을 생기부에서 끌어내 정리한 후 각각의 활동에서 내가 배운 점과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록했습니다. 이 때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면접 때 자소서를 배경으로 한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교대에도 지원했었는데 교대 면접 때 자소서에 기록한 내용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자소서는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와 학과의 특성에 맞게 작성하는 것이 필수인 것 같아요.(백석고 졸업)


한국외대 중국외교통상학부 왕유비 학생
나만의 에피소드, 생동감 있고 재미있게 기록

자소서 작성 시 사실을 기반으로 한 나만의 구체적인 경험을 생동감 있게, 또 재미있게 쓰려고 했습니다. 자율동아리로 ‘소금꽃’이라는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 봉사활동을 하며 울고 웃고, 극복한 성장기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나만의 에피소드로 요양원 할머니들과 친해지는 과정을 상세히 담았습니다. 자소서 1번 항목에는 영어 내신 1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했던 나만의 노력과 노하우를 강조해 기록했습니다. 영어 토론대회 준비를 하며 미국의 사회적 기업인 탐스 신발의 이념과 경영철학 등을 주제로 했는데 이것과 그동안 내가 해온 봉사 경험을 결합해 경영학과에 지원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습니다. 3학년 때 학교에서 자소서 쓰기 대회를 열었는데 이 때 자소서를 열심히 써둔 덕분에 수상도 하고, 실제 자소서를 쓸 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대화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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