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유정란 농장을 찾아서]

자연 그대로의 환경, 친환경 사료로 생산한 건강 계란~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이난숙 리포터 2017-07-08 (수정 2017-07-08 오전 1:46:37)

최근 조류독감 인플루엔자(AI)가 덮치면서 산란계 농가들의 피해가 컸다. 지금은 그 기세가 한 풀 꺾였다고는 하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과연 내가 먹는 계란이 건강한 먹 거리일까? 이런 와중에도 AI 걱정 없는 친환경 유정란 농장이 우리지역에 있다. 고양시 ‘유나네 자연숲 농장’과 파주 ‘현인농장’이 그곳이다.



유나네 자연숲 농장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이 난 사리현동 ‘유나네 자연숲 농장(이하 유나네)’은 얼마 전 체험을 겸한 제2 유나네 자연숲 농장을 원당동 화훼단지 인근에 문을 열었다. 왜 건강한 계란을 먹어야하는지 설명을 들어야 알게 되고 납득이 가야 계란 1알의 가치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무정란 생산방식은 대단위 밀집사육에 의한 대량생산입니다.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좁은 케이지에 몇 마리씩 가둬놓고 오직 알을 생산하는 계란 생산 공장이죠. 이런 환경이니 닭이 건강하지 않아 질병에 취약하고 또 이를 막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겁니다.”
이에 반해 유나네는 사육장 대형 농장에서 풍기는 역겨운 닭 분뇨 냄새가 나질 않는다. 사육장 바닥도 뽀송뽀송하다. 햇볕과 통풍 등 사육조건을 스트레스 없는 자연 상태로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닭 사료로 유전자 변형 사료인 Gmo옥수수와 Gmo 콩을 사용하는데 유나네는 친환경 우리밀 혼합곡물(묵은 벼, 청치, 흑미, 싸레기 등), 쌀겨, 깻묵 등과 산야초 등을 이용한 사료를 직접 만들어 먹인다. 계사 환경도 남다르다. 공장식 케이지 양계라면 10만 마리도 넘게 들일 면적에 2000여 마리 정도의 닭들이 활보하고 있다. 정남향이고 원활한 환경을 위해 천정이 트일 것, 한 여름에도 26℃ 이상 올라가지 않을 것 등등 입지조건도 깐깐하게 고집한다. 또 먹이를 조절해서 생후 120일도 안 돼 알을 받는 곳도 있지만 150일을 키워 받는다. 성조숙증에 걸린 닭이 건강한 알을 낳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 외에도 암탉과 수탉의 비율은 12:1∼15:1로 맞춰준다. 암탉이 이보다 많으면 무정란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무정란이 100%산란율을 보이는데 반해 60% 정도의 산란율 밖에 되지 않지만 김 대표는 조급해 하지 않는다. 많이 보다 하나라도 제대로 된 건강한 먹 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노력으로 유나네는 유전자변형 사료, 항생제, 성장촉진제, 스트레스, 인공육추(育雛· 병아리 기르기), 인공수정 등 ‘6무(無) 양계 농’으로 ‘동물복지’를 넘어 ‘윤리축산’을 실천하는 국내 몇 안 되는 농가 중에서도 손꼽히는 농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것만이 아니다. 김 대표의 먹거리 철학을 헤아려 볼 수 있는 부분이 또 있다. 이렇게 건강한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지만 김 대표는 동물복지 인증과 축산물 무항생제 인증도 을 거부한다. “3.3m²(1평)에 27마리를 키우면 기준을 충족하는데, 닭들을 케이지에서 꺼내놓긴 했어도 이런 밀도라면 제대로 못 움직이기는 매한가지”라는 것. 그의 농장에선 같은 면적에 8, 9마리를 키운다. 무항생제 인증은 항생제 무첨가 사료를 먹이면 받을 수 있다. 동물에게 의약품 용도로 항생제를 쓰는 데는 제약이 없다. 항생제를 물에 섞어 먹이고 열흘쯤 지나면 검출되지도 않는다고 한다. 무항생제 인증마크가 항생제 오·남용 우려를 불식하진 못한다는 것이다. 최선이 아닌 최악을 피한 미흡한 인증 제도에 그의 유정란이 같은 부류도 취급되는 것을 거부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무정란과 유정란의 차이는 무엇일까? “유전자변형, 고(高)콜레스테롤, 극도의 지방산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김대표는 ”유전자변형 옥수수 사료로 키운 닭의 계란에선 풀 먹여 키운 닭의 계란보다 콜레스테롤이 3배 더 높게 나타났어요. 하루에 1~2알 이상 먹으면 고 콜레스테롤 위험이 있다지만 건강한 유정란은 날로 먹어도 비린 맛이 전혀 없고 하루에 10여개를 먹어도 상관 없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키운 계란은 회원제로 판매한다. 시중 계란보다 2∼3배 비싸지만 하루 1000개쯤 생산돼 1300여 명의 회원에게 빠듯하게 돌아가 회원에 가입해도 기다려야 할 경우가 많다. 닭을 돌보는 데 워낙 손이 많이 가고 생산 관리 영업을 혼자 도맡느라 규모를 더 키우기도 어렵고 이 정도면 족하다는 김태현 대표. 대신 그의 양계 철학을 이해하고 철저하게 실천할 수 있는 후계농을 기르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고양시는 직접 배달이 가능하고 여타 지역은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위치는 일산동구 사리현동 885 번지/덕양구 원당동 533-2번지.  http://blog.naver.com/ringcle7, 문의 010-3395-8400


파주 현인농원
파주읍 향양리에 위치한 현인농원은 재래 닭의 고유품종 보존을 위해 1990년부터 한길을 걸어온 홍승갑 대표와 부인 김두회 씨와 함께 토종닭 재래종의 수집 및 복원과 함께 유정란을 판매하는 농장이다. 홍 대표는 “우리 농원의 재래 닭은 사육방법도 재래식을 따르고 있어요. 뒷산 낙엽에서 배양한 균사체에 미강이나 농가 부산물을 함께 발효해 사료로 만들어 먹입니다. 이것이 천연 항생제 역할을 해서 따로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건강하게 자랍니다. 사료에 맥반석 활성탄 키토산 등을 섞어 만들어 먹이고요. 그 덕에 우리 농원은 냄새 안 나는 깨끗한 계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라고 한다. 현인농원은 재래 닭의 색이 섞이지 않도록 1.5~2평 기준으로 10마리씩 닭을 사육하며, 닭장에서 한 번 나간 닭을 약 20일 동안 격리해서 키우고 토착균을 배양해 쌀겨 등을 발효시킨 후 사료와 먹이는 전통방식의 유기농법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 때문에 현인 닭은 면역력이 강하고 건강해 지금까지 조류독감을 비롯한 가름류 관련 유행성 증상에 노출된 적이 없다. 친환경은 이미 35년 전부터 실천하고 있는데 인증시스템이란 것이 실제 환경보다는 행정상의 절차가 참으로 어렵더라는 홍 대표는 각고의 노력 끝에 2009년 친환경농산물 인증도 받았다.



홍 대표가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재래 닭 보존을 위해 오랜 세월 비경제성을 감내하며 재래닭 보존에 힘써온 계기는 군 제대 후 서울 전농동 부근에서 양돈 양계업을 하면서 자연스레 우리 닭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다. 우연히 관상용 우리 닭을 얻게 되면서 재래 닭 특유의 날렵하고 날쌘 그 닭은 성깔도 대단해 이웃과 시비를 몇 번 겪게 되면서 결국 잡아먹히는 신세가 됐다. “그땐 그런 닭을 구하려면 어디서 또 구해지겠거니 했다”는 홍 대표는 그 후 쉽사리 그런 모양새의 재래 닭을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재래 닭이 있다는 곳을 수소문해가며 수집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재래 닭 20여 종 중 15종을 복원에 성공했다. 흑계, 황갈색계, 적갈색계, 은계, 백계 등으로 나뉘었으나, 한 세대를 내려가면서 새로운 계통의 종이 자꾸 생겨나 번호로 정리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생산한 달걀에는 연필로 숫자가 적혀있다. 번호로 계사를 구분하는 것은 근친교배를 피해 종의 품질을 높이고 고유의 성질은 보존하려는 까닭이다. 개량된 닭은 병아리에서 3개월이면 성계가 되는데 비해 재래 닭은 4개월에서 5개월이 걸린다. 산란용 닭은 매일 알을 낳아 연간 300개 이상 생산이 가능한 반면, 재래 닭은 연간 생산량이 100~150개에 머무르며 그것도 번식기(3월~6월)에만 치우친다. 770여 평, 4동의 계사에서 생산된 이 귀한 유정란은 한 알 한 알 정성들여 닦고 번호를 매겨 포장상자에 담아 택배로 고객에게 전해진다. 위치 파주시 파주읍 우계로 213번지, http://pajukoko.com, http://blog.naver.com/paju3838유정란 문의 031-952-8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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