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양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거리에는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자전거며 퀵보드 등을 타는 아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헬멧은 아이들에게 거추장스러운 액세서리가 되었다. 하지만 도로교통법상 13세 미만의 어린이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자전거를 타는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다.
2013년부터 크게 늘어난 자전거 교통사고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고양시 관내에서 발생한 자전거 교통사고 발생률은 지난 2011년보다 무려 7배나 늘었다. 연도별 자전거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11년 21건이던 것이 2012년 두 배 늘어 43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발생률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부터. 2013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사고 건수는 110건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으며 2014년에는 109건, 2015년에는 155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교통사고 대비 자전거 관련된 사고 비율도 크게 증가했다. 2011년에는 전체 3,354건의 교통사고 중 자전거 사고 비율은 0.6%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전체 3,929건 중 3.9%가 자전거 교통사고였다.
어린이 사고 중 50%가 머리 부상
국립중앙의료원이 최근 발표한 지난 5년간 응급의료 기록 분석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로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가 연평균 3만 1840명에 이르며 환자 부상 부위의 38.4%가 머리인 것으로 드러나 헬멧 미착용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관계자에 따르면 “9세 이하 아동의 경우 성인보다 머리 손상 비율이 50.5%로 매우 높은 편”이라며 “헬멧 착용 비율은 평균 14.3%인데 19세 미만의 경우 5.6%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가 최근 발표한 재난연감에 따르면 월별 자전거 사고 분석 결과 6월에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전체 사고의 12,1%)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사고가 도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29%) 아이들 자전거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고양시 청소년 자전거 보안관‘이 전하는 자전거 바로 알기
“잠깐만요! 아이들에게 헬멧을 씌워 주세요”
지난 3일 오전 10시 일산 문화광장에는 ‘자전거 헬멧 착용 생활화’ 캠페인이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관내 자전거 교통사고가 급증하면서 안전모 착용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한 가운데 청소년들이 의식 개선 앞장을 위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자전거 보안관은 고양, 파주, 문산 지역의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3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자전거 보안관들은 매주 광장에서 또는 거리에서 ‘자전거 바로 알고 바로 타기 운동’을 활발히 펼칠 뿐 아니라 하천 주변 쓰레기 청소와 외래 식물 제거 작업 등 환경 운동에도 적극적이다.
미니인터뷰
이윤주(저현고 1)횡단보도 건널 땐 내려서 끌고 가세요!
“청소년들이 안전모를 쓰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왠지 초짜처럼 보일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또는 남들도 안 쓰는데 왠지 튀는 것 같아 보일까봐 싶기도 하고요. 헬멧 착용은 내 생명과 직결된 것이에요. 부모님들께서는 아이들 헬멧을 꼭 씌워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제원 (저동고 2)
운전석이든 뒷좌석이든 어린이 헬멧 착용은 ‘의무’
“자전거 사고가 나면 넘어질 때 무게중심이 머리로 쏠립니다. 그래서 머리 부상이 불가피하죠. 자전거 사망사고의 80%가 안전모 미착용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최민석(동패중 2)
좌우회전 할 때 수신호 통해 방향 지시 알려야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이 단체를 통해 자전거 바로 타기를 배웠어요. 어려서부터 헬멧 착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익힌다면 커서도 헬멧을 벗을 일이 없을 것 같아요”
김근후 (문산중 1)
자전거는 차! 자전거도로가 없으면 차로 이용이 원칙
“헬멧 착용의 필요성을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적극 홍보했으면 좋겠어요. 친구들에게 헬멧을 권유하지만 생각만큼 호응이 약한데 어른들이 계도교육을 보다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안석현 (신일중 1)
밤에 야간 전조등 안 켜면 범칙금 물어요.
“자전거를 타다 보면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바로 자동차예요. 자동차 운전하시는 분들이 자전거와의 간격을 유지해 주시면서 자전거를 좀 보호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유경 리포터 moraga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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