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의 공립 일반고 교하고등학교(교장 오동진)가 지난 5월, 잘 가르치는 베스트 일반고 전국 5개 학교 중 하나로 선정돼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베스트 일반고 선정의 취지는 일반고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만든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수업평가, 학생부 기록 등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교하고등학교를 찾아가 보았다.
교육과정 클러스터와 주문형 강좌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교하고등학교는 비평준화 학교로 학생 간의 경쟁이 심해 내신 관리가 힘들다는 인식이 있으나 학생들의 기대에 맞춘 적극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교육과정 클러스터’와 소수 학생을 위한 주문형 강좌 운영은 일반고에서 보기 드문 수업방식이다. 교육과정 클러스터는 주변에 있는 학교와 연계해 운영하는 공동 교육과정이다. 교하고는 과학과제 연구와 문예창작 전공 실기, 금촌고는 로봇 제작, 한빛고는 디자인·공예 등을 개설해 공동으로 운영한다. 또한 소수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을 위해 프랑스어와 심리학 등 2개의 주문형 강좌를 개설했다.
일부 교과 과목은 학생이 중심이 되는 ‘거꾸로 수업’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학생은 밴드를 통해 교사가 올려놓은 동영상을 미리 학습하고 수업에 참여해 발표와 토론 중심으로 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김소형 교사는 “수능 공부하기도 벅찬데 수행평가가 너무 많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학부모님도 계시지만 발표와 토론 수업은 학생을 수업의 주체로 만드는 우수한 교육과정”이라고 말한다.
맞춤 멘토링으로 다함께 성장하는 교육 지향
독서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
학생들의 자치활동 학습모임인 ‘교학상장(敎學相長)’ 프로그램은 배움이 더딘 학생에 대한 맞춤형 멘토링 지원이다.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서 일주일에 1~2회 자유롭게 공부하고 학습 결과물을 제출한다. 2013년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올해 210팀이 꾸려져서 진행 중이다. 중도 탈락하는 팀도 있지만 매년 베스트 멘토 대회를 통해 멘토링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갖고 있다.
교하고는 독서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교하고가 권하는 31권의 책이야기>를 선정하고, 교하 도서관과 연계해 인문 고전 독서 보고서 대회, 독서 캠프, 다독상 등 다양한 행사를 매년 개최한다. 그중 인문학 독서활동으로 저자와 함께 하는 북 토크 형식의 인문학 특강은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정호승, 유안진, 황동규, 함민복, 안도현, 정희성 시인 등을 초청해 특강을 하는 시낭송 축제는 교하고만의 자랑거리이다.
<미니인터뷰>
오동진(교장)
간혹 학생들이 직접 쪽지 편지를 건네주기도 하는데 학생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볼 수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우리 학교 수업방식은 소수 잘하는 학생들만을 위한 엘리트 교육이 아니라 평범한 학생들의 개별적인 역량과 잠재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의 장을 최대한 확보해 적극 활용하면서 학생들의 제안을 학교 게시판에 바로 바로 답변해주고 있다.
김예린(고3, 방송부 부장)
‘교학상장 프로그램’을 통해 멘토 활동을 하면서 가르치는 경험도 하고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교실에서는 질문하기 어려운 부분도 친구라서 쉽게 물어볼 수 있고 정기적으로 만나서 공부하는 습관도 가질 수 있었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학습 자료를 주고받고 서로 피드백을 하면서 공부하는 방식도 배웠다. 3년간 멘토링 활동은 교사로서 꿈을 키우는데 영향을 주었다.
오주완(고3, 학생회장)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에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하게 열려있다. 대의원회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학교에 제안하고 반영하려 노력한다. 다양한 수업방식을 시도하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동아리 활동, 학교 축제가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 우리 학교의 장점이다. 학생들이 선택의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다.
강영미 리포터 pothi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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