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동아리에는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과학이 재미있다는 학생, 음악이 좋다는 학생, 운동이 최고라는 학생 등. 각자 자신이 끌리는 방향으로 열정을 다해 나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미래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1. 환경융합동아리 ‘온새미로’
“운정 호수공원을 자연 그대로 지켜 낼래요!”
환경융합동아리 ‘온새미로’(지도교사 이기현)는 지역사회의 환경문제를 진단하고 개선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자율동아리다. 동아리를 제안한 윤슬기양은 “처음에는 미세먼지와 실내 정화와 관련된 주제를 탐구하고자 생각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전국 환경 탐구대회에 참가하면서 연구 주제를 지역사회 환경문제로 바꾸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꿈나무 푸른교실’이 주최하고 (사)환경교육센터가 주관하는 ‘전국 환경 탐구대회’는 전국의 초・중・고교 환경동아리를 대상으로 환경 관련 계획서를 제출받아 초등부 15팀, 중・고등부 15팀을 선정해 1년 동안 환경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멘토링하는 전국 대회이다. 지난 4월초 전국 환경 탐구대회에 선정된 ‘온새미로’(‘자연 그대로’라는 순우리말)팀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작지만 위대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운정 호수공원의 생태에 관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김민승군은 “운정 호수공원을 다니며 직접 관찰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해서 의견을 물었어요. 또 공원관리사업소에 찾아가 물 순환에 대한 자료를 얻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그 결과 운정 호수공원에는 물의 순환이 잘 되는 곳은 전반적으로 깨끗하지만, 순환하는 물줄기가 닿지 않는 곳에는 물이 고여 썩거나 녹조를 띠고 간혹 악취를 풍기는 곳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운정 호수공원의 문제점을 찾아낸 ‘온새미로’팀은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른 인공호수의 사례를 찾아보고 모둠별로 토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도교사 이기현 선생님은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식의 식상한 결론이나 문제 제기 단계에서 끝내지 않고 학생들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과학적 방안을 찾기 위해 모둠별 토론을 하고 있어요. 같은 현상을 두고서 학생들이 제 각기 다양한 원인 분석과 해결 방안을 제안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과서 속의 지식을 삶의 현장으로 확장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윤슬기양(중3)
저는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읽고 관련된 강연을 들으면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침묵의 봄>은 DDT라는 농약이 생물 다양성에 미친 영향에 관한 책인데, 우리 지역사회의 환경 문제를 과학적으로 풀어보고 싶어 친구들과 환경융합동아리를 만들게 됐어요. 1년 동안 환경 탐구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쉽진 않지만 점점 깊이 빠져들면서 참 재미있어요.
윤승현군(중3)
저는 올해 들어 미세먼지를 보면서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실감하게 됐어요. ‘온새미로’는 ‘자연 그대로’라는 토박이 말인데 운정호수가 인공호수지만 자연 그대로 복원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제가 생각한 과학적 지식이 우리 현실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해요.
김민승군(중3)
저는 과학과 환경에 관심이 많고 특히 사슴벌레 같은 곤충들을 좋아해요. 자료조사와 탐구일지, 중간보고서 등 해야 할 활동이 많긴 하지만 목적 없이 우리끼리 토론하는 것보다는 탐구대회를 통해 특정한 목표를 갖고 일정에 맞춰 연구하니까 체계적으로 탐구할 수 있어서 좋아요.
2. 지산밴드부 ‘깐따삐아’
“실력파 아마추어 밴드로 때론 진지하게 때론 즐겁게”
지산밴드부 ‘깐따삐아’(담당교사 박근수, 지도교사 김장현)는 지난해 파주시에서 개최한 파주청소년예술제에서 중등 부문 1등상을 수상한 실력 있는 아마추어 학생 밴드이다. 자율동아리 제도가 도입되기 전부터 지산밴드부 모임을 꾸려 왔다고 한다. 밴드 초창기부터 참여해온 윤태영군은 “처음에는 드럼과 기타를 좋아하는 선배들이 모여 밴드부를 결성했다고 들었어요. 그때는 토요 방과후수업을 중심으로 모였는데, 자율동아리 제도가 생기면서 평일에도 밴드부가 모여 연습하기 위해서 자율동아리를 결성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지산밴드부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골고루 참여하고 있으며 19명의 멤버가 학년별로 팀을 짜서 연습하기 때문에 동아리가 대를 이어 계승되고 있다. 학생들이 취미삼아 즐기는 동아리지만 밴드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매주 토요일 오전 3시간씩 전문 강사와 함께 제대로 된 트레이닝을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동아리 활동 시간에는 멤버들끼리 시청각실에 모여 밴드 연습을 한다.
지산밴드부 ‘깐따삐아’는 봄, 가을에 교내 혜윰숲에서 정기공연도 연다. 얼마 전 봄 정기공연을 마친 지산밴드부는 또래 학생들의 열띤 호응 속에서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한다. 보컬을 맡은 남지수양은 “공연이 끝난 뒤에 평소에 잘 모르는 친구가 다가와서 밴드부 노래를 잘 들었다고 얘기해줘서 정말 기뻤어요”라고 말했다. 가을에 열리는 학교 축제인 지산제 때에는 운정행복센터 공연장을 빌려 밴드 공연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산밴드부를 지도하는 김장현 전문 강사는 “지산중은 공간과 설비 면에서 밴드활동을 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요. 또 학생들이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걸 할 때는 놀랄 정도로 열심히 잘 해내고 있어요. 음악을 전공하는 고등학생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윤태영군(중3)
저는 원래 통기타로 동아리에 들어왔는데, 동아리 선배 덕분에 일렉트릭 기타를 배우게 됐어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예고로 진학할 목표를 세우게 됐고요. 장차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작곡도 해보고 싶어요. 파주시 청소년예술제에서 1등을 했을 때는 밴드부 생활 중 가장 보람차고 기쁜 순간이었어요.
남지수양(중3)
저는 보컬을 맡고 있는데 무대에 서서 노래 부르고 관심 받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밴드 활동이 참 즐거워요. 3학년이 되면서 밴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해서 선배로서 좀 더 책임감을 갖게 돼요. 실력을 더 갖춰서 가수가 되고 싶은데 밴드부는 저에게 소중한 추억과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소준상군(중3)
처음에는 취미로 노래를 불렀는데 밴드부에 들어오라는 친구의 권유로 오디션을 봐서 합격했고 올해 동아리를 시작했어요. 밴드부 활동을 해보니까 점점 더 재미있어요. 밴드에서는 기타나 건반, 드럼 등 다들 전문적으로 연주하니까 보컬인 저도 잘해야 할 것 같아서 더 열심히 하게 돼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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