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활 후 한국에 들어와서 초등부 학생들을 잠시 가르친 적이 있다. 회화, 단어, 문법 사항 등 나름 섹터별로 체계적으로 지도하였다. 수업 시간 때 마다 큰 소리로 읽게 하고, 문법을 가르친 후 간단한 영작을 할 때에도 열의를 가지고 임했던 어린이들의 모습을 기억한다. 부담감을 찾아 볼 수 없었던 눈망울에서는 영어 공부에 대한 흥미를 읽을 수 있었다. 순수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재미와 더불어 하는 영어 공부는 그 아이들에게는 싫은 과목도 어려운 과목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날의 학습내용을 스폰지처럼 흡수 하면서 낭랑하게 내뱉는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차 있었다. 물론 100% 다 맞지는 않더라도 그것은 중요치 않았다.
재미만으로 할 수 없었던 중학교 영어 공부
입시 학원으로 넘어와 특목고 대비반에서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 온 아이들의 영어를 접하는 태도에서는 살짝 긴장감이 묻어난다. 중1 교과 과정은 초등학교 때 했었던 부분이라 할 만 하지만 처음 치루는 중간고사는 정확함을 요구한다. 자신 있었던 영어가 시험의 무대에 오르면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 구나라고 아이들이 체감하는 순간이다. 요즘은 1학년 자율학기제 시행으로 한 학기 후에 보는 영어 시험은 더욱 더 어렵게 체감될 것이다. 초등학생 때 조금만 잘하면 칭찬을 받았던 표현도 중학교에 오니 정확하지 않거나 무엇인가를 빼먹으면 감점을 당한다. 나의 영어실력이 점수화가 되어 나오니 현실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2학년으로 올라가니 갑자기 문법사항도 쏟아져 나온다. 단어도 외울 것이 많다. 이제 영어는 재미보다는 노력이 필요한 과목이 된다.
어려워지는 중등영어, 넘어야 할 산으로 이해해야
아이들이 단어나 문법을 공부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경우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을 대입하여 동기 부여를 시킨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이 한국어의 기본적인 단어나 어순을 배열 하는 것을 공부하지 않고 한국어를 잘 하고 싶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등과정은 바로 이런 것들을 배우고 다지는 시기이다. 우리말과는 다른 나라의 언어인 영어의 기본적인 단어, 문법, 독해 등을 배우는 단계다. 그 기본적인 과정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말과 전혀 영향을 주고받지 않은 영어이기에 어쩌면 당연하다. 이 시기의 영어 공부는 어쩌면 고등영어보다 더 길고 지루한 싸움이 될 수도 있다. 고등 영어공부의 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주입식보다는 이해와 설득으로
고등영어 전문 강의를 하는 현 시점에서 학생들이 가장 잘 닦아 놓고 올라왔으면 하는 부분은 단연코 문법이다. 문법이 되어야 문장 구조가 보인다. 우리말과 전혀 다른 영어만의 구조를 알려면 문법 학습은 필수 사항 이다. 교육 과정을 놓고 봤을 때에도 중등부 때 웬만한 문법 사항은 다 학습을 하게 되어 있다. 영어를 공부할 때 우리말과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비교하면서 학습하는 것이다. 중학생들은 아직 어리다.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필수 과목이기 때문에 학습해야하는 영어라는 과목을 무턱대고 주입식으로 학습하게 해봐야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것은 이렇게 다르기 때문에 너희가 어려워하는 게 당연하다. 너희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다”라고 설득을 시키면서 진행을 하면 아이들은 그 차이를 이해하면서 받아들인다. 단어와 독해를 학습할 때에도 끝이 없는 공부를 해야 할 것처럼 늘어놓는 것 보다는 어느 정도를 얼마만큼 해야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오르게 되는지 설명해주면서 학습을 하게 해야 아이들이 지치지 않는다. 이산을 왜 넘는지 모르고 넘게 한다는 것은 어른들의 욕심 아니겠는가? 오늘은 코스가 가파르니 조금만 오르는 날이다. 오늘은 날이 좋으니 좀 더 가야한다고 설득하면서 그 산을 같이 넘는다면 아이들의 입장에서 더 수월 하지 않겠는가. 과목과 관련된 이론만을 설명하는 것은 좋은 지도 방법이 아니다. 왜 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얼마만큼 해야 하는지 비전을 보여 줘야 한다.
중등영어, 힘들지만 보람 있는 산행처럼
수능 절대평가 시행을 비롯한 영어학습의 거품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나오는 수많은 정책들도 글로벌 시대의 영어실력 요구를 거스를 수 없다. 나중에 영어를 다시 공부하고 싶어도 중학교 교육 과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쉽지 않다. 무엇이든 토대가 중요하다. 지금 지도하는 고등학생들도 중학교 때 그 토대를 잘 쌓아온 학생들이 훨씬 수월하게 영어공부를 한다. 쉽지만은 않았을 영어학습의 기반을 잘 다져온 스스로에게 대견함과 보람을 느낀다. 산을 넘으면 푸른 대지가 펼쳐진다. 분명히 그러할 것이다.
일산 중등·고등부 영어 전문학원
체리수능영어 김서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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