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면 어디선가 나타나 내가 간절히 원했던 선물을 던져주고는 ‘껄껄껄’ 너털웃음 한번 날려주고 홀연히 떠나는 산타크로스 할아버지. 루돌프 사슴이 끄는 눈썰매를 타고 크리스마스 밤이면 착한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간다는 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철석같이 믿고 기다리는 어린이들. 초등학교에 들어갈 즈음이면 그 산타크로스 할아버지가 엄마 아빠였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되지만 그래도 선물을 받고 싶은 욕심에 끝까지 산타크로스를 믿으며 올해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작성하기 바쁘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산타크로스 선물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추운 겨울 방에서 엄마 아빠도 없이 할머니와 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또 다른 외로움이다. ‘혹시 내가 동생을 때려서 그랬나?’ 후회하며 걱정하고 있을 어린이들을 위해 올해도‘몰래산타’가 나선다.
안산 청년들 불우어린이 위해 ‘몰래 산타’ 변신
청년단체들이 시작한 ‘사랑의 몰래 산타’ 운동은 2004년 시작됐다. 소외된 가정의 어린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시작됐다. 사랑을 전하는 크리스마스의 정신과도 맞닿아 몰래산타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갔다. 안산에서 몰래산타 활동을 진행하는 곳은 ‘새사회 청년 일:다’이다. 안산지역 청년들의 모임인 일다는 지난 2009년부터 몰래산타 활동을 진행해 올해 8년째를 맞았다. 올해는 특별히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산타를 모집했다. 일반인 50명과 고3 산타 10명 등 모두 60명의 산타가 꾸려졌다. 일다 몰래 산타 담당자 김송미씨는 “올해는 산타 활동하기 전에 2차례 산타학교를 열어서 산타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팀 별로 역할을 배정하고 가정을 방문한 후 보여줄 율동 공연도 배우면서 산타들끼리 친해지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단원노인복지관에서 열린 2차 산타학교에는 몰래산타 신청자들이 참석 ‘산타수업’을 들었다.
올해 처음 몰래 산타에 도전한 최도희양은 “전 올해 경안고등학교 졸업했어요. 매년 학교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고 관심이 많았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기다렸다가 신청했어요. 그냥 크리스마스날 방문해서 선물만 주면 되는 활동인 줄 알았는데, 아이들 나이, 성별을 고려해 선물도 고르고 방문할 가정 동선도 짜고 공연도 연습하고 할 게 참 많네요. 어떤 아이를 만날지 기대돼요”라고 말했다.
소외가정 어린이와 어르신들에게 선물 전달
올해 몰래 산타는 소외가정 어린이와 어르신들을 방문한다. 한 팀장 방문해야 하는 가정은 6가정. 선물을 기다리는 어린이가 있는 가정과 홀몸 어르신 가정을 방문할 예정이다. 대상 어린이는 다문화가정이나 지역아동센터에서 추천을 받았고 홀몸 어르신 가정은 단원노인복지관이 추천했다.
매년 찾아오는 몰래 산타에는 오랫동안 산타로 활동 하는 사람도 많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몰래 산타를 신청한 이대호씨는 몰래 산타활동으로 오히려 감사함을 배웠다고 말한다. “방문하는 가정은 주로 다문화가족이나 고려 이주민 가정들이에요. 전해주는 작은 선물에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우리가 너무 감사함을 느끼는 봉사활동 이에요. 가능하면 오랫동안 산타활동을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몰래산타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날인 24일 오후 3시부터 저녁 9시까지 선물을 전달한다.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장난감과 학용품등을 마련했고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따뜻한 내의를 마련했다. 어르신들 가정을 방문해서는 짧은 시간이지만 말벗과 안마를 해 드리며 사랑을 전할 계획이다.
몰래 산타 선물 구입비 기부 가능
몰래 산타가 되어 선물을 전달하지 않더라도 ‘몰래 산타’를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현재 몰래산타가 마련하는 선물은 안산희망재단과 한사랑병원 등 후원업체의 지원으로 구입한다. 안산희망재단은 몰래산타 선물 구입을 위한 계좌를 개설하고 일반시민들의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선물 꾸러미 1개당 후원금은 2만원. 몰래 산타를 후원하고 싶은 시민은 신협 131-017-209833 (안산희망재단) 계좌로 후원금을 송금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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