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인 친구가 있다. 덧셈 뺄셈은 물론 천 단위 만 단위까지 수학적인 부분에선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매우 많은 학생이다. 학습 태도 OK, 인성 OK, 수학과 관련이 없는 부분에선 너무나도 그 나이같은 모습만을 보여준다. 이 친구를 보면 앞으로의 장래가 잘 보이며, ‘내가 이런 식으로 교육을 받았으면 많은 혜택을 누렸겠지?’하는 바보 같은 생각마저 들 정도로 훌륭하게 자란다고 생각했었다.
하루는 짜증을 내거나, 문제가 안 풀리면 화를 내고, 동생에게 심술을 부리는 모습을 보았던 날이 있었다. 즉시 학부모님과 이야기해보았고 어머님은 걱정이 하늘을 찔렀다. 이를테면, 학원에 다녀오면 까먹을까 봐 걱정되고 혼자 놀고 있으면 괜스레 불안하고, 배웠던 것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면 왜 모르냐며 학생을 밀고 있었다. 그러면서 ‘왜 내 생각대로 우리 아이가 움직이지 않을까’와 같은 생각을 한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본인 스스로가 학창시절 이후로는 책을 가까이 하지도 않으면서 자녀가 책을 잘 읽기를 바란다. 이것은 욕심이다. 우리 아이가 독서에 취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면 책을 직접 읽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자녀가 자신이 생각하는 길로 걷지 않아서 걱정이라면 자녀가 보는 나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학부모든 교사든 아이가 제대로 걸어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 길은 꽃길도, 가시밭길도 아닌 학생 자신의 길인 것이고, 잘 걸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게 우리의 몫이다. 말을 냇가에 데려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는 것은 말의 의지이며, 우리 아이가 먹지 않는다고 빨대까지 꼽아가며 옆에서 보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학 역시도 물과 똑같다. 물이 싫다고 안 먹을 수 없듯 수학이 싫다고 안할 수 없다. 물이 좋은 아이는 알아서 물을 잘 먹을 것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고, 물을 싫어한다면 물이 좋아질 수 있도록 갈증이 나도록 땀을 흘리게 하면 된다.
잘하고 있어도 앞으로 못할까 봐 걱정, 못한다면 앞으로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우산 장사와 부채 장사 이야기를 빗대고 싶다. 비가 올 때 부채를 파는 아들 걱정을 하는 것과 같이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우산이 너무 잘 팔려서 ‘어디에다가 체인점을 내야 할까’와 같은 생산적인 걱정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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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헌 초등수학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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