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진천동 주택가에 위치한 ㈜쭈쭈사랑은 친환경 천기저귀 렌탈 및 세탁서비스와 친환경 세제 등을 판매하는 업체로 지난 5월 문을 연 신생업체로, 대구에서 유일한 천기저귀 세탁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이곳의 대표 김은주씨는 15년간 한부모 가정을 돌보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다가 둘째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던 경단녀(경력단절여성)였다. 그는 퇴직 후 환경교육리더과정을 이수하고 협동조합 등에서 환경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경력을 쌓아갔고, 드디어 천기저귀로 제2의 인생을 여는 도전을 시작했다.
머리표에 느낌표로 박힌 ‘천기저귀’
김 대표가 천기저귀 세탁서비스 사업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지난 2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육성가사업 창업팀에 선정된 데서 시작된다. 사회적기업 창업 1년 미만 또는 창업준비자에게 창업 관련 지원 및 멘토링을 해주는 이곳에서 그는 운명의 아이템(?) ‘천기저귀’를 만났다.
“지인이 늦둥이 셋째를 낳았는데 아기가 기저귀 발진 때문에 고민하기에 천기저귀 사용을 권유했더니 ‘좋은 것은 아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기저귀 세탁해주는 곳도 있지 않겠냐. 한번 찾아보라’고 했지요. 그런데 대구에는 그런 업체가 없더라고요. 그때 머릿속에 느낌표가 딱 찍혔어요. 그때부터 서울의 관련 업체를 찾아 정보를 수집하고, 육성가사업의 멘토링과 지원을 받으며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일회용기저귀는 대소변을 흡수할 때 화학반응에 의한 열발생으로 기저기 발진을 유발한다. 또 몇 번씩 용변을 봐도 감각이 빨리 오지 않기 때문에 아이의 인지발달도 늦어질 수 있다. 그 사례로 천기저귀를 사용한 아이가 일회용기저귀를 사용한 아기보다 1년 정도 기저귀를 빨리 뗀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사실 때문에 김 대표는 일을 하며 첫 아이를 키우던 때에도 천기저귀 사용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아이를 돌봐주시는 시어머니께 부담 드리지 않으려고 퇴근해서 밤마다 남편과 기저귀 빨래를 하던 기억이 난다”며 “그때는 ‘누가 빨래 좀 대신해 줬으면’ 했는데 지금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다니 참 재미나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는다.
환경도 보호하고 아기 건강도 지키는 천기저귀
김 대표가 운영하는 ㈜쭈쭈사랑은 서비스 신청을 한 가정에 하루 15개의 천기저귀를 깨끗하게 세탁해 배달한다. 가정에서 가지고 있는 기저귀를 사용해 세탁서비스만 이용해도 되고, 쭈쭈사랑이 제공하는 친환경 소재 천기저귀를 사용해도 된다. 또 쭈쭈사랑에는은 유아 및 성인을 위한 친환경 세탁세제도 있다. 율무를 발효시킨 화이트EM이라는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이 세제는 세척력은 일반세제와 다를 바 없이 우수하면서 인체와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기저귀는 모두 아기이름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고 모두 무형광 친환경소재로 제작된다. 모양이나 크기가 다양해 아이의 월령 등을 고려해 선택하면 된다. 기저귀는 무형광 비닐 포장재에 담아 아기 엉덩이를 닦아줄 친환경 물수건과 함께 넣어 개별포장된다. 사용한 기저귀와 물수건은 잘 접어 다시 포장재에 담은 뒤 함께 제공되는 기저귀통에 담아 수거하는 직원에게 전달하면 된다.
수거한 천기저귀는 친환경 유아전용세재를 사용해 세탁한다. 먼저 친환경 발포세제에 담가 오염물을 제거한 뒤 친환경유아전용세제로 애벌빨래와 본빨래, 건조과정을 거친다. 모두 고온으로 세탁하고 건조하며 세탁은 절대 다른 가정의 세탁물과 섞이지 않도록 철저히 분리 세탁하는 것이 원칙.
김 대표는 “일회용기저귀가 썩는데 10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천기저귀 사용과 친환경세제 사용은 내 자녀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며 “젊은 엄마들이 천기저귀 사용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쭈쭈사랑 운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예전에 자신이 일했던 한부모가정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그는 시설에 있는 아기들을 위해 친환경세제를 지원하고 엄마와 아기의 교감을 높이는 아기마사지, 아기 장난감만들기, 친환경연고만들기 등의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육성가사업 선정을 통해 시제품 제작이며 홍보 등 많은 부분의 도움을 받았다. 후에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면 지역사회에 그 도움을 다시 돌려주고 싶다”며 “쭈쭈사랑이 자리를 잡으면 저소득층 여성이나 미혼모 등에 일자리를 더 많이 제공하고 싶다.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 될 때까지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자 리포터 saint053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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