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이것저것 만들기 좋아하는 주부들은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되면 폭신폭신한 실을 한 손에 잡고 또 한손엔 바늘을 잡고 하는 뜨개질부터 떠올린다. ‘니팅 마마즈 손뜨개’모임은 꽃잎이 날리는 봄에도 폭염으로 시달린 여름에도 뜨개질 삼매경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한 줄씩 엮어가면서 느끼는 재미있는 수다를 들어보자.
손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재미
‘니팅 마마즈 손뜨개’모임은 신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리는 주부성장학교 프로그램 중 손뜨개 교실에서 만난 주부들이 만들어낸 봉사동아리다. 거의 모두 자녀를 같은 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이면서 손뜨개를 한 번도 못해봤지만 관심이 많았던 회원들은 금방 친해졌다. 부지런히 손을 놀리면서도 입으로는 아이들이야기, 살림의 지혜들을 선배 맘들에게 듣다보면 입안으로 꿀 떨어지듯 즐겁고 재미있다.
알록달록하면서 따뜻한 느낌의 실을 손에 쥐고 강사의 가르침대로 실을 돌리고 바늘을 움직이다보면 작품 한 가지씩 뚝딱 만들어지는 재미에 육아 스트레스나 살림 걱정도 잊을 수 있었다. 털목도리, 모자, 인형, 가방, 수세미, 방석, 카네이션 등 뜨개질로 만들 수 없는 것은 거의 없을 정도인데 아이들에게 목도리나 모자를 완성해 선물로 주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무얼하느라 돌아보지도 않느냐고 삐쳐있던 남편도 방석이나 목도리를 목에 두르게 되면 함박웃음을 지으며 좋아한다고.
아이들 가르치면 느끼는 따뜻함이 한가득
손뜨개교실을 수료한 후에 배우고 익힌 기술을 그냥 웃고 떠들고만 보내기가 아까워 양천자원봉사센터에 등록을 하고 양천구 동아리 지원 사업에도 신청을 했다.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에게 손뜨개를 가르치는 봉사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고 좋아해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 어르신들도 가르쳐 드리는데 말벗도 해드리고 손을 잡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다보면 남을 돕는 따뜻함이 온 몸에 퍼지는 것이 느껴진다. 모임에서 회원들이 만든 손뜨개 작품들은 각종 행사에서 판매를 해 수익금은 기부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아동 안정 걷기대회 주민캠페인, 장수공원 행사, 토요일마다 동아리 강의 초청, 신월 종합사회복지관 축제 바자회에서 교육과 판매 등의 행사를 치뤘다. 다양한 봉사와 행사에 참여하면서 회원들 간에 사이도 돈독해지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누고 남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더 배워 봉사도 레벨 업 하고파
이제 회원들은 기본적인 뜨개질은 모두 배웠다. 하지만 좀 더 고난도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싶단다. 좀 더 다양한 패턴이나 뜨개질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많은 작품들을 만들고 싶은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실력이 쌓여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는 뜨개 교육 봉사도 하고 작품 판매 수익금을 기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들이다. 처음에는 살림과 육아에 소홀 하는 게 아닌가 뜨악해 하던 가족들도 엄마, 아내가 만들어 내는 작품을 마음에 들어 하고 주변 사람들을 위해 하는 봉사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니팅 마마즈 ’모임은 올해 연말을 뜨개질로 어떻게 따뜻하고 보람차게 보낼까 구상중이다. 지역 주민들과 또 자신들을 위해 따뜻한 손뜨개 작품 들 만큼이나 알록달록 추억을 쌓아갈 계획을 만들어 가고 있고 내년에도 후년에도 봉사하는 모임이 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미니 인터뷰*
이향선 회장
“아무 재주도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새로운 나의 재주를 찾게 돼 기뻐요. 모임에 나오면 즐겁고 봉사까지 하게 돼서 정말 보람 있어요. 많은 작품을 만들면서 나 자신도 돌아보고 다른 이를 돕는다는 것이 쉽고도 어렵다는 것을 알았어요. 업그레이드된 수업으로 실력을 높여 교육 봉사를 할 때도 심화된 내용을 가르쳐 보고 싶어요.”
윤희정 회원
“그동안 많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딸들을 위해 원피스, 조끼 등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지인들에게 가방을 선물했었는데 너무 좋아해줘서 뿌듯했어요. 뜨개질을 가르쳐준 아이들을 길에서 만났는데 선생님이라면서 불러줄 때는 반갑기도 오히려 고맙기도 했어요. 다양한 장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 보고 싶어요.”
유영심 회원
“원래 손으로 만드는 건 모두 좋아했었는데 손뜨개를 처음 배우고는 신세계에 들어온 것처럼 재미있었어요. 모자, 목도리, 가방까지 만들어 들어 다니니 사람들이 부러워해요. 남을 가르치는 건 부담도 되지만 내가 알게 된 새로운 뜨개질 방법을 알려주고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 좋아해주면 정말 기분이 좋아져요. 꾸준히 봉사하고 싶어요.”
멍추이핑 회원
“중국인인데 한국으로 결혼해 왔어요. 한국에 와서 뜨개질을 배우며 친구도 많이 사귀고 파우치나 인형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줄 수 있어 좋아요. 가족들에게 배운 기술로 만든 작품들을 칭찬 받고 아직 서툴지만 내가 알고 있는 걸 다른 이들에게도 전하는 봉사를 할 수 있는 게 보람이 많이 느껴져요.”
이기옥 회원
“무엇이든 배우는 걸 좋아해요. 딸이 엄마가 가방을 떠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서 뜨개질을 배우게 되었어요. 아직 실력은 많이 부족하지만 딸에게 필요한 것도 많이 만들어주고 남도 도울 수 있어 뿌듯해요. 좀 더 열심히 실력을 쌓아서 더 많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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