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출판도시문화재단 소속으로 활동하는 ‘지혜의 숲 플룻 앙상블’의 키워드는 ‘나눔’이다. 플루티스트인 김남경씨가 자신의 재능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만들었고, 회원들은 서로를 가르쳐주며 실력을 쌓으며, 음악이 필요한 곳에 재능기부 공연을 다니는 모임이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지혜의 숲 플룻 앙상블 회원 사진작가 석정민
‘작은 거인’이 이끄는 앙상블
지난 18일, 출판단지 지혜의 숲 대강당에는 이른 아침부터 플룻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주말에 있을 공연 연습을 위해 지혜의 숲 플룻 앙상블 회원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회원들을 지휘하는 이는 지혜의 숲 플룻 앙상블의 단장인 플루티스트 김남경씨다. 회원들이 ‘작은 거인’이라 부르는 김 단장은 작은 체구에 강단 있는 목소리, 그러면서도 상냥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어떻게 재능기부 플룻 앙상블 모임을 만들게 됐을까.
“제가 가진 건 별 것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시작했어요. 혼자서는 힘들죠. 여러분들이 계시니까 (앞으로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독주가 아니라 앙상블이기 때문에 연주도 운영도 혼자서는 어렵다는 김 단장. 그는 “지혜의 숲 플룻 앙상블이 잘 운영되는 것은 모두 배려 깊은 사람들이 모인 덕분”이라며 회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배려하고 돕는 연주 모임
“운동도 잘 하려면 조직력이 좋아야 해요. 앙상블은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협동심도 생기고 잘 운영될 수 있어요.”
전창희 이사의 말에 회원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독주를 잘 하는 이들이라고 해서 꼭 앙상블을 잘 하리란 법은 없고 앙상블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준 연주자도 독주 연주는 힘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학창시절 음악을 전공했던 박은현씨는 출산 일주일 전까지 플룻 앙상블 모임에 참석했고 아기를 낳고 백일이 지난 지금 다시 참여하고 있다. 음악도 좋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을 통해 배우는 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각자의 예술적 감성과 개성이 뚜렷한 음악 전공자들이 앙상블과 같은 모임을 지속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서로 배려하고 돕는 지혜의 숲 플룻 앙상블은 달랐다.
음악도 인생도 배워요
그 비결을 윤금회씨가 정리해주었다. 윤씨는 “가식도 없고 배려심이 있고 쓸데없는 뒷말도 없는 사람들이라 만나도 피로감이 없다. 오히려 힘든 걸 풀고 가는 모임”이라며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이 사람들이 생각나는 걸 보고 놀랐다. 그만큼 편안하다는 것 아니겠나”고 되물었다.
플루티스트에게 직접 플룻을 배우는 흔치 않은 기회. 게다가 직업과 연령대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기에 인생을 폭넓게 배우게 된다. 회원들은 이를 플룻 앙상블에 참여하는 큰 즐거움으로 꼽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만큼 다들 유쾌한 성격인 것도 한몫했다. 남자 단원들도 적지 않게 참여하고 있어서 모임의 균형을 맞추는 점도 좋아 보였다.
함께 하는 재미를 알기에 이제는 혼자 아무리 플룻을 잘 불어도 즐겁지 않단다. 허재희씨는 100일 정도 모임에 참여하면서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빠지지 않을 만큼 지혜의 숲 플룻 앙상블을 아낀다. 연간 5~6회 정도 열리는 연주회 때면 가족들을 다 초대한다는 허재희씨. 11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어 준비할 것이 많지만 플룻 모임만큼은 빠질 수 없는 이유, 바로 함께 하는 즐거움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플룻을 잡은 회원들. 좀 전의 장난스러움은 사라지고 음악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만이 가득했다.
미니인터뷰 김남경 단장
“앙상블에서는 내 소리가 튀지 않아 답답할 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들의 소리가 내 소리처럼 들리는 장점도 있죠. 연주를 마치고 나서 박수를 받는 희열을 아는 분들, 배려심 많아 협동할 수 있는 분들이 앙상블에 찾아오고 계세요. 지혜의 숲 플룻 앙상블은 서로 도와주며 실력을 쌓기 때문에 플룻을 전혀 모르는 초보자도 얼마든 참여할 수 있답니다.”
출판도시 지혜의 숲 플룻 앙상블 신입 단원 모집
출판도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마추어 플룻 앙상블 ‘지혜의 숲 플룻 앙상블’에서 연주와 봉사활동을 함께 할 신입 단원을 모집합니다. 20세 이상 성인으로 화요일 10시부터 13시까지 연습이 가능한 분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악보를 보지 못해도 플룻이 처음인 분들도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환영합니다.
문의 purins10@hanmail.net 010-3311-8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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