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살롱-동기상구(同氣相求)

지역내일 2016-07-23
 ‘삼라만상은 그 성질이 유사한 것끼리 모이고, 만물은 무리를 지어 나뉘어 산다’(方以類聚 物以群分)는 글이 주역에 나온다. 이 글에서 파생된 걸로 알려진 말이 ‘유유상종’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유유상종’과 비슷한 말도 있다. 같은 주파수의 소리는 서로 반응한다는 ‘동성상응’(同聲相應)과 같은 기운을 가진 사람끼리는 서로 서로 잘 사귄다는 ‘동기상구’(同氣相求)이다. 동기상구의 실체를 명리학으로 밝혀보자.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대구의 각계 인사 1천여 명이 ‘일당 일색의 깃발이 춤추는 대구가 아니라 여당과 야당의 깃발이 함께 어울리는 컬러풀한 대구를 만들자’는 취지의 선언문을 발표했었다. 소위 ‘대구를 바꾸자’는 일에 필자는 문인 자격으로 참석해 앞장서 활동했다. 왜 필자가 나섰을까? 편관격(偏官格) 사주의 주인공인 때문이다. 편관격 소유자는 정의를 추구하고 불의에 저항한다. 사리에 어긋나거나 불편부당한 처사를 보면 그냥 넘기지 않고 고치려 한다. 욱하는 성격도 보인다. 투사형이다. 비운의 정치가 노무현 대통령의 명조가 편관격이다. 

 ‘대구를 바꾸자’는 일의 주도자인 A교수와 필자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한 후배 B도 편관격 사주의 인물이다. B는 운동권 출신으로서 옥고도 치뤘다. 이후 늘 이 나라 이 사회가 정의로운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소망해왔다. A교수는 정관격(正官格) 명조의 인물이다. 정관격은 원리원칙과 정도를 추구한다. 모범생이요 도덕군자 형이다. 편관격 인물은 모자를 삐딱하게 쓴 자이고, 정관격 인물은 모자를 똑바로 쓴 자이다. 편관격은 과격한 편이고 정관격은 온건한 편이다. 그런데 A교수의 명조에는 정관이 3개로서 당을 이루고 있다. 정관이 당을 이루면 편관 성향을 드러낸다. 그는 대구사회연구소 운영과 지방분권 개헌운동에 오랜 세월 동안 헌신해왔다. 

 필자가 ‘대구를 바꾸자’는 일을 펼치면서 동참자를 이끌어내 달라고 부탁한 후배 예술가 C도 편관격 인물이다. 평소에 C는 편관격 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심사위원을 맡으면 사바사바를 거부한 채 정당하게 심사하며, 자문위원을 맡으면 틀린 것은 고쳐서 바른 길로 가야한다고 바른 말을 한다. 교육부가 경북대학교 총장 임명을 거부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술자리에선 비분강개도 한다. 

 ‘대구를 바꾸자’는 일에 무려 1백 여 명의 동참자를 이끌어낸 후배 예술가 D도 편관격 사주의 주인이다. 필자는 C의 소개로 D를 만났다. D는 C처럼 예의 바르고 사근사근해서 겉만 보면 편관격의 기질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대학시절에 D는 학과의 비정상인 문제를 바로잡는 일에 후배들을 위해 앞장섰다. 자기에게 불이익이 닥치고 손해가 올 것이 명약관화한데도 정의를 위해 발 벗고 나서 헌신하는 기질을 타고났으므로 ‘대구를 바꾸자’는 일에 맹렬히 나선 것이다.  이상이 편관의 동기상구가 20대 총선 대구 정치판에 변화의 불씨를 던진 선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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