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중학생들의 독서량이 줄어든 탓에 국어실력이 저하됐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지만, 도서관이나 교실에서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책을 읽는 학생들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독서짱은 누구일까?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한 학생 중에서 그림책이나 만화책, 중복해서 빌린 경우를 제외하고 책을 가장 많이 읽은 학생 중 사서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우리 학교 독서짱을 만났다.
하루에 한 권씩 책 읽는 독서 마니아
목운중학교(교장 박현숙)의 독서짱으로 소개받은 3학년 최인서 학생은 목운중 도서부 회장이자 동아리 속 동아리인 도서부 안의 리빙 라이브러리 회장이기도 하다. 도서관 김연희 사서는 인서양이 책을 많이 읽어 2학년 때 도서부로 섭외했고 성실하고 도서부 일을 도맡아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도서부원들의 만장일치로 도서부 회장이 됐다고 소개한다.
인서양은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엄마의 무릎에 앉아 엄마가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책 읽는 재미에 빠진 뒤 중3이 된 지금도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을 만큼 독서 마니아다.
“중3이 되니 학교 일정, 학원과 숙제 때문에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많이 없어요. 학교에서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읽고 밤에 자기 전에 다 읽지 못한 부분은 꼭 끝내려고 합니다.”
동화책에서 문학책으로, 깊이 있는 인간 탐구
어릴 적 엄마 무릎에서 함께 읽던 그림 동화책은 혼자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 각국의 전래동화로 발전했고 이후 관심 분야인 문학책으로 연결됐다. 좋아하는 분야가 생기면서 더 깊이 있게 읽고 인간의 내면에도 관심이 생겼다.
“토스카 리의 소설 <유다: 배신의 입맞춤>을 읽으면서 흔히 기독교에서 악역으로 생각하는 유다의 사정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인간의 내면에 대한 접근성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작가의 고증이 자세해서 읽다보니 꼭 그 시대 이스라엘 사람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목운중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사람을 대출해드립니다(Living Library)’는 코너에서는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친구들에게 소개했다.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가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원작에 흥미가 생겨 책을 읽게 됐습니다. 초상화가 모델 대신 나이를 먹는다는 설정 자체가 신선했어요. 사람의 영혼이 어떻게 악해져 가는지를 잘 묘사해 순수한 소년 같았던 도리언이 점점 타락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재미였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었습니다.”
책 읽으면 다양한 사람 이해하는 능력 향상돼
책을 읽으면 배경지식이 많이 쌓여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외에 다양한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인서양은 “이미 책 속에서 여러 사람들을 접했기 때문에 사람 보는 눈이 커져서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요”라며 어른스럽게 말했다.
인서양은 설민석 같은 역사 강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또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역사소설을 쓰고 싶다.
“책을 읽을 때 소소한 인물, 사건, 배경 등에 관심이 많아요. 그 시대 사람들은 뭘 먹었고 무엇을 입었는지, 뭐 하고 놀았는지 이런 소소한 이야기를 구성지게 넣은 역사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지루한 암기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재미있게 강의해 주고 싶습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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