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반 무예학교 경당 사람들

민족무예 배우며 옛 무사의 숨결 느껴요

지역내일 2016-06-29 (수정 2016-06-29 오후 7:13:23)
수원 화성과 남산에 가야 볼 수 있던 24반 무예를 우리 지역에서도 직접 배울 수 있게 됐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는 대장동, 오후 4시에는 정발산 공원에서 24반 무예 경당 수련이 열리기 때문이다.
24반 무예는 조선 정조 대왕 시절 왕명에 의해 이덕무, 박제가, 백동수 등의 학자와 무관이 주도해 편찬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실린 24가지 기예를 말한다. 보병무예 18가지와 기병무예 6가지로 구성된 24반 무예는 군사를 훈련시키기 위한 무예로 호쾌한 동작과 실전적인 기술이 특징이다.

 
고구려의 기상 잇는 민족 무예 학교
24반 무예의 끊어진 맥을 다시 살린 사람은 1970년대 독재에 저항하다 쌍무기수가 된 임동규 선생이었다. 선생은 0.64평의 독방에서 빗자루 도사라는 소리를 들으며 친구가 넣어 준 무예도보통지를 복원했다. 1989년 출소 후에는 민족도장 경당을 세우고 24반 무예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경당은 고구려시대 평민의 자제들에게 글 읽기와 활쏘기, 칼 쓰기 등 문무를 겸비한 인재로 길러내던 교육기관이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강하고 자주적이었던 고구려시대 ‘자주·자강·진취의 기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단체 이름을 경당이라고 지은 것이다.
24반 무예학교 경당은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광주를 비롯한 전국 20개 도시에 수련장이 있으며 50여개 대학에 동아리가 있다. 외국에는 독일과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연맹과 미국 엘살바도르 등에 수련장을 두고 있다. 서울 중앙중과 면목중 목일중 등 전국 30여 초중고에서 방과 후 특기적성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1996년부터 6년 동안 국방부 전통의장대에 무예지도를 하면서 전통의장대의 창립에 기여 했다.
 
검 수련부터 말 타고 활쏘기까지
고양시 24반 무예학교 경당은 지난 4월 시작됐으며 24반 무예 아카데미 경당 강경용(57) 대표와 김대양(43) 수석사범이 지도하고 있다. 지도 대상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성인까지이며, 24반 무예와 명상 및 기공, 무예 관련 체험 등을 두루 가르친다.
몸 풀기에서는 우리 고유의 심신 수련법인 예법과 맨손 검술, 호흡법 등을 한다. 무예도보통지 24반 무예 수련은 본국검, 쌍수도, 교전, 쌍검, 죽장창 등을 배운다.
명상과 기공 수련은 내관 호흡법과 팔단금을 가르치고 무예 관련 체험에서는 말타기부터 마상쌍검 등 마상무예를, 국궁은 말을 타며 활 쏘는 방법처럼 실제 무사들이 수련하던 방법 그대로 배울 수 있다. 수련이 깊어지면 진검을 쓰는 법과 실제 교전술과 전통 칼 쓰기도 배우게 된다.


 
심신의 건강 지키는 양생법
24반 무예를 수련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강경용 대표는 “무작정 달리거나 산에 오른다고 건강해지지 않는다. 바른 호흡법과 바른 자세를 알고 몸의 균형과 조화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검을 통해 정신을 집중해 수련하며 심신을 단련하는 24반 무예는 건강에도 좋다. 무예가 무술 기능으로 쓸모는 줄었지만 전통 대대로 내려오던 양생법이라 현대인에게도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경당의 모든 활동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월 수련비도 청소년 이하 3만 원, 성인 5만 원으로 부담 없다. 24반 무예 아카데미 경당에서는 매년 여름과 겨울에 계절학교를 열어왔으며 중·고등 과정 대안학교도 계획하고 있다.

 
문의 강경용 대표 010-4654-7431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미니인터뷰
24반 무예 아카데미 강경용 대표


“24반 무예의 1028개 동작은 호쾌하고 장중한 멋이 있습니다. 무예를 수련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지요. 감정의 흔들림이 적어야 무예를 잘하기 때문이죠. 생각하기보다 몸을 움직여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무예 수련이 좋습니다.”
 
24반 무예 아카데미 김대양 수석사범

“무예는 인체과학입니다. 또한 상대적입니다. 상대가 없으면 그저 춤동작이죠. 무예를 통해 사회성과 공동체 생활의 기본, 경쟁력을 배우게 됩니다. 특히 자라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24반 무예를 통해 문무를 겸비한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산 경당 백성옥(55) 회원

“강경용 선생님이 평소 얘기하시는 ‘지성과 야성을 겸비한 행동하는 지성인’에 공감해서 24반 무예를 배우게 됐어요. 수련을 한 후로 몸 근육에 힘이 생기는 게 느껴져요.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내 몸에 맞춰 운동하면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산 경당 조성미(54) 회원

“평소 몸을 움직이는 것, 무예에 대한 관심이 많았죠. 검을 처음 잡을 때 희열이 느꼈습니다. 경당은 민족정신까지 들어가 있는 무예라 더 좋아요. 제 나이에 배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짧은 시간 수련했지만 몸에 힘과 탄력이 생기는 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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