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선 현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권오준 작가와 함께하는 톡톡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딱딱하고 지루한 글쓰기 강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글쓰기가 놀이만큼 쉽고 재미있다는 친구들의 이 수업을 찾았다.
남지연 리포터
글쓰기의 시작은 자신감
‘톡톡 글쓰기’ 강좌는 생태동화작가로 잘 알려진 권오준 작가가 진행하고 있다. 그간 학생들에게 글쓰기 관련 강의를 해오면서 방법적인 면에 한계를 느꼈었다는 권 작가. “무작정 글을 써보는 연습만으로는 실력이 늘지 않더라. 더 재미있고 효과적인 글쓰기 방법이 무얼까 고민하게 됐다. 그러다가 글쓰기를 우리말과 결합해 쉽게 풀어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업은 제시 단어를 이용한 짧은 문장 만들기부터 시작된다.
“냉장고, 뛰어놀다, 덥다, 세 단어를 이용해 문장을 만들어볼까?” 라는 강사의 요구에 아이들은 거침없이 문장을 만들어낸다. 각자가 만들어낸 문장을 뽐내며 발표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부끄러움이나 두려움은 찾아볼 수 없다. 짧은 문장 만들기에 이어 문장 잇기, 친구가 만든 문장을 이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 과정이 이어진다. 생각하고 문장을 만들어내는 연습을 통해 어순과 시제, 논리, 단어의 의미들을 배워나간다. 좋은 문장,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문장이 나오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논리적으로 보완해야 할 문장,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은 즉시 수정해 바로잡는 연습을 거친다.
‘오답’을 지적해내는 과정은 절대 아니다. 권 작가는 “글쓰기에 오답은 없다. 앞뒤가 맞지 않은 문장을 낸다 하더라도 그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 다양한 생각을 수용하다 보니 아이들이 말하기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없어지는 게 보이더라. 자신감이 있으니 말하기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더욱 재미를 붙이게 된다”고 말했다. 틀려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신감. 글쓰기의 시작이다.
수업은 권 작가의 말처럼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하도록 유도하며 이뤄진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은 수많은 문장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단어의 정확한 의미와 글의 논리성을 배울 수 있다.
수업을 그간 들어온 친구들의 반응 역시 자신감에 차 있다. 김민재(초5) 학생은 “수업에 참여하면서 글짓기 대회에 나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예전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주저했었는데, 이젠 제가 생각하는 이야기를 맘껏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서예강(초4) 학생은 “문장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서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많이 배우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더 명확하게 제 생각을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톡톡 글쓰기 강좌 다음 차수는 7월 4일 개강할 예정이며,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일산한겨레교육문화센터로 문의. 031-923-3300
■mini interview
▶ 권오준 작가
“글에는 정답이 없다!”
-글을 잘 쓸 수 있는 노하우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에서 출발한다. 요즘 아이들은 생각할 여유가 너무 없다. 글에는 정해진 답이 없는데, 도식화된 답을 바라는 부모들의 책임이 크다. 아이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여유, 어떠한 엉뚱함도 받아들일 수 있는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작가소개>
생태동화작가이자 말하기, 글쓰기 강사. 환경정의시민연대에서 우수 환경책 저자에게 주는 <한우물상>을 수상했다. EBS 자연다큐 <하나뿐인 지구>를 비롯해 각종 방송 매체 출연 및 학교, 도서관 등에서 스타강사로 활약 중이다. 생태 강연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글쓰기 강좌도 진행한다. 현재 환경부 국립생태원 출판 심의위원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생태동화시리즈 <둠벙마을 되지빠귀 아이들> <꼬마물떼새는 용감해> 등을 비롯해 생태에세이<우리가 아는 새들, 우리가 모르는 새들>, 생태동화 <날아라, 삑삑아!> 등이 있다.
▶ 박채영 학생(초4)
수업이 지루하지 않고 무척 재미있답니다. 그 중에서도 끝말잇기 게임 시간을 좋아해요. 많은 단어를 익히게 됐답니다. 단어를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니 글쓰기에도 요령이 생겼어요. 글쓰기가 이젠 쉬워졌어요.
▶ 안슬기샘 학생(초4)
일기 쓰기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전에는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거든요. 이제는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잘 썼다며 제 일기에 칭찬 코멘트도 많이 달아주세요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