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8시, 분당 오리역 LH주택공사 1층 체육관에는 활기찬 함성이 울려 퍼진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배구공은 보는 사람조차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한다. 하지만 정작 비 오듯 땀 흘리는 회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두 시간이 넘는 운동시간에도 배구에 중독된 사람들인 ‘V-holic’ 회원들은 지칠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긍정적 에너지가 가득해지는 그들의 배구사랑을 들어보았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배구를 좋아한다면 누구나 환영
5년 전 여성 배구동호회로 시작된 ‘V-holic’은 현재 15명의 여성회원과 9명의 남성회원이 함께하고 있다. 배구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진 운동이라서 배구를 좋아하는 사람 모두에게 회원자격이 주어졌고, 1년 전 금남의 문이 열리면서 여성 ‘V-holic’팀과 남성 ‘V-holic’팀이 함께 공존하게 되었다.
동호회 회장인 문지영씨(40세ㆍ분당 정자동)는 “배구는 보편화된 운동이 아니에요. 더구나 분당에서 동호회를 찾아 함께 운동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이런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저희 동호회에서는 연령과 성별 구분 없이 배구만 사랑하면 누구나 함께 운동하고 있습니다”라며 배구에 중독된 사람들의 모임인 ‘V-holic’을 소개했다.
“처음엔 여성 동호회에 참여한다는 것이 어색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운동이 같아서 금방 어색함을 떨칠 수 있었답니다. 이제는 다른 남성회원들과 전국대회에 참여해 8강에 진출할 정도로 인원은 물론 실력까지 갖추게 되었어요.” ‘V-holic’의 남성회원 1호인 김영호씨(31세ㆍ성남 하대원동)는 뒤늦게 출발한 남성 회원들의 활약상을 전하며 웃음 짓는다.
시원하게 꽂히는 스파이크에 스트레스 안녕~
고등학교 시절 체육 실기시험을 위해 배구공을 튕기며 토스 연습을 하던 것이 배구와 인연의 전부였다. 시험의 압박과 함께 배구를 접해서인지 배구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신기하기만 하다. 신기하도록 배구를 즐기는 ‘V-holic’ 회원들은 순수 아마추어들이다. 하지만 열정만큼은 프로 못지않다는 것은 그들의 운동 현장을 조금만 바라보면 알 수 있다.
자신이 힘껏 때린 공이 상대방 코트에 꽂혔을 때의 짜릿함과 어려운 스파이크를 받아냈을 때의 짜릿함을 최고의 순간으로 꼽는 회원들 중에서 20대 못지않은 체력과 열정이 돋보이는 최미자씨(59세ㆍ분당 구미동)는 30년 넘게 배구를 즐겨온 배구 동호인이다.
“다른 배구 동호회에서 오전 운동을 했음에도 운동이 있는 일요일이면 저녁 운동에 또 나오게 되요. 배구도 재미있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이 기다려지기 때문이에요. 오랜 세월 주중에는 회사일로 주말은 배구로 바쁘지만 가족들 모두 제 취미생활을 인정해준답니다. 아마 운동을 하고 돌아오면 제가 밝아지기 때문인가 봐요”라고 최미자씨는 말하며 서로 응원해주고 함께 땀 흘리는 동호회 활동을 하고 나면 일주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해소된다고 덧붙인다.
함께 하는 팀 운동, 함께 하는 인생의 재미 맛볼 수 있게 해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회원들로 구성된 ‘V-holic’은 ‘배구하는 재미’에 충실한 동호회다. “저희 동호회는 정해진 포지션이 따로 없어요. 운동 경력에 따라 고정된 포지션만 하다보면 배구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됩니다. 운동은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 동호회는 매주 금요일에는 훈련을 주로 하지만 격주로 진행되는 일요일 운동에는 연습경기를 주로하기에 초보라도 배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답니다.” 10년 넘게 배구를 해온 박세순씨(48세ㆍ용인 역북동)는 ‘함께 배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V-holic’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동아리와 달리 나이차이가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동호회에서는 배우는 게 참 많아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도 배우고 함께 어울리는 기쁨도 알게 되고요”라고 김영호씨는 동호회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을 전한다.
각자 정해진 자리에서 자신들의 몫을 다해내는 책임감 있는 스포츠인 배구. 서로서로 배려하며 함께 하기에 행복한 ‘V-holic’ 회원들이 부러운 일요일 저녁이다.
문의: 010-7797-8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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