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오월도 어느덧 슬며시 치맛자락을 여미며 자취를 감추려 한다. 오월은 찔레꽃과 장미꽃으로 상징된다. 찔레꽃은 시골처녀 같은 꽃이고, 장미꽃은 도시처녀 같은 꽃이다. 찔레꽃은 때 묻지 않고, 꾸밈이 없고,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하얗게 고요히 웃고, 은은히 향을 뿜고, 깨끗한 무명옷을 입고, 순종하고, 기다리고, 인내하는 꽃이다. 그 심성과 자태가 옛 시절의 시골처녀를 꼭 닮았다.
물론 요즘 이런 시골처녀는 없지만 찔레꽃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아니 그리워하는 남자는 많다. 장미꽃은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거침없이 큰 웃음을 날리고, 보란 듯 뽐내며 과시하고, 고혹적인 향기를 내뿜고, 늘 화려한 차림을 하고, 도전하며 개척하고, 앞장서 나가는 정열의 꽃이다. 그 기질과 행동이 무한경쟁 속에 살아가는 도시의 여자와 흡사하다. 여자의 위세가 등등해진 세상이니 장미꽃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아니 찾아나서는 남자도 많다.
웬 꽃 타령인가? 올 오월에는 유독 신붓감을 제때 얻지 못해 장가가기가 늦어진 노총각들의 사주를 여럿 보면서, 계절의 여왕인 오월이 찔레꽃도 피우고 장미꽃도 피우건만 노총각들에겐 참 무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꽃 타령을 해보았다. 그리고 이 노총각들의 배우자 복분을 보면서 ‘없어도 탈이요, 많아도 탈’이란 말을 떠올렸다.
36세 남자 갑은 일류 대학을 나와 일류 대기업에 다닌다. 키도 크고 인물도 우월하다. 아직 마련하진 않았지만 아파트를 살 수 있을 정도의 저축도 있다. 부모는 연금생활을 하니 부양 걱정도 없다. 부족함 없는 조건을 갖춘 남자이건만 아직 미혼이다. 부모가 걱정 끝에 결혼정보회사에 의뢰해 몇몇 여자와 선을 보였으니 이래서 싫다 저래서 싫다 퇴짜를 놓았다. 왜 이럴까? 그의 사주엔 배우자 코드가 없고 배우자궁이 상충으로깨어져 있다. 그래서 여자가 잘 생기지 않을뿐더러 원하는 조건에 맞는 여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28세부터 37세 사이에 배우자운이 와 있을 뿐더러 더욱이 29세,30세,31세 땐 인연운이 좋게 왔는데도 잡지를 못했다. 올해와 내년도 인연운이 양호하니 꼭 잡으라고 그 모친에게 조언했다.
37세 남자 을도 일류 대학을 나와 일류 대기업에 다닌다. 이런 인연 저런 인연으로 만나는 여자가 많다. 가만히 있어도 접근하는 여자도 많다. 그런데 결혼할 여자는 없다. 왜 이럴까? 그의 사주엔 여자 코드가 너무 많아서 탈이다. 풍요 속에 빈곤이다. 너무 많으니 고르지를 못한다. 그리고 이모저모 매우 따지는 스타일이니 여자 고르다가 노총각으로 늙어가기 십상이다. 32세, 35세 때 길연이 왔는데도 놓쳐버렸다. 올해와 내년엔 지인의 구원이 있고 스스로도 여자 선택 능력이 왕성해지니 기회를 잡으라고 그 모친에게 알려 드렸다.
부모들이여, 노총각 아들을 장가보내지 못해 무작정 걱정만 늘어놓지 말고 왜 그런지 원인을 찾아보시라. 사주 속에 그 까닭이 있다. 그리고 아들에게 배우자 인연이 언제 오는지 찾아보시라. 사주 속에 그 때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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