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 판교도서관 앞에서 ‘스웨덴 시어머니와 요리하기’라는 독특한 간판을 마주했다. ‘스웨덴 시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과 자주 접하지 못한 스웨덴 음식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조심스럽게 문을 연 그곳. 비록 스웨덴 시어머니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스웨덴 시어머니의 손맛이 담겨진 김진경 대표의 요리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한국 며느리, 스웨덴 시어머니에게 손맛을 배우다
김진경 대표는 스웨덴 남편과 결혼한 후 시어머니가 내어준 ‘닭 가슴살 오븐구이’의 맛을 잊을 수 없었다고 회상한다. 처음 먹어본 시어머니 요리이기도 했지만 요리 과정이 어렵지 않음에도 수분을 머금어 촉촉하고 부드러운 닭고기의 육질 맛을 자랑하는 닭 가슴살은 팬과 솥으로 요리한 음식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이처럼 볶고 지지고 조리는 한국 음식과 다른 조리 과정으로 완성되는 시어머니의 오븐요리를 맛보고 가게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익숙하지 않았던 오븐요리에 장점이 많더라고요. 우선, 각종 재료를 이용해 기본 조리를 한 후 오븐에 넣어두면 요리가 완성될 때까지 여유가 생겨요. 그 시간을 이용해서 샐러드와 스프 등 다른 요리를 준비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시간 활용도 마음에 들더라고요. 무엇보다 마음에 든 것은 보기에는 화려하지 않지만 오븐에서 일정 시간을 지나 나온 요리가 가진 깊은 맛이었어요.”
김 대표는 오븐요리를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축제 등 특별한 날이면 스웨덴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먹는 미트볼 요리와 연어와 청어를 이용한 생선요리, 그리고 스웨덴 사람들이 즐겨먹는 스튜와 샐러드를 시어머니께 배웠다.
편안한 밥집의 향수를 느끼는 소박한 유럽 밥집
“예부터 서로 교류가 많았던 유럽 국가들의 국제적 상황은 음식에도 나타나요. 파스타가 이탈리아만의 고유 음식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비슷한 재료로 만들어 내는 음식들이 많아요. 이렇게 형식은 비슷하지만 각 나라의 특산물이나 기호에 따라 서로 다른 소스를 곁들여 각 나라의 고유 음식의 맛을 낸답니다”라며 유럽 음식의 특징을 설명하는 김 대표.
같은 스튜라도 더운 그리스에서는 토마토소스를 이용한 스튜를, 맥주가 유명한 독일과 벨기에에서는 흑맥주를 넣은 스튜가 대표적이며 스웨덴에서는 레드와인을 넣은 스튜를 즐겨먹는다며 김 대표는 같은 듯 서로 다른 유럽 음식이 가진 다양한 맛을 소개한다.
최근 들어 소박한 집밥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화려하고 자극적인 맛은 아니지만 편안하면서 자꾸 생각나는 집밥의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 대표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조미료를 쓰지 않고 소금과 후추 등 기본 간으로 조리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맛을 선보이는 유럽 가정식을 대접하는 ‘유럽 집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로 연관 있는 다양한 유럽 가정식을 3일에 한 번씩 메뉴로 소개하고 있는 김 대표는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시게 할 수 있는 것이 저희 음식점의 특징이에요. 매번 같은 국과 반찬을 먹을 수 있는 집밥은 쉽게 질리니까요”라는 말로 번거롭지만 제철 재료 등을 이용해 자주 바뀌는 이곳 메뉴 구성을 설명한다.
‘스웨덴 시어머니와 요리하기’는 크레페와 비슷한 얇은 두께가 특징인 ‘스웨덴 팬케이크’와 식초, 설탕, 허브로 배합한 소스나 토마토, 겨자소스에 잘 절여진 청어로 대표되는 스웨덴 요리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반드시 스웨덴 요리를 맛보려면 전화문의가 필수지만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맛있는 유럽 가정식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쿠킹 클래스로 우리 집 식탁에도 유럽 가정식을
서판교에 매장을 열기 전 용인에서 6년째 유럽 가정식 클래스를 진행해온 김 대표. 오랜 세월 그에게 요리를 배운 사람들의 수와 평가로 요리에 대한 검증은 이미 마쳤다. 샐러드와 스프 등 전채를 시작으로 닭 가슴살을 비롯한 육류와 생선을 이용한 메인 요리, 마지막으로 식사의 여운을 책임지는 파이, 쿠키, 그리고 케이크 등 디저트까지 모두 배울 수 있는 클래스는 요리 과정이 어렵지 않아 쉽게 배울 수 있는 짜임새와 활용도 높은 요리 구성으로 주부들의 만족도가 높다. 매번 요리를 배울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원데이 클래스까지 있으니 놓치지 말자.
엄마가 해주는 집밥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래도록 속이 든든한 음식들을 선보이고 싶다는 김 대표의 말처럼 이곳에서는 유럽 시어머니의 손맛을 간직한 특별한 ‘유럽 집밥’을 맛볼 수 있다.
위치: 분당구 운중로 267번길 7
문의: 070-8838-2677(일요일 오전, 월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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