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이야기) ‘맛있는 사각사각’ 대표 이을지씨

이벤트, 선물, 추억이 되는 요리수업

지역내일 2016-05-19 (수정 2016-05-19 오전 12:19:00)

“싸는 재미, 주는 재미 알려주고 싶어요”
일일특강 형식, 배우고 만들고 싸가고




도시락의 사전적 의미는 “점심밥을 넣어 가지고 다니는 그릇 또는 점심밥의 통칭”이다. 이런 도시락은 집을 떠나 여행이나 소풍을 갈 때 들고 다니는 것으로, 대체로 기본 반찬을 곁들여 담은 밥이 연상된다. 그러나 사람이 옷과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면 달라 보이는 것처럼 도시락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색감의 재료와 식어도 맛을 유지하는 메뉴로 자리를 잡고,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도시락 커버까지 장착하면 새로운 의미의 도시락으로 탈바꿈된다. 도시락 탈바꿈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이을지(47세·대화동)씨를 만나보자.




유혜정 리포터 zzibeyou@hanmail.net 




도시락통 같은 작은 공방
요리수업과 뜨개수업 두 가지를 한다는 이을지씨 공방을 가 보니 생각보다 작다. 두 가지를 다 배울 수 있을까하고 의아해 하며 둘러봤다. 뭔가가 계속 나올법한 주방과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실 뭉치를 보고 있자니 ‘가능하겠네’ 하는 설득이 된다. 이을지씨는 “가지고 있는 공간에서 할 수 있을 만큼 수업시간을 조정한다”며 “혼자 메뉴 선정, 재료 손질, 뒷정리까지 해야 하니 무리하지 않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5자매 중 장녀인 그녀는 손재주가 남다르다. 음식뿐 아니라 옷 만들기, 손뜨개를 이용한 소품 만들기 실력도 수준급. 그러나 그의 전공은 ‘레크리에이션’. 놀라운 반전인 것 같지만, 그의 많은 재능을 유쾌하게 표현하고 수업을 재미있게 구성하는데 필요한 좋은 공부를 한 셈이다.

  
 




음식을 매개로 한 ‘사랑방’
‘사각사각’에서 진행하는 요리 프로그램은 다른 요리학원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첫째, 정기적인 수업이 아닌 ‘일일특강’ 형식이라는 것. 매달 초에 한 달의 요리수업 계획을 카카오스토리에 올려놓으면 배우고 싶은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고 한다.
둘째, 정해놓은 틀이 아닌 음식을 매개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모두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밸런타인데이 겸 친구생일 파티를 하고 싶은 청소년들이 있었는데, 직접 요리를 하면서 음식을 준비하고, 그 음식으로 파티도 했는데 생일 맞은 친구가 너무 행복해 하더란다.
요리수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요리수업이 이벤트가 되고 선물이 되고 추억이 되는 일들을 줄줄이 꿰어 한 수업에 포함시키는 그의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장사가 제일 어려워요”
이런 저런 재능이 많은 이을지씨에게 제일 힘든 게 뭐냐고 질문하니 ‘장사’라고 답변한다. 이을지씨는 “정성껏 만든 도시락이나 뜨게 소품에 관심을 갖고 얼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선뜻 액수를 결정해 애기할 수 없다”고 한다. “정성과 시간으로 생긴 값어치가 얼마나 되는지 진짜 감이 안 잡힌다”고 말하며 “작품을 만드는 사람 대부분이 그런 고민을 할 거예요”라며 웃어 넘긴다.
그가 장사가 제일 어렵다고 애기한 것은 실패한 장사 경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4년 전 친동생과 도시락 음식점을 시작했다. 그런데 메뉴와 수량을 제대로 정하지 못해 고생했었노라고 고백한다.
“영화 스태프들이 야근하며 먹을 간식도시락 80개를 주문 받았어요. 의욕에 불타올라 맛있고 예쁜 메뉴들을 계획해 도시락을 준비하기 시작했죠. 도시락 안에 들어가는 꼬마김밥이 대박이었죠. 도시락 하나에 김밥이 세 줄씩 들어가게 구성했는데, 김밥이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메뉴라는 것을 계산하지 못한 거예요. 240개의 김밥을 말고, 김밥은 옆구리가 터지고, 집에서는 애들이 빨리 오라고 연락오고. 동생과 울면서 김밥 말던 기억이 나요. 그 이후부터는 메뉴 선정에 더 신중해졌죠.(웃음)” 

 




도시락은 ‘싸는 재미’, 선물 주듯 ‘건네는 재미’
도시락을 싸기 전에는 주문해 놓은 재료들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는 그. 음식을 하기 전에 누구나 느끼는 부담감이다. 그러나 그것을 손질하고, 생각해낸 모양으로 예쁘게 나온 ‘음식 작품’을 보면 힘들었던 기억은 사라지고 보람이 느껴진다고 한다.
그는 도시락을 건네는 것에 특별한 형식이 없다. 카페를 하느라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지인을 위해 이것저것 음식을 챙겨 배달가기도 하고, 아기를 키우느라 나가지 못하는 아기 엄마를 위해 도시락과 실 뭉치를 가지고 출장수업을 나가기도 한다. 도시락 비용과 실 값만 지불하면 집에서 이런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아이엄마 입장에서는 참 감사한 일일게다.



 

선물하고픈 도시락 만들고 싶다

남매를 키우고 공방까지 운영하느라 정신없는 그지만 새로운 작품들을 고안해내는 일은 빼먹을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해외사이트를 통해 도전할 만한 새로운 메뉴를 찾아내고,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그 맛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래서 작지만 매력적인 음식으로 꽉 차 있는 도시락과 다양한 재능을 가진 그와는 묘하게 닮았다. 주변을 유쾌한 분위기로 만들어가는 그의 성격과 알록달록 아름다운 도시락이 잘 비벼져 ‘선물하고 싶은 도시락, 감성도시락’을 행복하게 만들어내는 이을지씨로 살기 바란다.

<‘맛있는 사각사각’ 수업>
샌드위치 수업 (한번에 3~4가지 샌드위치 수업) 재료비 포함 3만 5,000원
핑거 푸드 수업(파티나 손님상에 좋은 음식 수업) 재료비 포함 3만 5,000원
도시락 수업(3~4가지 메뉴와 도시락 포장법까지) 재료비 포함 3만 5,000원
스테이크 수업(소스 쉽게 만드는 방법, 세팅하는 방법까지) 재료비 포함 4만 원
아동요리수업 (5명이 모이면 수업. 핫도그, 춘권, 돈가스 등 선생님이 정해주신 메뉴. 음식 세팅도 함께 하며 배우고 자신이 만든 음식은 모두 집에 가져간다) 재료비 포함 2만 원
자세한 수업 일정: 카카오스토리 아이디 사각사각




위치 일산서구 대화동 2121-11 
성저마을 15단지 입구 앞         
문의 010-8913-4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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