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걸 먹어도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때가 있다. 매일 먹는 점심 메뉴가 질려 갈 무렵 입맛을 돌게 할 ‘묵은지’로 만든 김치 찜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오수림 독자는 점심에 개운하게 입 속과 배 속을 채우고 싶을 때 파라곤 지하의 ‘이원상회’를 찾는다.
‘이원상회’는 묵은지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최상의 맛을 구현해 낸다. 이원상회에서 만들어 내는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오수림 독자가 가장 즐겨 먹는 메뉴는 ‘묵은지 생고기 찜’이다. 주문을 하면 기본 반찬과 작은 양푼을 가져다주는데 양푼 안에는 김 가루가 들어 있다. 뜨끈한 밥을 김 가루가 들어 있는 양푼에 넣고 묵은지와 함께 비벼 먹으면 둘이 먹다 하나가 집에 가도 모를 맛이다. 김가루는 특별한 간이 되어 있지 않은데 적당히 끓여 나온 묵은지와 비비면 밥맛이 꿀맛이라는 표현이 저절로 나온다.
뚝배기 안에 보글보글 끓으면서 나오는 묵은지 생고기 찜에는 커다란 생고기가 덩어리째 들어있다. 미리 준 집게와 가위로 길게 통째로 나온 묵은지도 자르고 생고기도 한입에 먹기 좋게 잘라 넣고 먹기 시작한다. 김 가루가 들어있던 양푼에 묵은지와 고기를 넣고 비벼 먹어도 되지만 하얀 쌀밥을 한 숟가락 떠서 그 위에 묵은지를 척 척 얹어서 먹어도 좋다.
쌈과 함께 나오는 보쌈 정식도 군침이 돈다. 보쌈 정식도 묵은지 메뉴와 함께 인기 메뉴다. 적당히 두툼한 고기를 상추위에 얹어 놓고 무김치를 놓아먹는 재미가 있다. 보쌈 고기는 느끼하거나 잡냄새가 나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 김치와 함께 먹기 알맞다. 두툼하게 썰어 나온 고기는 야들야들하게 부드러워 먹으면 먹을수록 생각나는 맛이다. 처음에 나온 기본 반찬에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옛날 소시지 부침이 있는데 핑크색이 도는 소시지를 한 입 베어 물면 어릴 때 동생들과 더 먹겠다고 싸우면서 먹었던 그 맛이 떠오른다.
매운 김치 찜과 어울리는 메뉴로는 ‘계란말이’가 있다. 노란 계란말이는 두툼하면서도 중간에 보이는 당근과 파의 모습이 알록달록 예쁘기만 하다. 매운 김치 찜을 한 입 먹고 계란말이로 중화시켜주면 입안에서 뒤섞여 적당한 간을 유지한다. 묵은지로 만든 메뉴 외에 다양한 메뉴들이 있다. 뼈 해장국이나 해물순두부, 비빔된장, 치즈매운 갈비에 왕돈가스까지 매운 걸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메뉴들도 준비돼 있다. ‘이원상회’는 2006년부터 그 맛을 지켜왔다. 오래된 연륜 못지않게 음식의 맛도 변함이 없다. 나무 의자와 테이블은 편안하고 먹는데 불편함이 없다. 점심시간이 되면 근처 직장인들과 삼삼오오 주부들 모임에서 점심 먹으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거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니 점심시간은 일찍 서두르는 것도 맛있는 묵은지 찜을 빨리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메뉴 : 묵은지 생고기 찜 7,000원 보쌈정식 10,000원
위치 : 양천구 목동 서로 155
문의 : 02-206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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