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맘을 위한 수학콘서트

-수학교육, 엄마도 조금은 알아야 한다!

지역내일 2016-02-21

우리 애가 수학 쪽은 좀 소질이 없어요. 문과 체질인가 봐요. ㅎㅎ


아이 앞에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어머니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이 앞길 가로막는 쓸 데 없는 말씀을 왜 굳이 하시는지 알 길이 없다. 소질 따지고 체질 따져서 수학공부 할 것 같으면 세상에 수학공부 할 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 가뜩이나 수학성적 안 나와서 핑계거리 찾는 아이에게 소질이 없어서 그렇다고 못을 박았으니,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정말 딱한 노릇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엄마도 수학교육에 대해 조금은 알아야 한다. 그래야 멀쩡한 아이에게 초급 연산 문제집만 잔뜩 풀려놓고 실수 타령 하는 일도 없고, 특목고 가려면 초등학교 때 중학교 과정을 떼야 한다고 안달복달 하는 일도 없다. 엄마가 제대로 알아야 자꾸 엉뚱한 얘기로 아이의 수학공부를 산으로 끌고 가는 일이 없다.


 


-열심히 구구단을 외우는 아이들


선행학습이 대세이다 보니 구구단도 일찍부터 외우는 것이 유행인 모양이다. 어차피 외워야 할 것, 좀 빠르게 외우게 했다고 문제될 것이 뭐가 있겠냐고 물으신다면, 대답은 글쎄요.”이다. 보나마나 그냥 무작정 외우게 했을 것이 틀림없는데, 혹시나 뛰어 세기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5학년 과정을 배우는 학생이라면 13이나 17 등의 두 자리 수도 뛰어 세기를 한다. 17/68이나 13/52 따위가 바로 1/4로 약분이 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수학에 그냥 무조건 외우는 것은 다 좋지 않은 학습법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시작부터 구구단을 무작정 외운 아이들이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은 기계적인 연산훈련으로 고통 받을지 안타깝기만 하다. 중요한 것은 숫자감각이고, 초등학생들이 숫자감각을 키우는 것은 구구단을 외우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다.


 


 


-“암산하니까 자꾸 실수하잖아. 다음부터는 꼭 쓰면서(필산) 계산하자.”


필산으로 계산하면 실수가 없어지는 마법 같은 일이 사실이라면 정말 좋겠다. 안타깝게도 필산에만 의존하는 학습법은 결국 아이의 수학공부에 큰 걸림돌이 된다. 시간은 시간대로 들였는데 실수는 절대 줄지 않는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계산도 머리를 써가면서 해야 한다. 숫자감각이 있는 학생일수록 필산을 적게 하고, 실수도 적다. 통계를 살펴보면 중등 학교시험 25문항 기준으로 하위권 학생들은 평균 50회 정도의 필산을 하였고, 상위권 학생들은 평균 20회 미만의 필산을 하였다.


로 계산이 된다거나,(25와 짝수의 조합)


의 계산이 가 아닌 (15계열)으로 계산이 되는 학생들은 숫자감각이 상당히 있는 학생이라고 봐도 틀림없다.


써야할 것은 풀이과정이지 계산과정이 아니다.


 


-“차근차근 천천히 풀어야 실수하지 않는거야.”


 


시험 시간에 1번부터 10번까지 차근차근 천천히 풀고 나면 11번부터 나머지 문제는 급하게 풀 수밖에 없다. 평소 문제집 풀 때는 천천히 풀다가 시험 때 시간에 쫓기게 되면 누구나 실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요지는 제한된 시간 내에 최고 득점을 하는 것이다. 집중력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훈련을 통해 키워가는 것이다. 수학공부에 있어 시간관리는 요령이 아닌 수학실력 그 자체이다.


좋은 수학선생님은 학생에게 집중하라고 하지 절대로 천천히 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정말 좋은 수학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그냥 20문제를 숙제로 주지 않고, 20문제를 30분 동안 풀라고 하면서 숙제를 준다.


 


-“수학은 창의력이 중요한 것 아닌가요?”


일반적으로 흔히 말하는 의미의 창의력이라면 천만의 말씀이다. 일반적인 창의력은 수학보다는 국어나 과학, 예체능 쪽에서 훨씬 많이 필요하다. 수학은 순수논리학이다. 엄밀히 말해 수학은 논리력을 키워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 창의력을 키워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1더하기 13도 되고 4도 되는 것은 이미 수학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다. 한 때 창의사고력 수학으로 불렸던 정체불명의 수학은 초등 저학년에서 아직 많이 쓰이고 있지만 고학년부터는 단원통합형, 교과 연계형, 실생활 연계형문항으로 완전하게 정리되어 출제된다. 수학적 창의력이 불필요하다는 말이 아니라 주 메뉴와 사이드 메뉴는 구분을 하자는 이야기이다.


 


 


- “식을 하나도 안 썼네? 엄마가 식은 꼭 쓰라고 했잖아.”


일단 식이 아니고 풀이과정이다. 풀이과정보다 더 정확한 표현을 쓰자면 너의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문제를 풀기 위한 모든 논리과정을 정확한 언어와 기호를 통해 빠짐없이 표현해달라는 것인데, 이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모든 문제에 풀이과정을 쓰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는 학생이 모든 문제에 풀이과정을 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제발 학생에게 모든 문제에 풀이를 쓰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자.(풀이를 쓰라고 표시한 특정한 문제가 있다.)


 


 


()올림피아드교육 수학교육혁신연구소 소장 이구섭


문의 목동 유투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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