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수시 합격생이 전하는 수시 합격 노하우_ 서울대 일반전형 자유전공학부 김진경 학생(등촌고등학교)
“자소서 ‘인권’으로 엮어 스토리 만들었어요”
중학교 때 우연히 보게 된 탈북자 영상으로 ‘소수자의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됐고 ‘도가니’와 프로젝트 학습을 엮어 ‘인권’으로 자소서 스토리를 만들었다. 미리 전공을 정하기보다 자유롭게 수업을 듣고 난 후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에서 정치학, 심리학, 사회복지를 연계해 소수자 인권을 존중할 수 있는 전공을 설계하겠다는 내용으로 자유전공학부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등촌고등학교(교장 김응길) 3학년 김진경 학생의 합격스토리다.
수시 6개 중 기대하지 않은 카드, 합격으로 돌아와
올해 서울대 일반전형 자유전공학부는 123명 모집에 712명이 지원했다. 등촌고 김진경 학생이 수시 6개 카드 중 합격을 기대하지 않고 지원한 유일한 곳이 바로 서울대였다.
“내신이 서울대에 지원할 만큼 되지 않았지만 모든 활동이 스펙이나 자기소개서 채우기 용이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수시 카드 중 하나쯤은 자신 있게 질러보자는 생각으로 지원했습니다.”
진경양이 서울대 자소서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스토리’였다. 자소서 2번 재학 기간 중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과 자소서 4번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을 ‘인권’에 맞춰 전략적으로 어필했다.
자소서 2번은 프로젝트 학습과 또래상담동아리 활동으로 채웠다. “중학교 때 우연히 탈북여성 동영상을 보면서 ‘인권’ 문제를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입학하자마자 『도가니』라는 책을 읽고 장애아동들이 받아왔을 고통과 그런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고도 6년이란 기간 동안 무관심했던 사회에 더 충격을 받았죠.”
프로젝트 학습, ‘인권’에 대한 관심 표현
진경양은 인권에 대한 관심을 한 가지 주제로 심화탐구를 하는 교내 프로젝트 학습으로 연결시켰다. 마침 친구의 할아버지가 3일간 쓰러져 있음에도 가족들이 몰랐다는 실제 사건을 전해 듣고 프로젝트 학습의 주제를 ‘고독사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으로 정하게 됐다.
이 주제를 알아보기 위해 학교 주변 복지관에서 노인복지전문가를 찾아가 독거노인 증가 추이와 노인복지서비스의 종류를 조사했으며 독거노인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도 했다.
탐구활동에서 진경양은 고독사의 원인이 가족들의 방치나 이웃의 무관심이라는 생각에서 정치, 경제, 문화적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노인 문제에 대한 시각의 변화와 더불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인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을 고려해 노인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실버행복학’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자유전공학부에서 설계할 수 있겠다는 의도로 어필했다.
또래상담동아리 활동에서는 상담하는 기술을 익혔다. 자주 보는 드라마와 문학 시간에 배운 소설 속 주인공에게 상담해준다면 어떻게 할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자신만의 상담기법을 개발해 꾸준히 연습했다. 이를 통해 상담의 핵심은 고민의 해결이 아니라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노인 상담을 할 때 이런 활동이 도움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자소서 4번, 인권, 저자, 인성으로 전략적 어필
서울대 자소서 4번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 3권’에 대한 부분에서 진경양은 전략적으로 사회적 소수자, 변호사로서 다양한 인권 활동을 한 토마스 모어, 그리고 인성을 강조하기 위한 책으로 선정했다.
“처음엔 인권으로 스토리를 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3권 모두 ‘인권’으로 연결했습니다. 하지만 자소서 마감 이틀 전에 지원자 712명 중 자소서가 눈에 띄는 비결은 전공을 설계할 때 필요한 내용으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진경양은 사회적 소수자 문제를 다룬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과 변호사로서 사회적 소수자 입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 토마스 모어 작가가 쓴 『청소년들을 위한 유토피아』, 인성을 어필하기 위해 정호승 산문집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 마디』로 책을 통해 느낀 점과 관심사, 변화를 강조했다.
생기부와 자소서, 차별화를 찾아라
많은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은 리더십과 인성이다. 서울대도 마찬가지다. 진경양은 3년 동안 학급회장을 한 활동과 동아리 부장의 경력으로 리더십을 드러내고 싶었다. 하지만 학급회장으로 리더십을 연결시키는 학생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
“생기부에 학급회장을 했다는 내용은 이미 기록이 돼 있습니다. 굳이 이 내용을 자소서에 쓴다면 차별화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한, 추천서에 선생님께서 이런 내용은 썼을 것이란 짐작도 했고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인권침해 내용을 찾아내 ‘인권침해 수정권고조치’ 활동과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 EBS에서 직업체험 관련 프로그램에서 일일변호사 활동으로 방영된 일 등 자랑하고 싶은 활동은 아무것도 자소서에 담지 않았다.
“자기 자랑이 될 것 같은 내용은 자소서에서 모두 뺐습니다. 자소서는 활동에 참여하면서 배운 것, 느낀 점, 변화된 점을 어필해야 하기 때문에 활동에 참여한 것 자체보다는 대학이 요구하는 인재상과 부합되는 활동을 전략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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