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타결된 것에 대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직접 나서 한일 위안부 합의가 무효임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해방돼 자유롭게 날갯짓하기를 염원하는 ‘나비배지’를 만들어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동아리가 주목받고 있다. 바로 광영여자고등학교(교장 정순학) 동아리 대한민국 홍보부다.
대홍나비, 대한민국 홍보부에 나비 의미 더해
광영여고 동아리 대한민국 홍보부는 28명의 1~2학년 동아리 회원들이 주축이 돼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수요집회)’에 참가하고 나비배지를 판매한 수익금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에 전액 기부한다. 또한, 수요집회의 의미와 내용, 소녀상 등 위안부에 관련된 사안을 같은 학교 친구들이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설명하는 ‘나비학교’도 주관한다.
정보영 동아리 회장은 “대한민국 홍보부는 동아리 이름에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모든 여성이 차별과 억압,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날기를 염원하는 의미를 담은 ‘나비’를 더해 ‘대홍나비’로 나비배지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100만인 나비 달기 운동, 4천여만 원 기부
동아리 회원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억울함이 알려져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 발표를 할 수 있도록 ‘100만인 나비 달기 운동’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회원들이 직접 만든 나비배지가 지난 2013년 5월 학교에서 첫 판매가 이뤄졌다. 이후 교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동을 지속하다 이름에 걸맞게 100만 개를 팔기 위한 판로를 찾던 중 동아리 부원은 아니지만 운동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친구의 페이스북에 나비 사진과 글이 올라가게 되면서 이 글이 화제가 돼 판매가 진행됐다.
이후 온라인 카페 ‘100만인 나비 달기 운동(http://cafe.daum.net/ skqlqotwl)’을 만들고 나비배지 주문을 받아 직접 포장해 택배로 발송했다. 회원들이 작업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것을 고려해 차수별로 주문량을 조절했고 배지 수익금은 모두 정대협에 기부했다. 배지 하나에 1,500원으로 올해 9회 차를 마감으로 이들이 기부한 금액은 4천여만 원에 이른다.
정진주 1학년 부장은 “나비 기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직접 쓰이는 기금은 아니다”라며 “일본 정부로부터 법적 배상을 받으면 그 돈을 전액 전시 성폭력 피해여성들을 돕는데 기부하겠다는 할머니들의 뜻에 따라 전시 피해 여성들을 돕기 위한 기부금으로 모으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한민국 홍보부는 대홍나비 프로젝트로 수익금을 5년째 정대협에 기부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지키는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자원봉사자들에게 주는 상인 ‘나비의 꿈 상’을 지난 12월 수상하기도 했다.
수요집회 주관, 성명서도 낭독
교내 홍보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수요집회도 참여했다. 일본 정부에 공식적인 사과를 받기 위해 매주 수요일 12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는 1992년 1월 8일 시작돼 1,213차를 맞이했다.
수요집회의 역사가 오랜 만큼 회원들의 행보 또한 진보했다. 처음엔 뜻을 함께한다는 의미로 플랜카드를 들 정도로 소극적이었지만 이제는 회원들이 직접 주관하고 성명서를 낭독하고, 자유발언도 했다.
회원들의 이런 활동이 당장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렵겠지만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모여 태풍을 일으킨다는 나비효과 이론처럼 대한민국 홍보부의 나비배지가 큰 반향을 일으켜 일본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사과 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본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미니 인터뷰
정보영 2학년 동아리 회장
“나비배지를 정대협에서 받아다가 판매하는 줄 알았는데 선배들이 나비배지를 직접 디자인해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동아리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100만인 나비 달기 운동에 더 앞장서서 할머니들에게 보탬이 돼 드리고 싶습니다.”
서지윤 학생(2학년)
“지난 12월 28일 위안부 문제가 합의됐지만 정작 당사자인 할머니들은 빠져 기사를 보면서 박정희 대통령 때 정부 주도로 체결한 한일협약이 생각났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받을 때까지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정진주 1학년 부장
“‘100만인 나비 달기 운동’ 온라인 카페에서 주문을 받아 나비배지를 포장하고 발송하는 일에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주문을 받을 때는 방과 후에 틈틈이 작업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할머니들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박경진 학생(1학년)
“동아리 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위안부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나비배지를 달고 다니면서부터는 홍보대사가 됐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제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해방돼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갯짓하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합니다.”
오승연 학생(1학년)
“나비배지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 학교가 우리가 처음이라는 정대협 기사에 절로 힘이 났습니다. 그룹 JYJ의 김준수가 나비배지를 달고 나와 우리의 활동이 더 많이 알려졌고 100만인 나비 달기 운동이란 이름에 걸맞게 많은 사람이 동참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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