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등급을 위한 특별한 조언-무의미한 시간투입과 결별하라.

지역내일 2016-06-02

가끔 아니 자주 영어에 투자한 시간에 비해 실력이 제자리걸음인 상황을 보며 답답함이 극에 달했다고들 말한다. 그럴 때 이런 상황을 생각해보면 심플한 답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한 지인과 알고 지낸지 오래다. 그러나 업무상의 관계로만 알고 있는 우리는 그저 아는 사람이다. 나의 또 다른 친구는 대학 때부터 알고 지낸다. 지금까지 막역한 사이이며 그녀와 나는 서로가 상대방에 대해 전문가이자 프로이다. 그 사이에 누군가가 새롭게 들어온다 해도 우리가 함께 지닌 시간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돈독함을 오래도록 지켜주는 게 오직 시간뿐이겠는가? 그녀가 바쁜 일상의 이유로 움직일 수 없을 때 열일 마다하고 멀리 있는 그녀를 만나러 가는 일, 나의 고단한 유학시절에 그녀가 써 보내준 100번의 “희망”이라는 글자. 이런 것을 우리는 관심과 배려라고 부른다. 그리고 비로소 그 사람은 내 인생의 절대적 부분이 된다. 전자의 경우처럼 우리는 한 사람과 오래도록 알고 지낸다 하여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전문가가 될 수 없다. 그와의 관계에서 놀랄만큼 진전되었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공을 들이지 않는 한 명백히 그렇다. 영어도 이와 똑같다. 시중에 잘 만들었다는 영어책을 마구 사들여도 내 방식으로 다시 조각하고자 나름의 관심과 공을 들여 나의부분으로 만들 수 없다면 의미 없는 물질에 불과하다. 다시 정리하자면 영어 투자시간과 실력향상은 무조건 정비례한다. 이건 또 무슨 소리? 그렇다. 조건이 있다. 그 무조건이 성립될 수 있는 엄격한 조건. 다음 세 가지가 바로 그 조건이다.
 
첫째, 영어의 조각가가 되어야한다.
조각가라면 먼저 작업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조각도를 손에 쥐고 작업에 착수하리라 생각하겠지만 그에 앞서 할 일. 저 대리석 안으로부터 어떤 형상을 끌어낼까를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형상을 뽑아내는 과정보다 구상하는 시간에 더 오랜 정성을 들여야 한다. 내가 무엇을 위해 영어공부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은 내가 종착역을 알고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이다. 종착역도 모르는 기차를 탈건가? 최종 완성본에 대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는 경우 작업속도는 빨라지고 완성되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은 이루 형언하기 어렵다. 추상적 관념이 구체화되어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기쁨. 너무 어려운 이야기라고 혹자는 말할 것이다. 아니, 가장 쉬운 이야기이다. 나의 종착지가 어디인지 모르고 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렵고 두려운 행위가 아니고 무엇일까? 


둘째, 영어의 원예가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아름답게 가꿔진 정원을 보며 감탄한다. 그리고 나도 그런 정원을 꿈꾼다. 하지만 그 뒤에 놓여진, “숨은 노고”라는 4단어로 다 표현되는 그것이 얼마나 신산한 순간순간들이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온갖 불쾌한 벌레를 손으로 잡아주어야 하며 독충이나 벌에 쏘여 죽음을 맛볼 수도 있다. 애써 여러 날을 가꿔놓은 정원은 한 순간의  무자비한 비바람으로  모조리 쓰러질 수 있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실의에 빠지기를 수 만 번이겠지. 그것에 패배당하지 않고 다시 태연히 몸을 털고 일어나 나무를 어루만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나무를 정신 나간 듯 사정없이 걷어차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겠지.


셋째, 영어의 축지법이 있음이 분명하나 그 법칙은 마지막날조차 쓰기를 삼가야한다. 
스킬의 중독에 빠져 있는 이들이 있다. 기본이 탄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척이 없음에 대해 의아해하는 것이다. 자신의 총명함에 배반을 당한 것이다. 지적 능력은 기나긴 싸움에서 그저 겸손을 가로막는 지독한 독일뿐이다. 현재의 허술함은 과거의 씨앗의 결과일 뿐이다. 그러면서 스킬이나 주술을 처방하라고 독촉한다. 그 점에 대해 말하자면 가장 훌륭한 검은 가장 올곧은 주인의 손에 들어가야 안전하고 온전하게 활용되지 않을까? 빈칸완성이 주제파악형이라는 팁도, 순서유형이 노동집약적(노동을 쓰지 않고는 절대 암호를 풀 수 없도록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이 계산하여 만들어 놓은) 유형이라는 양질의 정보도 그래프 문제는 3번부터 아래로 읽으면 빠르다는 거듭되는 당부도 해석조차 안되는 이들에게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스킬부터 일러줄 수는 있으나 그 처방전에는 철저한 조건이 따른다. 칼을 쓰지 못하는 자가 명검을 손에 쥔 격이니 눈만 높아지거나 위험한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엄청난 부작용이 따르리라는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절대 명시 해 줄 일이다.


천만 다행히 천둥처럼 깨달은 바가 있어 어느 시점에서 기본공부에 대한 의식확장이 이루어진 이가 아주 드물게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탄탄한 공부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눈 먼 장님이 갑자기 눈을 뜬 듯 글이 매우 명확해지고 분명해지는 느낌이 들텐데,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와동시에 스킬에의 집착은 아랑곳하지 않게 될 것이다. 사실 “스킬”은 “기본”과 ‘동의이음어‘이기 때문이다. 기본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전부를 포기해도 좋은 전부인 하나‘라는 생각에 양보할 준비가 되어있질 않다.  



모멘텀영어학원
원장 권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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