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간다! 지금 우리 학교는? - 고등학교 1학년들이 생각하는 사교육
공부 더 필요한 과목 본인이 선택해 다녀
양정고등학교 1학년 대상 조사 … 한 반 33명중 17명 일주일에 17시간 이상 학원 다녀
나날이 치열해지는 입시 경쟁에서 고교생들에게 학교 밖 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여겨지는 시대가 됐다. 과연 목동지역 고등학생들은 사교육을 얼마나 받고 있을까? ‘내일신문’에서는 리포터가 직접 고등학교를 찾아가 사교육 현황을 조사해봤다. 사교육은 정규 교육과정 외에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비용을 부담하는 수업으로 예체능을 제외한 교과 과목으로 한정하되 과외는 포함해 조사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사교육 선택 아닌 필수, 33명 중 33명 학원 다녀
지난 5월 18일 오전, 고등학생들의 사교육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양정고등학교 1학년 교실 중 한 곳을 찾았다. 이 반의 총 학생 수는 남학생 34명으로 그중 운동부 학생 한 명을 제외하고 3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33명 학생 중 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33명 전원으로 조사됐다. 목동 지역 고교생들에게 사교육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을 알 수 있는 결과였다.
33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일주일 평균 사교육 시간을 조사했다. 일주일에 5시간 이하로 학원을 다니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5~10시간이 7명으로 21.2%, 10~15시간 9명으로 27.3%, 16~20시간 8명으로 24.2%, 20시간 이상이 9명으로 27.3%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학원을 다니는 학생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17시간이 8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학원 다닌 후 성적 올랐다 94%
현재 학원에서 배우고 있는 과목 수를 살펴보니 1과목이 4명, 2과목이 13명, 3과목이 12명, 4과목 이상이 4명으로 조사돼 2과목이 3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영어유치원을 제외하고 사교육을 언제부터 받기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초등 1~2학년 10명, 초등 3~4학년이 9명, 초등 5~6학년 6명, 중학교 입학한 이후부터가 8명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을 다니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특히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원을 다닌 학생이 8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학원을 선택해 다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교육 중 본인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은 33명중 22명이 수학이라고 대답해 수학의 막강한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어 영어가 8명, 국어가 3명으로 조사됐다.
학원을 다닌 이후 성적이 올랐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33명 중 31명으로 거의 대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성적이 그대로라고 대답한 학생은 1명, 오히려 성적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1명 있었다.
학원 다니는 이유, 복습보다 예습 많아
중학교 때보다 사교육 시간과 과목이 늘어난 학생은 33명 중 15명으로 조사돼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고등학생들은 학원을 선택할 때 누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까? 학원을 선택할 때 ‘자신이 선택한다’가 30명 중 3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부모님이 선택해준다’가 2명, ‘친구 따라 간다’가 1명으로 조사됐다.
학원을 다니는 이유는 미리 예습하려고가 29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학교에서 놓친 부분을 보충하고 복습하기 위해서가 3명,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성적이 떨어질까 불안하다고 답한 친구가 1명 있었다. 친구가 다 다니기 때문에 ‘친구 따라 학원을 다닌다’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으며 본인이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을 본인이 선택해 다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학원을 더 늘여서 다닐 생각이 있는 학생은 8명, 지금 다니고 있는 대로 유지하겠다는 학생이 21명, 학원을 끊고 싶다는 학생이 4명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양정고등학교 1학년 중 한 반의 사교육 현황을 조사한 것으로 다른 반이나 학교의 상황과 다를 수 있으며, 이 자료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고등학생들의 사교육 현황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사교육에 대한 나의 생각
“사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유치원까지 포함하면 유치원 다닐 때부터 사교육을 받은 셈이죠. 중간에 유학을 다녀와서 학원을 다니지 않았지만요. 현재 다니는 학원은 국어, 수학은 교내경시준비반과 내신준비반 2과목, 영어 내신준비반입니다. 일주일에 총 17시간 정도 학원에서 보냅니다. 학교 수업 시간에 진도를 한 번 놓치면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복습도 하고 여러 가지 풀이방법도 연구하면 기억에도 오래남고 실수할 확률이 줄어듭니다. 미리 예습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사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황원준 학생)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원 선택해 다녀요”
현재 영어, 수학, 과학 학원을 다니고 있고 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원을 제가 선택해 다니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다니던 학원을 끊고 혼자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친구들이 성적이 올랐다고 자랑하는 것을 들었을 때 나도 잘하고 싶고 자랑하고 싶어서 다시 중학교 때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수능과 내신을 같이 준비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사교육을 받으면서 성적도 올랐고 친구들에게 성적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최동우 학생)
“학원은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영어 과목을 시작으로 사교육을 받았습니다. 혼자 공부해서는 학교 영어 수업을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학원의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학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학원은 학교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 심화해서 공부를 시키기 때문에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학은 엄마와 함께 공부하다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초등 6학년 때부터 학원을 다녔습니다. 지금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조영우 학생)
“혼자 하는 것보다 학원에서 공부가 도움이 됩니다”
초등 5학년 때 수학을 시작으로 사교육을 받았습니다. 학원에서는 내신 준비는 물론 수능까지 공부할 수 있습니다. 학원에서는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질문하는 것이 학교보다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 학교 선생님과 학원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은 비슷하지만 학원에서 내신준비를 더 많이 시켜주기 때문에 학원이 내신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학원을 끊고 남는 시간에 혼자 복습을 하고 공부를 하면 성적이 향상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혼자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학원을 다닙니다. (양원식 학생)
◎ 일주일 평균 사교육 받는 시간
◎ 사교육 받는 과목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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