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날’ 행사는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을 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잔치음식을 먹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린 행사가 진행됐다. 지난 10일 단원노인복지관에서 어버이날을 맞아 효 문화 토크 콘서트 ‘어버이의 말씀에 귀 기울이다’를 진행한 것이다. 차려진 음식을 먹는 수동적인 ‘어르신’이 아니라 후배들에게 지혜를 전달하는 적극적인 ‘선배시민’의 역할을 고민하는 그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부모부양, 손자녀 돌봄은 우리사회의 고민과 맞닿아 있으며 부모의 고민이 곧 우리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다 보면 그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최고의 효도 선물은 ( )다
남옥성(이하 남): 옷도 받아보고 건강식품도 받아봤지만 그래도 내 마음대로 쓰고 경제적인 도움도 되는 돈이더라고요. 저만 돈 좋아하나요? (웃음)
김영옥(이하 영옥) : 저도 마찬가지인데 선물은 돈이 최고죠.
김성수(이하 성수) : 저도 역시 돈입니다. 두 번째로는 보약. 세 번째는 마음 편하게 해 주는 것이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자식이지만 이럴 때 서운하더라
차현정(이하 차 며느리 대표) : 결혼 전에 예비 시어머니께서 ‘절대 애는 안 봐준다’라고 말씀하셔서 약간 서운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말씀 덕분에 지금 갈등이나 오해가 없지만 당시에는 서운했었다.
정진훈(이하 정) : 초등학교 들어간 외손자가 있는데 걔가 어렸을 때는 딸네 집에 일주일에 3~4일은 갔었다. 요즘엔 다 커서 그런지 딸네집에 가려고 전화하면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오지마라고 해서 섭섭하다.
남 : 애들이 손주 어릴 때는 여행을 내 스케줄 맞춰서 갔었어요. 자녀들과 몇 번 제주도를 갔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이야기 하다가 나 몰래 제주도를 갔다 왔다는 걸 알았어요. 이제 새끼들이 다 컸다고 나 빼고 갔다 온 거에요. 그 때 너무 서운했었어요.
자녀들이 나를 부양해야 하는가?
정 : 나도 어머니가 시골에 생존해 계시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부양을 못하고 있다. 자녀들과도 따로 살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식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양이라고 하는 것이 꼭 같이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생활비 정도 주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영옥 : 30년 부모를 모셔봤다. 부모를 모시는 것도 좋지만 저는 따로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본다. 아무래도 같이 살면 사소한 것에서 부딪히는 것이 많아요.
차 : 양가 부모님이 50대 60대라 따로 살고 있지만 부모님이 나이 들면 자녀들이 부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자녀 양육을 맡긴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남 : 열심히 살려고 부탁하는데 안 봐줄 이유는 없다. 부모라면 나보다 자녀를 먼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부탁한다면 당연히 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옥 : 지금 손주 하나를 보고 있다. 지난해 우울증 때문에 힘들었는데 손주가 있어서 많이 좋아졌다. 당연히 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 : 지금은 초등학생이 된 외손자를 5살까지는 돌봐줬다. 여건이 되면 돌봐주는 것이 좋다. 외손주가 친할아버지보다 나에게 더 친밀감을 느끼는 것 같아 보람이 있다.
손자녀를 키우며 즐겁거나 힘들었던 점
영옥 : 좋은 점은 혼자 밥을 안 먹어도 되니까 좋아요. 어려운 점은 공부하다가 모르는 거 물을 때 영어 같은 걸 물어볼 때 힘들어요.
남 : 안 좋은 점은 내 시간이 없고 몸이 여기저기 아픈 게 힘들어요. 좋은 점은 화가 별로 안나요. 생각만 하면 웃음이 나요. 그건 정말 좋은 거에요.
차 : 일이 많아서 야근할 때 편하게 맡길 수 있는 친정엄마가 있어서 정말 감사했어요. 양육방식의 차이가 있긴 해요. 친정엄마는 나랑 비슷해서 덜 불편했는데 시댁이거나 남이었다면 더 많이 불편했을 것 같아요.
효란 무엇일까요?
성수 : 자식도 어버이에게 잘해야 하고 어버이도 자식에게 잘 해야한다.
영옥 : 가정에서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 부모가 잘하면 자녀가 잘하고 그 아래 자식들도 보고 배워서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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