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내동 청구상가 1층 구석진 곳에 자리한 ‘케이공방’은 이곳 동네 주민들도 그런 곳이 있었냐며 반문할 정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그저 ‘K’라고 조각된 나무 장식품 하나 올려놨을 뿐, 간판을 크게 달지도 화려하게 외관을 꾸미지도 않았다. 카메라를 갖다 대며 장신구들을 한 점씩 살펴보니 같은 것이 하나도 없고, 흔히 보지 못하던 모양새다. 각도를 달리 하며 셔터를 누르는데 보는 방향, 위치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특이한 디자인의 장신구는 몇 번 착용하면 금세 질린다는 편견에 맞서기라도 하는 듯 말이다.
‘케이공방’의 김성숙 대표는 귀금속 도매 납품사업을 10년 넘게 하다 4년 전 이곳에 자리 잡고 직접 장신구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고객들이 오래된 진주목걸이나 싫증난 호박반지 등을 가져오면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눈 후 그에게 딱 맞는 새로운 장신구를 탄생시킨다. 그렇게 탄생한 장신구는 사진도 남기지 않고 심지어 그녀의 머릿속에서조차 지워버린다. 단 한 사람을 위한, 단 한 점의 장신구를 만들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편안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나 고급스럽고 질리지 않는 장신구를 지향한다. 같은 진주 비드라 해도 뒷 연결 장식에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디자인으로 포인트를 주는 식이다. 편하고 자유롭게 착용하고 다니다가 가져오면 뒷 연결 장식을 옆으로 돌려 또 다른 목걸이의 느낌이 나게 연결 고리를 바꿔주기도 한다. 연결 장식 하나에도 일일이 손으로 꼼꼼하게 매만져 고급스럽다. 요즘 그녀가 가장 공을 들이는 일은 고객의 부탁으로 시작했던 ‘천연석 주얼리 숍 창업반’을 꾸려가는 것이다. 만드는 노하우는 물론, 거래처, 도매업체, 원석 산지의 해외 사이트 등 그녀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공개하고 전수한다. 수강생이 가게를 구하고 물건을 제작해서 팔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함께한단다.
연말 모임 많은 요즘, 마땅한 옷이 없다면 가장 깨끗한 옷을 꺼내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후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귀걸이를 착용하는 것도 센스 있는 차림새가 될 것 같다.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위 치 분당구 수내동 32 청구상가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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