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원중학교 평생학습프로그램 _ 칠보공예
“칠보공예로 잊었던 꿈 찾았어요”
평생교육 시대, 엄마들도 문화센터나 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문화센터가 아닌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면 어떨까. 거리도 가깝고 학교 소식도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흔치 않은 프로그램까지 배울 수 있다. 방원중학교(교장 전성용)에서 마련한 평생교육학습 프로그램인 ‘칠보공예’ 과정은 학교의 아낌없는 지원과 회원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평생교육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질문마다 배우고자 하는 엄마들의 열정 묻어나
금요일 오후 4시 30분, 아이들이 떠난 학교에 엄마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아직은 손에 익숙하지 않은 물감이지만 새로 배운 마블 기법을 이용해 만들 목걸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있다.
“어떻게 하면 저런 색감을 만들 수 있나요?”
“붓을 어디서부터 어떤 방향으로 저어야 할까요?”
묻는 질문마다 배우고자 하는 엄마들의 열정이 묻어난다. 한 송이 꽃이 피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휘휘 저어보지만 색감 맞추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때론 생각과 손이 따로 움직여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놓는 순간 예상보다 더 아름다운 느낌이 살아있는 무늬가 피어나기도 한다. 다양한 공예 작품을 만들며 서로 소통하는 이곳은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방원중학교 칠보공예 평생학습 수업 현장이다.
처음 접한 칠보공예의 매력에 빠져
방원중학교 칠보공예는 윤정임 미술교사가 방원중학교로 전근을 오면서 방화중학교에서 진행하던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다시 개설하게 됐다. 윤 교사는 “교사 연수 때 처음 접한 칠보공예의 매력에 빠져 개인적으로 배웠어요. 강서교육지원청의 ''지역과 함께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공모해 방화중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방원중학교로 전근하면서 거기서 배우던 수강생은 심화과정으로, 방원중학교 학부모들은 초등과정으로 다시 오픈하게 됐습니다”라고 밝힌다.
방화중학교에서 3년 동안 칠보공예 강좌를 운영하면서 평생학습축제 때마다 칠보공예 작품을 전시하기도 하고 회원 중 ''칠보공예 교육지도사'' 자격시험에 2명이나 합격시키기도 했다.
칠보공예 지도자 과정에 합격한 회원 적극적으로 도와줘
칠보(七寶)공예는 금, 은, 구리 등의 금속에 갖가지 유리질의 유약을 녹여 꽃, 새, 인물 등의 무늬를 낸 뒤 고온의 가마에서 유약을 녹여 굽는 전통 공예로 마치 일곱 가지 보물과 같은 색상이 난다하여 칠보라고 한다. 방원중학교의 칠보공예 수업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30분부터 8시까지 학교 미술실에서 진행된다.
사실 칠보공예라는 것 자체가 친숙하지 않기 때문에 윤 교사는 수강생이 모일까 걱정이 앞섰지만 방화중학교에서도 이곳 방원중학교에서도 전통 공예를 목말라 하는 회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현재 방원중학교 칠보공예 교실은 초급 10명, 중급 5명의 회원들이 작품 세계에 몰입하고 있다.
게다가 칠보는 일대일로 개별지도를 하며 하나하나 세심하게 작품을 봐줘야 하기 때문에 윤 교사 혼자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점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칠보공예 지도자 과정에 합격한 성복남, 이태임 회원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어 강의가 훨씬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차가운 금속에 색의 온기 불어넣어
칠보공예로 귀걸이나 목걸이, 반지 같은 장신구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접시나 명함꽂이 등 생활용품부터 액자 등 예술작품까지 영역이 다양하다. 또한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 나온다는 것도 칠보만의 장점이다.
칠보공예의 매력이 ‘색감’이라는 윤인숙 회원은 다양한 작품을 만들며 칠보의 매력에 푹 빠졌다. “칠보공예로 이루어지는 자기계발로 힐링이 됩니다. 칠보를 배우면서 일주일의 피로가 풀려요”라며 미소 짓는다.
때로 뜻하지 않은 결과에 희비가 갈리기도 한다. 유약과 가마 온도에 따라 색과 빛이 달라지기 때문. 김옥위 회원은 “열심히 칠했는데 생각지도 않은 작품이 나오면 실망하기도 하지만 옛날 어른들이 쓰던 지혜를 재현해서 후손들이 사용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유약을 사용해 장신구를 만든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하게 된다”고 전한다.
박정희 회원은 “학교에서 칠보를 한다는 소식에 아이가 더 관심이 많다”며 “그날 만든 작품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질풍노도의 시기인 중학생과 대화가 된다. 이로 인해 학교 행사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미니 인터뷰
윤정임 교사
열정적인 학부모들이 모여 적극적으로 수업 참여해
“무엇인가를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학부모들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합니다. 흔하지 않은 칠보로 열쇠고리, 목걸이, 반지, 브로치 등의 작품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도 하면서 삶의 활력소를 얻는 거 같아요.”
성복남 회원
정확하게 알려주고 싶어 더 열심히 배우게 돼
“방화중학교 때부터 초창기 멤버로 칠보를 배우다 칠보공예 지도사 자격증을 획득해 방원중학교에서 윤정임 선생님과 함께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배우던 입장에서 가르치는 입장이 되니 정확하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어 더 열심히 배우게 됩니다.”
이태연 회원
칠보공예의 화려함에 빠져 하루하루가 즐거워
“학교에서 칠보공예를 수강한지 3년 만에 공방을 차리게 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야 꿈을 실현하게 된 거죠. 갖가지 금속에 나만의 색을 입힌 작품 세계에 빠져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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