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국어강사다. 필자의 학생들 중에는 국어수업만 수강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고, 주요과목은 모두 사교육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종종 이런 말을 한다. “내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모두가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나는 너희들의 성적이 향상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숙제를 다 해온다고 해서 공부가 끝난 것은 아니다. 문제풀이와 오답, 복습을 너희들이 80% 완벽하게 해 오면, 선생님이 너희들의 부족한 20%를 채워 줄 때, 실력이 조금씩 향상 될 수 있다. 그러니 선생님의 수업에만 의존하지 말고 너희들이 국어공부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라고.
자기 자신이 학습의 주체가 되어야 된다는 것. 필자는 컴퓨터학원에 다니며 직접 경험했다. 학원의 수업방식은 컴퓨터 앞에 앉아 책을 보고 연습하다가 선생님이 오시면 설명을 듣고 따라해 보는 것. 선생님의 설명을 들을 때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혼자 해볼 때는 도무지 잘되지 않았다. 컴맹이기에 컴퓨터용어는 익숙해지지 않았고, 계속 질문하기 쑥스러워져 결국엔 학원을 끊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나 컴퓨터학원 그만 두려고” “왜?” “따라 하기도 어렵고, 선생님도 무뚝뚝하시고, 선생님께서 남을 가르치실 자질이 없으신 것 같아. 잘 못하니까 학원 다니는 거 아냐? 자상하게 가르쳐주시지도 않고, 별로야!” 투정을 부리는 필자에게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그럼 넌? 학생으로서의 자질은 갖췄니?” 남편의 한마디 말을 듣고, 순간 망치로 맞은 느낌이랄까? 평소에 자신이 열심히 하지 않고, 선생님 탓만 하는 건 공부 못하는 아이들의 특징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자신이 선생님을 탓하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처음으로 강사가 아닌 학생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았다. 한 번 설명하면 학생들이 알아들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지난 시간에 수업한 문법내용을 외우지 않고 있는 학생들에게 복습을 안 해온다며 혼냈던 일들을 떠올렸다. 또한 학생으로서의 나를 돌이켜보기도 했다. 역시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필기를 하지 않았고, 복습이나 예습은 하지 않고 수업에만 의존하고 있었던 것! 그날부터 방법을 바꿔보았다. 설명을 들을 때는 모두 필기를 했고, 집에 돌아와 여러 번 반복해서 연습을 해 보았으며, 학원을 가기 전에는 그날 배울 내용을 미리 읽고 예습도 했다. 방법을 바꾸니 학원가는 게 즐거워졌고, 실력은 날로 늘어갔다. 그리고 최근에는 출판프로그램도 배워 스터디플래너를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역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똑똑한 것이 아니라 단지 문제를 더 오래 연구할 뿐이다”라고.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등급을 받을 수 없었던 이유, 아인슈타인과 같은 두뇌가 없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고민해 보고 방법을 찾아보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이 땅의 모든 수험생들이 자신의 학습의 주인이 되어 목표에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필자역시 학생들이 스스로 잘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공감입시학원 국어과 원장 이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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