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 2015 전국 학생뮤지컬 경연대회 교육감상 은정초 뮤지컬부
“뮤지컬로 하나 되니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졌어요”
은정초등학교(교장 장옥화) 뮤지컬부가 지난 11월 1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5년 전국학생 뮤지컬 공연대회 시상식’에서 교육감상을 수상했다. 이 대회는 ㈔아리인과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한 것으로 세 차례에 걸친 예선을 통과해 최종결선에 오른 10개 팀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오전 9시부터 늦은 저녁까지 열띤 경연을 벌였다. 올해 초 창설 이후 캠프와 맹렬한 연습으로 교육감상을 받기까지 은정 뮤지컬부 단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올해 창설한 동아리, 전국대회에서 수상하기까지
은정 뮤지컬부는 올해 창설된 동아리로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학교생활이 재미가 없어요” “심하게 내성적이어서 발표에 자신감이 없어요” “나는 공부를 못하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요”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친구들이 저마다 사연을 안고 모였기 때문이다.
은정초는 2015학년도 특색사업인 ‘Do근 Do근 감성교육’과 연계해 뮤지컬부를 신설하고 자원을 하거나 추천을 받은 4~6학년 학생 중 오디션을 거쳐 단원을 선발했다. 전문 뮤지컬 단장과 배우를 초빙해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공연을 위한 기본 준비를 시작했다.
은정 뮤지컬 단장을 맡은 박향숙(마음성장학교 교육극단 원향 대표)씨는 “오디션으로 단원을 선발한다는 광고로 ‘나는 특별한 아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며 “오디션을 보러온 25명의 아이가 오디션을 통과해 모두 특별한 아이들이 됐다”고 설명한다.
‘특별한 아이들’로 결성된 은정 뮤지컬부 단원들 대부분이 뮤지컬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이들에게 뮤지컬의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가르치기 위해 방학 동안 캠프도 열었다.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2번씩 맹연습을 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시나리오 주제, 전쟁 멈추고 화평의 나라 만들자
이들이 만든 시나리오는 ‘별빛마을’이라는 작품으로 ‘(노랑을 통해) 자기를 낮춰 어우러지고, (파랑을 통해) 인정하고, (빨강을 통해) 희생함으로 진짜 살만 나는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대회당일, 경쟁은 치열했다. 세 차례에 걸친 예선을 통과해 최종결선에 오른 10개 팀(초등4, 중·고등 6)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오전 9시부터 늦은 저녁까지 열띤 경연을 벌였다. 시간이 오버되면 가차 없이 무대 불은 꺼져버렸다. 처음 직면한 낯선 상황이 아이들을 주눅이 들게 했다.
제대로 공연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열심히 준비한 실력을 맘껏 뽐냈다. 1인 2역을 맡은 아이들이 의상을 갈아입다 늦게 무대에 나가면 재치 있게 “넌 항상 늦더라”라고 대사를 치는 센스도 돋보였다. 대사를 잊어버리고 머뭇거리고 있으며 옆에서 대신 읊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심사위원인 어른들의 시각으로 볼 때 유치한 내용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앙코르 무대에 오르던 날, 순수하게 내용을 이해해주고 ‘욕심내면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에 공감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단원들은 새 힘을 얻었다.
배우의 꿈, 뮤지컬로 맛보다
뮤지컬을 통해 많은 아이가 치유됐다. 욕을 하던 아이도, 자신감이 없어 표정이 어둡던 아이도 변했다. 5학년 최준호 학생은 “뮤지컬을 하고 나서 쑥스러움이 없어졌고 노래 부르는 것이 즐거워졌다”고 고백한다.
“혼자니? 우리랑 같이 가자”는 대사를 하면서 연습 도중에 울어버렸다는 장서진(4학년) 학생은 “뮤지컬 대사로 친구들의 마음이 읽어졌다”고 전한다. 박주영(4학년) 학생은 “늦은 시간까지 대본을 맞춰주면서 서로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다”며 “처음엔 마음도 맞지 않고 대사도 맞지 않았지만 익숙해지니 연습도 잘 되고 서로 이해하고 격려해주어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말한다.
김미현(4학년) 학생은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해 꿈이 아이돌 가수인데 뮤지컬도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뮤지컬배우도 나름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한다.
미니 인터뷰
5학년 서주원 학생
“친구가 하고 싶어 해서 얼떨결에 오디션을 같이 보게 됐습니다. 1인 2역을 맡았는데 대사도 외우기 힘들고 춤추며 노래 부르기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뮤지컬연습을 하면서 춤을 좀 더 잘 추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춤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5학년 백승혜 학생
“무대에 서는 것이 이렇게 떨리는 것인 줄 몰랐습니다. 연습할 때는 즐거운 마음으로 논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무대에 서니 긴장되고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열심히 연습하면 이렇게 상을 받을 수 있구나’는 생각을 했습니다.”
4학년 박윤영 학생
“배우나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이번에 뮤지컬을 통해 미리 경험해 봤습니다. 카메라 앞에 서서 대본을 외우고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 부르면서 춤을 추는 것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뮤지컬을 통해 제 꿈이 더 확실해졌습니다.”
4학년 황은지 학생
“뮤지컬을 할 때 빨강 5를 맡았습니다. 친구에서 옷을 주어 떨고 있으면서도 희생이란 것이 뭔지 모르는 빨강이가 친구들의 설명을 통해 ‘희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역할입니다. 이것을 통해 남을 위해 봉사할 줄 아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