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고 1 재미있는 국어 필독 목록
이번 회 - 예비고 1 재미있는 국어 교과서 책읽기
다음 회 - 예비고 1 재미있는 국어영역과 수행평가 책읽기
‘겨울방학 때 꼭 읽어야할 책’을 추천해 달라는 학부모의 주문이 있을 때마다 대답을 회피하곤 했다. 수학과 영어 공부하기에도 버거운 아이들에게는 책 읽을 시간보다는 휴식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그런데 잊을만하면 물어보는 학부모의 필독 목록 요구에 작정하고 ‘예비고 1 필독 도서’를 검색해 보았다. 검색을 할수록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천편일률적인 동서양 고전 목록과 고 1 교과서와 상관없는 대표 단편 소설 목록들이 ‘이것이 진리이다’라는 듯 제목만 봐도 질리게 나열되어 있었다. 수많은 도서 목록 속에 내가 읽고 싶고 읽을 수 있는 책은 기껏 3편 ~ 4편 정도였다. 이건 아닌데 싶었다. 그래서 이번 겨울방학 때 읽으면 고등학교 교과서로 바로 체감할 수 있고, 국어시간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진짜 국어 필독 목록’을 직접 만들어 보았다.
2014년 개정 국어 교과서 1, 2부터 교과서 수록 작품이 많이 바뀌었다. 고등학생이라면 당연히 읽어야 하지만 방대한 분량 때문에 쉽게 손이 안 가는 작품을 이번 겨울 방학 때 읽어보자. 이름하여 ‘1주일에 1권씩 재미있는 예비고 1 국어 교과서 책읽기’이다. 책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일차적으로 이야기책인 소설부터 시작이다. 국어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은 재미도 있지만 이야기 속에 당대의 역사가 잘 녹아있어서 국어와 역사를 동시에 공부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시간이 나야 독서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자. 시간을 할애하여 책을 읽어야만 하는 절실한 시기가 예비고 1 겨울방학이기 때문이다. 막상 고등학생이 되면 학기 중에는 내신 공부하랴, 수행평가 대비하랴, 다양한 학교 행사 참석하랴, 독서가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로 책 읽을 시간이 없다. 다음에 추천하는 책은 모두 고등학교 내신과 수능 모의고사에서 반복적으로 다뤄지는 작품들이기 때문에 투자한 시간만큼 충분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필독 목록을 주차마다 읽다보면 단언컨대 독서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안목이 생기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첫째 주 : 고전소설 < 춘향전 > 휴머니스트 출판사
< 춘향전 >은 고 1 모든 교과서에 수록된 고전소설이다. 판소리와 판소리계 소설의 특징을 파악하는 교과서적인 지식을 넘어서, 조선 민중의 삶과 욕망을 엿볼 수 있는 흥겨운 책이다. 삽화와 배경지식 해설은 읽는 재미를 더하여 고전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둘째 주 : 고전소설 < 충심으로 칼을 들다 - 유충렬전 > 휴이넘 출판사
< 유충렬전 >은 ‘영웅의 일생 구조’를 가장 잘 갖춘 작품으로 모의고사 단골 작품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두 번의 전쟁을 배경으로 활약하는 영웅담은 속도감 있게 읽히고, 병자호란의 울분을 풀어주는 통쾌함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셋째 주 : 박지원 한문소설 < 허생전, 양반전, 호질 >
박지원의 < 허생전 >도 고 1 교과서에 많이 수록된 고전 소설이다. 박지원의 실학사상이 녹아있는 작품으로, 조선 후기 경제의 취약성과 무능력한 양반사회를 비판하는 소설이다. < 허생전 >과 함께 읽어야할 박지원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펴낸 책이 휴먼출판사의 < 박지원 한문소설 - 한 푼도 못 되는 그놈의 양반 >이다. 박지원 소설의 특징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수록 작품 모두를 읽을 필요는 없지만 자꾸 손과 눈이 가는 책이다.
▶넷째 주 : 김유정 단편소설 < 봄봄, 만무방, 동백꽃 >
김유정의 < 봄봄 >과 < 만무방 >이 고 1 다수의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1930년대 농촌현실을 반영하고, 토속적이면서 해학적인 문체를 구사한 김유정 문학을 읽으면, 삶의 고통을 웃음으로 넉넉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다섯째 주 : 채만식 장편소설 < 태평천하 > 문학과 지성사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시대상을 풍자하는 것도 재미있고, 시트콤 한 편씩 보는듯한 구성도 책장을 빨리 넘기게 한다. 책을 다 읽으면 대단한 업적을 세운 듯 뿌듯해질 것이다.
▶여섯째 주 : 박태원 장편소설 < 천변풍경 > 애플북스
< 천변풍경 >은 1930년대 청계천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중산층과 하층민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에피소드 형식의 구성이라 장편이어도 책 넘김은 빠르다.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곱째 주 : 박완서 < 나목 > 세계사
고 1 주요 교과서에는 박완서의 < 나목 > 외에 < 그 여자네 집 >, < 겨울 나들이 >가 수록되어 있다. 세 편 모두 6·25 전쟁의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고통을 다루고 있다.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으며 예술로 빚어낸 명작 중의 명작이다. < 나목 >과 함께 나머지 두 작품도 꼭 읽어두자.
▶여덟째 주 : 이효석 < 메밀꽃 필 무렵 >, 오정희 < 중국인 거리 >
두 작품 모두 단편문학이다. 이효석의 < 메밀꽃 필 무렵 >은 메밀꽃 핀 달밤의 서정적인 분위기 묘사에 초점을 맞춰 읽어야 한다. 오정희의 < 중국인 거리 >는 사춘기를 겪은 학생들에게 성장소설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 ‘필독 목록의 허와 실’ : 남이 읽는다고 내가 꼭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가 안 읽는다고 남도 안 읽을 거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무엇을 읽을까 고민하는 학생에게 ‘서울특별시 교육청 도서관 평생 학습관’ 사이트의 ‘사서 추천 도서’를 적극 추천한다. 대상별 / 도서관별 / 주제별 / 월별 추천 도서 목록이 한 눈이 쏙 들어온다. 추천도서 e메일 신청도 간편해서 내가 정말 읽고 싶은 책을 고를 수 있도록 친절하게 가이드 해주는 고마운 사이트이다.
[목동] 국어논술전문학원 나랏말씀 강영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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