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열풍’이 불고 있다.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환타지 바람은 유치원생과 어린이들의 신화 알기로 이어지고 있다.
“아앙∼ 난 쩌거 볼래. 뚜따기 볼래.”
“준혁아, 어제는 누나가 양보했잖아. 오늘은 그냥 마수리 보자. 응?”
“시더, 쩌거 볼래. 으아앙∼”
“안∼돼∼, 나도 마수리 볼꺼야∼”
구미시내 모 종합병원 소아병동의 오후 시간은 다섯 시가 가까워 오면서 저녁식사를 거부하는 아이들과 더불어 TV채널 쟁탈전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평소 다정했던 소꿉놀이 친구지만 유아프로그램을 고집하는 4세∼5세 동생들에게 양보할 수 없는 한판승부를 불사한다.
엄마들은 진땀을 흘리며 곤욕을 치르거나 말거나 그토록 고집 부리는 이유가 뭘까.
또 다른 정형외과 병동에 입원해 있는 어린이들. 한창 뛰어 놀 나이에 팔 다리 하나씩 묶여(?)있는 그들은 읽을거리에 에너지를 모으며 상상의 자유를 누린다. 가장 인기 있는 선물은 만화로 된 ‘그리스 로마신화’(가나출판사). 올 컬러판인 이 책은 요즘 아이들 사이에 ‘빌려주고 싶지 않은 책(?) 1위’로 꼽히기도 한다.
막힘 없이 줄줄 외는 아이들
“엄마, 태양과 음악, 궁술의 신 아폴론과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오누이 구요, 이들의 엄마는 레토래요. 왜 제우스는 가장 아름다운 아프로디테를 못생긴 헤파이스토스와 결혼시켰을까요?”
요즘 초등학생을 둔 엄마라면 누구나 아이들의 해박한 그리스 신화 지식에 깜짝 놀란다.
이아손의 신발이야기, 심부름을 해도 자기는 헤르메스라고 하는 태웅이는 도저히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는 믿기 지 않을 정도로 그 어려운(?)이름들을 줄줄 외며 막힘 없이 질문을 해댄다.
그리스식 이름과 로마식 이름이 머릿속에 엉켜있어 스토리로 구성이 되지 않는다는 박미선(36·오태동)씨. 아들의 채근에 못 이겨 결국 한번 읽어보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스토리만 머리에서만 뱅글뱅글 돌뿐이다.
아이들은 어떻게 그 이름과 사건을 다 기억하는 걸까. 아이러니 하게도 작년한해 열풍이 불었던 희한한 동물인형 ‘파워디지몬’의 힘이 크다고 한다. 공룡들의 이름을 외던 아이들이 가루다몬, 슈테리몬 같은 요상한 이름도 친근해지면서 그리스 로마신화의 계보를 꿰는데 도움이 되었다.
관련서적 30여종, 인간의 삶 돌아보는 계기 돼야
어린이를 위해 나온 그리스 신화에 대한 책은 줄잡아 3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이 책들은 도서관에서 항상 ‘대출 중’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가나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신화="">, 파랑새 어린이 출판사의 <동화로 읽는="" 그리스="" 신화="">, <만화 그리스="" 신화="">(황금가지), <세계명화와 함께="" 하는="" 그리스="" 로마신화="">(푸른숲), <내가 제우스라면?="">(프리미엄북스)도 인기 있다고 한다.
<해리포터>로 히트를 기록한 문학수첩도 직수입한 <만화로 보는="" 위대한="" 그리스="" 신화="">를 내놓고 ‘해리포터 바람’을 이어간다는 생각이다.
왜 신화인가
인도인들의 인사말 ‘나마스떼’는 ‘당신에게 깃들여 있는 신께 인사드립니다’라는 뜻이다. 인도인들은 옛날부터 사람 안에 신이 들어있다고 믿었고, 깨달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섬긴다고 한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작가 이윤기씨는 “나는 신화도 우리 안에 깃들여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우리가 신화를 읽을 때, 처음 읽는데도 불구하고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것 같다는 느낌, 어디에서 읽어본 것 같다는 느낌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바로 우리 안에 신화의 싹이 깃들여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로마신화와 성경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서양문화를 보는 눈이 사뭇 달라진다. 이윤기씨는 “신화를 통해 서양문화를 보는 눈썰미가 날로 깊어지고 넓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은선 리포터 6k5tod@orgio.net
다음 호에는 ‘신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가 이어집니다.이윤기의>만화로>해리포터>내가>세계명화와>만화>동화로>만화로>
“아앙∼ 난 쩌거 볼래. 뚜따기 볼래.”
“준혁아, 어제는 누나가 양보했잖아. 오늘은 그냥 마수리 보자. 응?”
“시더, 쩌거 볼래. 으아앙∼”
“안∼돼∼, 나도 마수리 볼꺼야∼”
구미시내 모 종합병원 소아병동의 오후 시간은 다섯 시가 가까워 오면서 저녁식사를 거부하는 아이들과 더불어 TV채널 쟁탈전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평소 다정했던 소꿉놀이 친구지만 유아프로그램을 고집하는 4세∼5세 동생들에게 양보할 수 없는 한판승부를 불사한다.
엄마들은 진땀을 흘리며 곤욕을 치르거나 말거나 그토록 고집 부리는 이유가 뭘까.
또 다른 정형외과 병동에 입원해 있는 어린이들. 한창 뛰어 놀 나이에 팔 다리 하나씩 묶여(?)있는 그들은 읽을거리에 에너지를 모으며 상상의 자유를 누린다. 가장 인기 있는 선물은 만화로 된 ‘그리스 로마신화’(가나출판사). 올 컬러판인 이 책은 요즘 아이들 사이에 ‘빌려주고 싶지 않은 책(?) 1위’로 꼽히기도 한다.
막힘 없이 줄줄 외는 아이들
“엄마, 태양과 음악, 궁술의 신 아폴론과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오누이 구요, 이들의 엄마는 레토래요. 왜 제우스는 가장 아름다운 아프로디테를 못생긴 헤파이스토스와 결혼시켰을까요?”
요즘 초등학생을 둔 엄마라면 누구나 아이들의 해박한 그리스 신화 지식에 깜짝 놀란다.
이아손의 신발이야기, 심부름을 해도 자기는 헤르메스라고 하는 태웅이는 도저히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는 믿기 지 않을 정도로 그 어려운(?)이름들을 줄줄 외며 막힘 없이 질문을 해댄다.
그리스식 이름과 로마식 이름이 머릿속에 엉켜있어 스토리로 구성이 되지 않는다는 박미선(36·오태동)씨. 아들의 채근에 못 이겨 결국 한번 읽어보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스토리만 머리에서만 뱅글뱅글 돌뿐이다.
아이들은 어떻게 그 이름과 사건을 다 기억하는 걸까. 아이러니 하게도 작년한해 열풍이 불었던 희한한 동물인형 ‘파워디지몬’의 힘이 크다고 한다. 공룡들의 이름을 외던 아이들이 가루다몬, 슈테리몬 같은 요상한 이름도 친근해지면서 그리스 로마신화의 계보를 꿰는데 도움이 되었다.
관련서적 30여종, 인간의 삶 돌아보는 계기 돼야
어린이를 위해 나온 그리스 신화에 대한 책은 줄잡아 3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이 책들은 도서관에서 항상 ‘대출 중’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가나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신화="">, 파랑새 어린이 출판사의 <동화로 읽는="" 그리스="" 신화="">, <만화 그리스="" 신화="">(황금가지), <세계명화와 함께="" 하는="" 그리스="" 로마신화="">(푸른숲), <내가 제우스라면?="">(프리미엄북스)도 인기 있다고 한다.
<해리포터>로 히트를 기록한 문학수첩도 직수입한 <만화로 보는="" 위대한="" 그리스="" 신화="">를 내놓고 ‘해리포터 바람’을 이어간다는 생각이다.
왜 신화인가
인도인들의 인사말 ‘나마스떼’는 ‘당신에게 깃들여 있는 신께 인사드립니다’라는 뜻이다. 인도인들은 옛날부터 사람 안에 신이 들어있다고 믿었고, 깨달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섬긴다고 한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작가 이윤기씨는 “나는 신화도 우리 안에 깃들여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우리가 신화를 읽을 때, 처음 읽는데도 불구하고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것 같다는 느낌, 어디에서 읽어본 것 같다는 느낌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바로 우리 안에 신화의 싹이 깃들여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로마신화와 성경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서양문화를 보는 눈이 사뭇 달라진다. 이윤기씨는 “신화를 통해 서양문화를 보는 눈썰미가 날로 깊어지고 넓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은선 리포터 6k5tod@orgio.net
다음 호에는 ‘신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가 이어집니다.이윤기의>만화로>해리포터>내가>세계명화와>만화>동화로>만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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