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 목동에서 미술로 대학가기
미대 입시, 실기 비중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
10월 수시전형 실기시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2016학년도 미대 입시가 시작됐다. 대학마다 전형에 따라 학생부나 실기, 수능 반영비율이 다르고 실기유형도 차별화돼 어떤 학교를 어떻게 공략해야할지 미대 준비생들의 마음은 날로 어수선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입시전형이 복잡하고 달라졌다 해도 대학에서 학생들을 선별하는 기준은 미술적 역량이 있는 학생일 터. 해마다 변화하는 미대 입시, 목동에서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알아봤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도움말: 미술거점학교 영신고 정만홍 미술교사, 목동고 유장현 연구부장, 해와3미술학원 이데레사 원장
최근 미대 입시 트렌드
미술과 관련한 다양한 직업군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미술로 대학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미대 입시도 크게 정시전형과 수시전형으로 나뉜다. 정시는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는 대학이 증가하고 있고 내신을 반영하는 학교도 실질 반영비율이 낮아 실기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수시전형에는 100% 실기전형과 비실기전형, 대회 수상 실적과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크게 3가지 전형이 있다.
교육부의 예체능계열 실기전형 권장에 따라 2016학년 대입에서 실기 중점 전형을 강화하는 한편 실기 반영비율을 높이고 학생부를 전형요소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입시제도가 변경됐다.
수시전형은 실기와 학생부로 간소화되고, 수능 최저등급이 완화되거나 반영하지 않는 대학이 늘어났다. 정시전형은 실기와 수능으로 간소화되고,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으며 실기의 비중이 점차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2016년 미대 입시의 변화
서울대 미대는 수시 모집에서 100% 신입생을 선발한다. 서울대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1단계에서 실기 100%로 진행하는 ''통합실기평가''로 작년까지 기초소양평가와 전공적성평가로 실기전형을 두 차례 치른 것에서 한 번의 실기전형으로 축소됐다.
올해 서울대 미대 수시 주제를 보면 ▲서양학과: 2차원 공간과 3차원 공간이 혼재된 풍경을 연필소묘로 그리시오 ▲동양학과: 거시와 미시의 시각으로 바라본 땅콩을 연필로 그리시오/ 다음 인물이 SNS 상에서 계정을 만들어 프로필 이미지를 올리려고 한다. 다음에 제시한 인물의 특성을 살리되, 이 인물이 살아왔던 과거와 앞으로 살아갈 미래의 시간성을 반영한 이미지를 수묵채식으로 표현하시오 ▲조소과: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철학자 엠페더클라스는 만물의 근원은 흙, 공기, 물, 불의 4원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하였다. 위의 4가지 원소와 연관된다고 생각하는 사물을 하나씩 선택하여 연필로 그리고 이유를 100자 이내고 설명하시오 등이다.
서울대 입학요강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1단계 기초소양 실기평가 및 전공적성 실기평가를 통합해 미술과 관련된 과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과 관찰력, 사고력, 독자적 특성 등을 평가하기 때문에 서울대 통합평가를 치르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연습을 하되 정형화된 사고를 탈피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연습이 필요하다.
홍익대 미대는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정시에서 수능 위주로 학생을 선발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은 학생부 100%, 학생부종합전형은 1단계 학생부 100%, 2단계 학생부 70%+서류 30%, 3단계 학생부 40%+서류 30%+면접 30%의 비율로 내신 비중이 크게 작용하고 수능 최저 학력기준(국어, 영어, 수학/사탐/과탐 중 3개 영역 평균 3등급 이내, 미대 자율전공은 국어, 영어, 수학/사탐/과탐 중 3개 영역 평균 2등급)을 만족해야 한다. 정시는 1단계에서 수능 100%로 우선 선발하고 2단계에서 수능 60%+학생부 20%+ 서류 20%의 비율로 선발한다.
일반고에서 미대 준비하기, 미술영재학급 vs 미술거점학교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미대를 준비하는 경우 예고에 비해 불리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일반고 학생들과 내신 경쟁을 해야 하고 미술 관련 비교과활동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고 학생들에게도 미술 교과목에 대한 특화된 교육과정이 편성된 학교가 있다. 미술영재학급과 미술거점학교가 바로 그것.
거점학교는 학교단위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음악, 미술, 체육, 과학, 제2외국어, 직업교육 등의 진로 집중과정을 개설해 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일반고 재학생이라면 원하는 학교와 과목을 선택해 신청하면 선발과정을 통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미술거점학교인 영신고는 순수미술과 디자인 관련 수업을 방과 후 수업으로 오후 5시 40분부터 9시 10분까지 진행하고 주말에는 미술 봉사 활동 및 체험활동을 희망자에 한해 운영한다. 미술거점학교 프로그램은 미술로 학생의 꿈과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고려해 기초회화, 드로잉, 인체소묘, 수채화, 한국화, 기초디자인, 발상과 표현, 사고의 전환 등 조형과 디자인 수업을 실기 중심으로 수업한다.
정만홍 영신고 미술교사는 “이대나 홍익대 미대는 교과수업 외 심화 학습을 하면 플러스 점수가 주어지는데 예고 학생들 외에 거점과정 수업을 들은 학생들도 심화 학습으로 인정받는다”며 “학생부에 기록도 되고 학점도 인정하기 때문에 일반고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힌다.
미술영재학급이 운영되는 목동고는 1~2학년 학생 20명이 수업을 듣는다. 수업은 격주 토요일 오전 8시부터 11시 40분까지 한국화와 디자인 등 미술 교사들과 작가들이 수업을 진행한다. 목동고 유장현 연구부장은 “목동고의 미술영재학급은 미대를 목표로 하거나 미술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미리 준비를 해서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화, 디자인 등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미술을 접할 수 있다”고 전한다.
미대 입시 이것만은 알고 준비하자
미대 입시가 대학별로 실기고사 종류와 전형이 해마다 바뀌면서 미대 입시생들은 입시 미술이 주류를 이루는 홍익대나 강남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목표 대학과 전공 선택을 명확히 해서 원하는 대학에 맞는 입시를 준비한다면 목동에서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해와3 미술학원 이데레사 원장은 “목동의 일반고에서 여학교인 경우 50~80명, 많게는 100명이 넘는 인원이 해마다 미대 입시를 준비한다”며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과 전공이 정해졌다면 그 학교에 맞는 실기를 가르치는 학원을 선택해야 한다. 미술학원의 선택은 대학의 선택과 같다”고 밝힌다.
아직 전공과 대학을 정하지 않았다면 소묘와 수채화 기초 실력을 열심히 닦는 것이 필요하다. 미대 준비생들이 주로 고2 때 전공을 정하게 되는데 소묘와 수채화 기초를 다져놓으면 어떤 전공을 선택하든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고3때 전공을 바꾸더라도 기초가 튼튼하면 어떤 실기든 잘 따라갈 수 있다. 대부분의 디자인 전문학원에서는 고1 때부터 발상과 표현이나 사고의 전환을 가르치기 때문에 혹여 전공을 바꾸거나 대학의 실기시험이 바뀌게 되면 그동안 배운 것이 쓸모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단, 대학마다 전형에 따라 학생부나 실기, 수능 반영비율이 해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학교 홈페이지에서 입시요강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학교를 찾아가서라도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 특히 예전에 합격한 선배들의 합격 스토리에 휘둘리면 절대 안 된다. 해마다 입시요강이 변하고 트렌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목동에서 미술로 대학을 준비하려면
목동의 일반고에서 미대를 준비한다면 수시보다는 정시에 도전하는 것이 보다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 서울대가 100% 수시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실기 강자들을 뽑겠다는 의지이며, 홍익대의 비실기전형은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학생부에 3년 동안 꾸준한 미술 관련 활동 기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갑자기 준비했구나’ 하는 인상이 학생부에 남아 있다면 합격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대신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는 정시의 경우 일반고와 예고의 차별성은 줄어든다.
이 원장은 “수능 등급을 3·3·3을 요구하는지 평균 3등급을 충족해야하는지 대학마다 다르다. 홍익대 정시의 경우 2·2·3등급인데 떨어지고 3·4·4등급인데 붙는 경우도 있다.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실기를 우선해 미대 입시를 준비할 것”을 권했다.
한편 서울대 같은 상위권 대학뿐만 아니라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예고 학생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목동의 일반고에서 미대를 준비한다면 예고 학생들과의 실기에서 뒤처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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