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지역내일 2015-09-01

논술로 대학을 진학하면 정시로 진학하는 것보다 일반적으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대학을 진학할 수 있습니다. 논술에서 경쟁력만 갖는다면 수능에 대한 부담도 크게 줄어듭니다. 최저 등급만 맞추면 되니까요. 문제는 논술을 잘 하는 학생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논술로 대학을 진학하면 좋은 것은 알지만 학생 스스로 자신이 없으니 논술 전형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그래서 그냥 포기할까 생각하기도 하지만 정시의 문은 또 너무 좁은지라 여섯 번이나 되는 기회를 그냥 포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시에서 논술 전형이 아니면 마땅히 지원할 만한 전형도 없습니다. 이래저래 논술에 손을 대기도 그렇고 안 대기도 그런 어정쩡한 상황이 됩니다.


제대로 경쟁력만 갖춘다면 대학 진학하기가 논술보다 수월한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왜 논술을 잘 못하는 것일까요? 생각보다 대답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즉,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나 수학 공부하듯이 논술을 꾸준히 공부해 왔다면 학생들 중에도 논술을 잘 하는 학생이 꽤 많을 것입니다. 그러면 논술 시험에서도 학생들 간에 수준 높은 경쟁이 이루어지겠지요. 하지만 지금 형편은 학생들의 논술 실력 수준이 마치 아기들이 걸음마를 처음 배울 때 휘청대면서 잘 넘어지는 것과 같은 수준입니다. 그나마 아기들은 잘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주저앉아서 어렵다는 얘기만 반복할 뿐 아기들처럼 줄기차게 노력하지 않습니다. 귀찮고, 힘들고, 실수가 두려운 마음만 있습니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일단은 무조건 시작을 해야 합니다. 잘 쓰든 못 쓰든 처음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단 누구나 다 못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논술을 제대로 배우고 꾸준히 훈련을 해 온 학생은 거의 없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잘 배우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입니다. 처음엔 시행착오도 많고 어려움도 많겠지만 하나씩 요령을 배워 나가면서 단점들을 고쳐 나가다 보면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저만치 앞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논술을 잘 알고 학생들을 단계적으로 잘 가르쳐 줄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겠지요. 어딜 가나 제대로 된 코치를 만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 차이가 큰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논술 경쟁률이 매우 높다고 하더라도 실질 경쟁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그만큼 학생들이 제대로 된 준비없이 시험을 보러 오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겠지요. 학생들의 자조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대학에 ‘벽돌 하나 올려 주러 가는 것입니다’. 논술 전형으로 꼭 한 번 승부를 내보겠다는 근성없이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식으로 시험을 보러 가는 학생들을 보면 가르치는 입장에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꼭 붙는다는 보장은 없더라도 적어도 진지하게 승부를 한 번 겨뤄볼 수는 있어야 시험이 의미가 있겠지요. 적어도 제게 배우는 학생들은 그만한 역량은 갖추어서 시험장에 가게 하려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입니다. 시험을 보러 갈 때는 평소에 꾸준하게 노력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에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는 것이 또한 논술 과목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진행하는 수업을 늘 마지막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논술을 지금까지 안 했으니까 논술이 어려워 보이고, 어려워 보이니까 하기가 싫어지고 하기가 싫으니까 열의도 없고 발전도 없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하지만 이런 악순환은 학생이 어찌됐든 해보겠다고 마음만 한 번 바꾸어 먹으면 해결됩니다.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습니다. 애초부터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남들보다 조금 일찍 시작하면 그만큼 성공할 확률도 높아집니다. 가끔,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운이 좋은 거라고, 사람 하나 잘 만나면 인생이 바뀌는 거라고, 농담 반 진담 반 얘기합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지들 말로 ‘자기 자랑 쩐다.’고 하지요. 어쨌거나 그런 행운의 만남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어차피 만남의 결실은 사람들이 일단 만나야 하고, 그런 다음 서로가 함께 노력할 때 이룰 수 있는 것이니까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국어 영역도 전문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국어를 가르친 경험이 논술을 가르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논술을 가르치는 경험이 국어를 가르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마치 어린 아이들을 가르칠 때 가르치는 사람이 내용을 깊이 이해하면 좀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어차피 국어나 논술은 사촌지간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큽니다. 전에 어느 분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특별한 교육 방법이 있느냐고 물으시더군요. 대답은 간단 명료합니다. 특별히 가르치는 방법은 없습니다. 단지, 국어나 논술이나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하나씩 잘 가르쳐서 학생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
원장 윤 우상
문의 031-917-6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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