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에서 집행유예의 판결을 받게 되면 바로 석방된다.
판사가 판결을 할 때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라고 판결 주문을 낭독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방청석에서 선고결과를 기다리는 가족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충격을 벗어날 수 없는 상태라 할 수 있다. 그 때까지는 위 징역형을 집행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집행을 유예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라고 주문을 낭독하게 되면 비로소 집행유예 판결임을 알게 된다.
판결 날짜가 다가오면 피고인들은 초조해 진다. 불구속 피고인들도 마찬가지이다. 판결 결과에 따라 법정 구속되어 구치소로 들어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판결일이 다가오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막상 판결 선고를 위해 법정에 서게 되면 너무 긴장한 나머지 판결을 잘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만,....”이라는 말이 들리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게 된다.
법정에서 판결을 받게 될 경우에 법정이 소란스러울 수 있고 판사의 목소리가 낮아 잘 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피고인들은 오직 판사의 입에서 “다만,....”이라는 말이 나오는 지에 귀를 곤두세우는 것이다.
실제 법정에서 판결을 받기 위해 호출이 되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판결 주문도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피고인은 귀를 돌리고 손을 귀에 대고 위 소리를 들으려고 법대 쪽으로 머리를 내미는 경우도 있다. 기대하던 ‘다만’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고 판결이 끝나게 되면 허탈과 절망으로 멍하니 서있는 경우도 있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경우 그 의미는 1년간 교도소에서 실형의 집행을 보류하고 석방할 테니 2년간 조심하여 아무 일없이 지나가면 1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은 효력을 잃게 된다. 그런데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그 기간 중에 또 다른 범죄를 저질러 재판받게 되면 또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더라도 다시 집행유예 선고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재판받는 범죄가 전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기 이전에 저지른 때이다. 소위 쌍집행유예라고 한다. 쌍집행유예가 안 되는 경우에는 집행유예 기간 중 석방될 수 있는 길은 벌금형을 선고받는 것밖에 없다.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집행유예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재구 변호사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